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전환)이 업계 구분 없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복합적인 사이버 공격이 증가함에 따라 보안 업계의 고민도 짙어졌다. 한 해 동안 업계 이슈로 떠오른 보안 업계 평가와 내년도 전망을 정리해봤다. 보안 산업계가 2020년에도 힘찬 행보를 보일 것을 기대하며, 4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① [보안 2020] 클라우드·블록체인·해외로 성장엔진 찾은 보안산업계

클라우드 보안 원년...전통 업체부터 클라우드 기업까지 다양한 해법 제시
블록체인 상용화 흐름 보안 업계도 영향...디지털 자산 관리부터 분석 솔루션까지
베트남, 싱가포르 중심의 동남아 시장 개척

올 한 해 기술의 빠른 변화만큼이나 보안 업계의 이슈도 다양하게 변모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 해 동안 두드러진 보안 이슈는 단연 클라우드였다.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률이 괄목할 성장을 보이며 개방형 보안 요구가 새롭게 떠올랐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는 보안 기업도 눈에 띄었다. 업계는 블록체인 전문 기업과 손잡거나 자사 제품이나 기술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경향을 보였다.

동남아시아가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다수 보안 기업이 현지 사업에 뛰어드는 한 해이기도 했다.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 다수 국가에 진출해 성장세가 가파른 현지 정보보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야심찬 행보가 줄을 이었다. 규모가 큰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업체가 경쟁 구도에 참여해 주목을 모았다.

. /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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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시대, 보안도 함께 떠오르다

전 산업군을 막론하고 이슈로 떠오른 주제는 클라우드였다. 한국의 클라우드 도입률은 10%대 수준이다. 클라우드 도입이 비교적 더디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2020년에는 증가할 것이라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면서 보안 업계의 먹거리 고민이 깊어졌다. 폐쇄적인 사내 구축(온프레미스) 상에서의 보안 기술이 개방형인 클라우드로 옮겨가면서 굳어 있던 업계 지형이 새롭게 개편할 가능성을 열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최근 열린 ‘시큐리티 밋업 웨이브 2019’에서는 클라우드 시대가 도래하며 보안 업계 지형이 새롭게 변화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한주 스파크랩 대표는 행사에서 "기존 보안 철학과 기술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보안 시장 선두 기업이 흔들린다"고 설명했다.

SK인포섹과 안랩, 시큐아이 등의 한국 주요 보안 업체는 이같은 변화에 올해 클라우드 보안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3사는 4월 ‘아마존웹서비스(AWS) 서밋 서울 2019’에 참가해 각각 AWS에 특화한 보안 관제 서비스와 통합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소프트캠프도 문서 보안(DRM)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클라우드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된 ‘시큐리티 밋업 웨이브 2019’ 행사 모습. / 과기정통부 제공
클라우드 보안의 중요성이 강조된 ‘시큐리티 밋업 웨이브 2019’ 행사 모습. / 과기정통부 제공
해외 보안 기업의 사업 뛰어들기도 눈길을 끌었다. 트렌드마이크로는 11월 클라우드 보안 통합 플랫폼인 ‘클라우드 원'을 출시하며 신속한 보안 처리를 도울 제품을 내놨다. 10월에는 신한 DS와 금융 클라우드 보안 협약을 맺었으며 클라우드 보안 형성 관리(CPMS) 기업인 클라우드 폰포미티도 인수했다.

클라우드서비스 업체와 클라우드관리서비스기업(MSP)의 보안 강화도 두드러지는 한해였다. 클라우드 보안 우려를 낮춰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 추세를 높이기 위함이다.

NHN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트는 11월 클라우드 보안 시스템을 검증하는 국제 표준 인증인 ‘CSA 스타(STAR)’를 획득했다. IBM은 모든 클라우드를 지원하는 보안 플랫폼인 ‘클라우드 팩 포 시큐리티'를 같은 달에 선보였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클라우드 보안 전담 법인을 설립하고 최근에는 국제표준 ISO/IEC 3개 보안 부문을 인증을 획득하는 모습이다. 베스핀글로벌은 최근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MSSP)를 제공하고자 보안 기업 팔로알토네트웍스와 협약을 맺었다.

