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직금지 해제로 대학가 'AI 인재풀' 제약 해소

입력 2019.12.17 17:26

정부가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발표했는데, AI 관련 학과 교수의 민간기업 겸직 제한을 폐지하는 파격적인 안을 포함했다. 그동안 학계에서 계속해서 요구한 내용을 반영한 것이다.

‘인공지능(AI) 국가전략’을 브리핑 중인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류은주 기자
정부는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제53회 국무회의를 열고 범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전략에 따르면 AI 고급·전문 인재 확보를 위해 AI학과 신·증설 등 대학 교육제도 혁신을 단행한다.

대학운영관련규제개선으로는 ▲결손인원(대학별 연 100~300명)을 활용한 AI 관련학과 신·증설 허용과
추가적 학과 신설 수요가 인정되는 경우 국립대(非수도권) 증원 추진 ▲AI 관련학과 교원의 기업 겸직을 허용하는 등 수요자 맞춤형 인센티브 체계 마련 ▲석·박사급 AI 교육·연구 프로그램 확대 ▲AI와 타 전공 간 융합전공 개설·운영 활성화를 위한 관련 규제완화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전향적인 안은 민간의 AI 전문가를 교수 요원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AI 관련학과 교원의 기업 겸직을 허용한 것이다.

그동안 AI 분야에서 저명한 전문가가 민간기업에서 일을 하면 대학에서 강의를 할 수 없었다. 과기정통부는 해당 규제를 풀기위한 법 개정에 나선다. 하지만 2020년 4월 총선이 있고 상임위를 새롭게 꾸려야하기 때문에 법안을 마련하고 국회에서 통과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학계는 우선 겸직 허용에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고급인재를 교수로 영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성환 고려대 AI대학원 주임교수는 "선택의 폭을 넓히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훌륭한 전문가들 글로벌 기업에서 모셔오고 싶어도 높은 연봉 때문에 불가능했지만, 겸직이 허용되면 대학교수 연봉제한 문제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많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AI대학원에 재직 중인 한 교수는 "기본적으로 환영한다"며 "하지만 AI에 국한해 겸직을 허용하면, 어디까지 AI 전문가인지 아닌 지 판단하는 기준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통계학은 AI와 밀접한 분야지만 AI를 좁게 보느냐 넓게 보느냐에 따라 AI 관련학과라고 볼 수도 안 볼 수도 있다"며"AI 분야만 겸직을 허용하는 것도 과연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할 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AI 관련학과의 범위를 정함에 앞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AI관련학과 외 다른 분야로 겸직을 확장하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과기정통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 한 관계자는 "AI 관련학과를 컴퓨터공학과·전자전기학과 등 어떤 것을 기준으로 할 지, 민간기업을 기준으로 할 지 아직 검토가 필요하다"며 "2020년 상반기 중에 방안을 마련해 국회와 협의해서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AI관련학과가 아닌 전 분야 겸직금지 해제는 공무원 겸직금지 제한 규정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산업부에서 소재부품 장비기업은 개별적으로 겸직을 허용해 주는 조항이 이미 있기 때문에 참고하려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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