디지로그(Diglog)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융합을 일컫는다. 디지털 시대에도 인간적인 감성을 가진 디지로그 제품이 인기를 끈다. 스마트펜도 그중 하나다.

스마트펜은 종이에 적은 내용을 그대로 디지털화하는 전자펜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에 탑재된 S펜, 애플의 애플펜슬 등 디지털펜과는 차이가 있다. 일반 펜의 필기감과 펜·종이의 편리함 등 아날로그 감성을 살렸다. 전자기기와 연동해 데이터를 편리하게 관리할 수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펜 시장 규모는 4000억원 정도로 펜 입력기 시장의 10%가량을 차지한다. 스마트폰 사용률이 증가하면서 이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스마트펜 시장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네오랩 컨버전스(이하 네오랩)가 이 시장 대중화를 위해 4만원대 디모를 내놔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12월 초에 일주일간 진행된 디모 예판 초도 물량 1000여 대가 모두 소진된 상황. 이 회사는 2차 예판에 나선다.

네오랩 컨버전스(왼쪽)와 라이브스크라이브(오른쪽) 스마트펜. / 제조사 제공
네오랩 컨버전스(왼쪽)와 라이브스크라이브(오른쪽) 스마트펜. / 제조사 제공
네오랩은 2009년 설립,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펜 ‘네오스마트펜’과 소리펜 ‘팝펜’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스마트펜 분야에는 라이브스크라이브, 일본 와콤, 이탈리아 몰스킨 등이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이들 중 라이브스크라이브는 스웨덴 아노토그룹의 자회사로 영국, 미국, 한국 등지에 지사를 두고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네오스마트펜의 원리와 특징

네오랩이 개발한 네오스마트펜은 광학식 전자펜이다. 블루투스 기능으로 앱과 펜을 연결한 뒤 전용 용지에 내용을 작성하면 된다. 펜 속의 광학식 센서가 용지에 인쇄된 코드를 읽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인식된 내용을 실시간으로 처리해 디지털화한다.

종이에 쓴 내용이 어떻게 디지털로 저장될까. 네오스마트펜은 엔코드(Ncode)가 인쇄된 곳 어디에나 사용할 수 있다. 엔코드는 점과 선으로 이뤄진 미세한 코드로 네오랩의 핵심 기술이다. 종이 위 위치 정보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를 포함한다. 네오랩에서 제작한 공책, 다이어리 외에도 달력이나 벽지 등 원하는 곳에 엔코드를 활용할 수 있다.

수식, 도형, 그림 등 머릿속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필기 데이터는 디지털 앱으로 관리해 작성한 내용을 쉽게 찾고, 공유할 수 있다. 전용 노트에 저장된 페이지 중 특정 페이지만을 모아서 저장할 수도 있다.

이상규 네오랩 대표가 네오스마트펜 ‘디모’를 사용하는 모습. / 이윤정 기자
이상규 네오랩 대표가 네오스마트펜 ‘디모’를 사용하는 모습. / 이윤정 기자
일례로 강의시간에 스마트펜을 활용하면 키보드로 필기할 경우 기록하기 어려운 화살표나 그래프 등을 작성할 수 있다. 녹음 기능도 유용하다. 필기하면서 수업 내용을 녹음해 어느 시점에 적었는지 파악하는 식이다. 리플레이 기능으로 필기 과정을 되돌려서 확인할 수도 있다.

앱은 물론 펜에 사용되는 AP도 네오랩이 직접 개발했다. 덕분에 타 회사와는 차별화된 얇은 디자인과 품질력을 내세운다. 네오스마트펜 M1의 경우 두께가 약 10㎜로 일반 볼펜과 비슷한 정도로 얇다. 무게는 17.6g이다. 해당 제품은 한번 충전하면 6시간가량 사용할 수 있다.

전용 앱으로 활용도

스마트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개발한 전용 앱의 기본적인 기능은 디지털 필기를 보관하고 편집, 공유하는 것이다.

최근 출시한 4만원대 ‘디모'와 함께 선보인 새로운 앱 네오스튜디오는 저장 기능이 강화됐다. 필기 과정을 동영상 혹은 GIF 파일로 저장, 공유할 수 있다. GIF 저장 기능을 사용해 간단한 배너나 콘텐츠를 간편하게 만들어 인스타그램 등 SNS에 유용하게 활용 할 수 있다.

하나의 공책에 두 가지 펜을 사용해도 된다. 전용 앱은 여러 대의 펜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친구와 함께 콘텐츠를 만드는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디모 출시 이전 펜과 연동하는 네오노트 앱은 향후 네오스튜디오 앱으로 통합될 예정이다.

영상 제작을 돕는 페이퍼튜브 앱도 인기다. 페이퍼튜브를 사용하면 한 화면에 필기 장면과 카메라 촬영 영상을 동시에 담을 수 있다. 공책에 수학 문제를 풀면서 풀이 과정을 설명하는 자신의 모습을 함께 영상에 담는 식이다.

이상규 네오랩 대표는 "네오스마트펜은 누구나 익숙하게 사용하는 펜의 감성에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계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며 "디지털화에 밀려 점차 사용성이 줄어드는 펜을 대체할 수 있는 다음 세대 입력 도구로 시장의 트렌드를 만들어가겠다"고 스마트펜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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