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AI면접: 현재와 미래 방향성

  • 이연규 연세대 ISSU 학회원
    입력 2019.12.31 06:30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대학생들은 이 시대의 기술 요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연세대학교 IT경영학회인 ISSU(Information System SIG of Undergraduate) 학회원들이 한 학기 동안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한 기술 요소를 주제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술의 현재와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최대한 제출된 원본 그대로를 전달합니다. 상반기에 이어 진행한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하반기 편은 총 6회를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오프라인 매장의 히든카드, O2O커머스
    사람을 닮아가는 AI음성 비서
    GAN: 감쪽같은 가짜,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
    AI면접: 현재와 미래 방향성
    시민과 함께하는 스마트 시티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 저작권 누구에게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사람이 아닌 기계 면접관의 목소리다. 국내 100개 이상의 대기업이 도입한 AI면접에서는 자기 분석, 뇌과학 분석, 심층 단계를 거쳐 지원자의 언어적, 비언어적 행동이 분석된다. 지원자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부터 의사 결정력과 미세한 표현 변화까지 대면 면접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특징을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한다.

    AI 면접의 예시. / 마이다스아이티 홈페이지 갈무리
    ◇ 대면 면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AI면접을 도입한 이유

    한국경제연구원이 9월 16일에 발표한 ‘2019년 주요 대기업 대졸 신규채용 계획’ 자료에 따르면 신규채용에 있어 ‘인공지능(AI) 활용’ 여부에 대해서 22.1%의 회사가 이미 활용 중이거나 활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회사는 AI면접 후, 동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대면 면접을 본다. 지원자로서는 기존 채용 과정에 면접 한 단계를 추가로 거쳐야 한다는 뜻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AI면접을 도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채용 과정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 절감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서 응시해야 하는 오프라인 면접과는 달리, AI면접은 카메라가 달린 PC와 헤드셋만 있다면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 없이 면접을 볼 수 있다. 이번 경복대학교 수시 면접의 경우, 기기 이용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서울과 근교 지역에 6개 면접장을 준비했다. 지원자들은 본인의 스케줄과 상태에 따라 면접 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AI를 도입한 후로 채용 과정에 드는 인력과 시간을 대폭 줄이게 됐다. 국내 기업에 AI면접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마이다스아이티에 따르면, 2015년에 inAIR(AI면접 프로그램)를 도입한 쌍용자동차는 채용 기간이 1개월 감소했으며, 인사팀의 업무는 50% 이상 감소했다고 한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단기간 내 더 많은 지원자를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개개인의 평가 의견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마이다스 SUCCESS STORY에서 인터뷰한 SPC 관계자는 AI면접 도입으로 인해 "평가 누적 관리가 되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지원자가 채용 진행 당시 어떤 평가자에게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확인이 가능하다"며, 기존 면접에서 평가 의견이 누락되기도 한다는 단점이 보완됐음을 말했다.

    객관성/신뢰성

    인공지능이 면접을 진행하는 만큼 지원자 모두에게 동일한 답변 시간이 보장된다. AI면접 시 지원자들이 면접관의 뉘앙스나 지원자에 대한 선입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어 편하게 답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블라인드 채용 진행 시, 회사는 서류/면접 전형에서 원하는 지원자 정보 블라인드 설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타 지원자가 개인 정보를 말하더라도 모두 동일하게 블라인드 처리된다.

    기업 측에서도 지원자의 요약 리포트와 백분위 비교분석을 통해 지원자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대면 면접 전에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프라인 면접에서 파악하기 어려운 면접자의 단어 선택 패턴이나 미세한 감정 변화, 그리고 반응 속도 등을 객관적으로 측정해 지원자 간 비교가 가능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대면 면접 전에 지원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커스터마이징 면접을 통한 ‘우수인재’ 선발

    AI면접에서 수치화된 지원자의 정량적 평가요소는 회사별 맞춤형 인재를 추천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
    기업은 AI를 이용해 사내 고성과자들이 입사 시 제출했던 지원서를 분석하기도 하고, 그들이 직접 AI면접에 응하게 해 공통 특징을 찾기도 한다. 해당 정보를 인공지능에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지원자 분석 후 가장 비슷한 인재를 추천하기도 한다. 기업은 이러한 기능을 통해 회사의 인재상 혹은 고성과자와 가장 비슷한 지원자를 추천받게 된다.

    분류 정확도와 상관분석

    ‘AI 역량검사의 정확도와 타당도는 신뢰할 수준인지’에 대한 질문(FAQ)에 마이다스아이티에 따르면 inAIR프로그램 기준으로 ‘AI면접 모형의 직군별 분류 정확도 분석’ 결과 모든 직군에서 ‘70% 이상의 분류 정확도’가 도출됐다. AI면접 점수와 성과평가 점수 간 상관관계는 약 0.4%로 낮지 않은 연관성을 보였다고 한다. 이는 AI면접이 지원자를 직군별로 구분할 때 어느 정도의 정확성을 보이며, 면접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하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정확도가 상승할 것임을 암시한다.

