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국가전략' 마주한 스타트업 "데이터 생태계 구축부터"

입력 2019.12.18 06:21 | 수정 2020.05.09 01:18

AI강국 의지 좋지만 체감도 높은 지원 부족
가장 절실한 데이터 생태계 구축부터 난항
글로벌 시장 진출 기업 실질 지원책도 필요

정부가 17일 IT 강국에서 인공지능(AI) 강국으로 거듭 나겠다고 선언했다. 2030년 글로벌 3위 규모의 AI 국가 경쟁력을 갖추고자 투자와 혁신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이날 열린 국무회의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같은 내용의 ‘AI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AI 스타트업의 창업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을 포함했다.

AI 스타트업들은 정부 구상에 일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회의적 반응을 감추지 못했다. 그간 AI 산업을 육성하고 특히 관련 스타트업을 키우겠다는 정부 의지가 여러번 나왔지만 업계가 체감할 도움이 부재했던 까닭이다.

‘AI 국가전략’을 발표하는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 류은주 기자
정부는 전략 발표에서 데이터 개방・유통 활성화를 표방했다. 공공데이터를 전면 개방하면서 범정부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민간 데이터와의 연계를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맞춤형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지원도 담겼다.

정작 AI 업계가 필요로 하는 협력 데이터 생태계 구축 실행계획은 보이지 않았다. 스타트들은 아쉬움을 내비쳤다. 자금 지원에 앞서 체감도 높은 AI 생태계 구축 지원에 힘을 써달라는 주문으로 집약됐다.

QA(Question Answering)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의 김동환 대표는 "AI 스타트업 운영에 있어 학습 데이터 구축이 쉽지 않다.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며 "정부가 올해 데이터 경제 육성에 힘쓰겠다며 예산을 내놨지만 현장에서 체감할 도움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동환 대표는 이어 "음성인식 분야만 해도 네이버와 카카오,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간 경쟁이 심해 학습 데이터 구축에서 중복 투자가 심한 상황이다. 학습 모델을 공동 구축하고 공유하기만 해도 지금보다 해당 산업이 6배 이상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AI 학습 데이터를 지원하면서 협력 생태계를 구축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 통과 없이 실효성 있는 지원이 힘들다는 회의 섞인 전망도 나왔다. AI 기반 가상 착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루프린트랩의 신승식 대표는 "AI 산업은 특히 데이터 중요성이 크다"며 "국회에 계류된 데이터 3법이 통과되지 않고서는 정부의 어떤 지원도 실질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글로벌로 향하는 AI 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와 자금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세계 AI 스타트업과 경쟁・교류하도록 ‘AI 올림픽'도 개최한다. 하지만 AI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생기는 어려움을 해소할 실질적인 업무 지원 계획은 빠졌다고 보완을 주문했다.

신승식 블루프린트랩 대표는 "정부가 스타트업을 지원할 때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는 사업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렇다 보니)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 시 자금 외에 현실적인 도움에서 정부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AI 스피커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한 스타트업의 대표는 "AI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술력만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건 아니다"며 "국외 법인을 설립하거나 현지에서 기술 특허를 취득하려고 해도 한국무역협회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와 같은 기관으로부터 별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해달라는 게 아니다.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곳에 실질적인 도움을 달라는 요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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