블록체인 가지 뻗는 보안업계, 디지털 자산 관리부터 분석 솔루션까지

블록체인 4.0 시대다. 블록체인 기술에 집중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블록체인 기술을 다양한 사업에 상용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상태다. 올 한 해 보안 업체도 새롭게 떠오른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란지교시큐리티는 12월 블록체인 기반의 이메일 아카이브 시스템을 내놨다. 원본 데이터의 위・변조를 방지하고 기업 간 이메일 거래 내용의 무결성 검증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천명재 지란지교시큐리티 이사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향후 디지털 자산에도 (블록체인 연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펜타시큐리티도 같은 달 블록체인 플랫폼 기업 R3와 손잡고 금융권 사업에 적합한 디지털 자산 관리 솔루션 사업에 나섰다. 앞서 11월에는 블록체인 커스터디(온라인 블록체인 자산 금고) 서비스 스타트업인 볼트러스트와 블록체인 자산 관리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보안 솔루션 경쟁력을 높이고자 계약을 맺었다.

12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왼쪽부터) 아밋 고쉬 R3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심상규 펜타시큐리티 CTO. / 펜타시큐리티 제공
12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왼쪽부터) 아밋 고쉬 R3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심상규 펜타시큐리티 CTO. / 펜타시큐리티 제공
소프트캠프는 8월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안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자 중앙대 블록체인서비스연구센터와 협력했다. 한컴시큐어는 그에 앞서 블록체인 업체 비튜퓨리와 손잡고 블록체인 분석 솔루션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한컴시큐어 관계자는 "향후 블록체인 상용화로 거래 분석 솔루션의 중요성이 높아질 예정이다"고 평가했다.

마크애니는 1월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하며 우리나라 관세청에 이어 베트남 관세청에 증명서 발급・교환 서비스를 위한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마크애니 관계자는 "최근 30여 명의 인력을 충원해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상태다"고 밝혔다.

동남아로 향하는 보안 업계 시선…"신흥 시장 노린다"

보안 산업계의 글로벌 진출도 눈길을 끌었다. 규모 있는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업체의 해외 시장 도전이 두드러졌다. 과거 보안 기업이 주로 진출한 일본 시장을 넘어 새롭게 동남아 시장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SK인포섹은 11월 베트남 빈그룹의 정보보안 자회사인 빈CSS와 협력해 현지 사업에 나섰다. 이용환 SK인포섹 대표이사는 빈CSS와의 협력을 밝히며 "베트남은 가파른 경제 성장과 함께 정보보안 투자 인식도 높아지는 곳이다"고 평가했다. 앞서 3월에는 1400억원에 달하는 싱가포르 보안관제 시장을 공략하고자 현지 파트너사와 보안관제센터를 개소하기도 했다.

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정보보안의 날(Vietnam Information Security Day) 2019’ 행사 모습. 다수 관계자가 행사장을 가득 채우며 현지에서의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다. / 피즐리소프트 제공
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정보보안의 날(Vietnam Information Security Day) 2019’ 행사 모습. 다수 관계자가 행사장을 가득 채우며 현지에서의 높은 관심도를 나타냈다. / 피즐리소프트 제공
지니언스는 10월 자사 핵심 기술인 네트워크 접근제어(NAC)로 싱가포르 시장을 공략했다. 싱가포르 현지 파트너사인 저맷과 적극적인 협업으로 제품을 현지화해 실질 성과를 거두는 원년으로 삼았다는 설명이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중동과 동남아 보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소프트캠프도 11월 기업공개(IPO) 당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제품으로 동남아 보안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보안 스타트업도 빠질 수 없다. 연구소 기업인 피즐리소프트는 창업 초기부터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에 주목해 사무실과 연구개발(R&D) 센터를 세운 상태다. 최근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베트남 정보보안의 날(Vietnam Information Security Day) 2019’에서 자사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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