    ◇ 대학생이 본 AI면접의 한계

    고용자로서는 AI면접 후 요약된 지원자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에게는 인공지능이 과연 지원자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 걱정하기 마련이다.
    당장 주변에 인턴 혹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여덟 명을 일주일에 걸쳐 인터뷰한 결과, 역시나 AI 면접의 장점도 있지만 지원자들을 평가하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었다.

    지원자의 정성적인 면은 평가할 수 없다

    대학생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AI면접 프로그램의 완성도이다. 인공지능이 제아무리 똑똑하다 하더라도 ‘사람’을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필자의 동기 8명 중 6명이 인공지능 면접에서 사람의 정성적인 면이 평가되지 못할 것이라는 단점을 짚어냈다. 대면 면접에서 가능했던 개인 특기와 개성을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지원자의 절실함이나 진정성이 평가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AI면접 결과가 새로운 편견의 기준이 될 수도 있다

    면접 평가는 동일한 기준으로 객관적으로 이뤄진다고 하지만, 기계가 받아들이는 긍정/부정의 기준이 사람의 기준과 동일할 수는 없을 것이다. AI성과 분류가 70% 이상으로 꽤 높은 수준이라는 결과를 뒤집어 보면 아직 20% 이상의 오차를 보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AI 분석 결과가 매우 정확하지는 않은 만큼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에 대한 또 다른 편견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줄어드는 구성원의 다양성과 평가하기 어려운 직무 적합성

    획일화된 기준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면접 프로그램에 입력한 회사의 인재상 혹은 고성과자의 기준에 따라 지원자를 추천받고 선발한다면 장기적으로 사내 구성원의 다양성이 희생될 것이라는 점이다. 직무 적합성도 문제였다. 직장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능력, 즉 사회성도 빼놓을 수 없다. AI면접에서 좋은 결과를 받은 지원자라고 해서 그가 단체 생활을 잘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그 외는 채용 과정이 한 단계 늘어난다는 점과 AI면접은 지원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용 과정이라는 점도 우려했다. 면접이란 고용자와 지원자가 서로를 평가하고 선택하는 과정인데, AI면접을 도입함으로써 지원자에 대한 회사의 일방적인 평가 과정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 AI면접 결과의 활용

    그렇다면 AI면접 결과는 채용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부분을 차지할까.


    인공지능의 지원자 분석. / 마이다스아이티 홈페이지 갈무리
    10월 조선일보 인터뷰(‘AI면접서 떨어진 당신… 이유는 답변 아닌 ‘표정 관리’)에서 마이다스아이티는 AI는 지원자의 답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대신, 지원자의 답변을 텍스트로 변환해 핵심 키워드로 추출하고, ‘긍정적 혹은 부정적 단어 등의 감정 어휘’ 사용을 분석해 미세한 감정 변화를 파악한다. 따라서, AI가 사람의 정성적인 면을 평가할 가능성은 적으며, 면접관은 지원자의 정량적인 면에 대한 분석 결과만을 받게 된다.

    AI면접 결과만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기보다는 추후 면접에서 참고용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더 크다. 결과가 정답률의 형태로 나오는 게이미피케이션 단계도 지원자가 게임에 응하는 태도를 분석하기 때문에 고용자는 단순히 정답률만이 아닌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도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중앙일보가 7월 JW홀딩스 관계자를 인터뷰한 내용(‘AI면접관과 게임하면 성향, 역량 다 드러난다)에 따르면, 기존 인·적성 검사를 AI면접으로 대체한 JW중외제약은 해당 단계에서 나쁜 등급이 나오더라도 탈락 결정 전에 면접 내용을 해당 직무의 팀장이 먼저 모니터링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AI면접 결과만으로 지원자를 탈락시키는 상황을 방지한다.

    ◇ 앞으로의 방향성

    AI면접은 확실히 기존 면접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고, 성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고 한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아직 사람의 정성적인 면을 평가할 만큼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은 채용 과정에 사람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인터뷰한 대학생 8명 모두가 AI면접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지만, 앞서 언급한 문제점이 있기에 채용의 최종 결정권은 사내 면접자가 쥐어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을 내놓았다.

    인터뷰이들은 대부분의 고용자가 AI면접과 대면 면접을 모두 진행하는 만큼, 각 단계에서 평가하는 내용이 확실히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AI는 사람이 파악할 수 없는 정보 분석에만 이용되고, 실제 면접관은 지원자의 정성적인 면을 평가하되 AI면접 결과는 참고용으로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AI면접은 많은 회사에서 빠르게 도입하는 신기술이지만 명확한 평가 기준이 따로 공개되지 않아 면접 준비에 부담을 느끼는 취업준비생도 적지 않다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고용자 측에서는 지원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실제 평가 과정에 명확한 기준이 있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충분한 데이터가 쌓이기 전에는 지원자의 당락을 AI면접만이 아닌 다른 요소도 함께 평가한 후 결정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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