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시민과 함께하는 스마트 시티

  • 이솔미 연세대 ISSU 학회원
    입력 2019.12.31 08:15 | 수정 2019.12.31 08:43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대학생들은 이 시대의 기술 요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연세대학교 IT경영학회인 ISSU(Information System SIG of Undergraduate) 학회원들이 한 학기 동안 4차 산업혁명 시대 주요한 기술 요소를 주제로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대학생의 시선에서 바라본 기술의 현재와 고민을 살펴보기 위해 최대한 제출된 원본 그대로를 전달합니다. 상반기에 이어 진행한 ‘대학생 이슈 리포트 2019’ 하반기 편은 총 6회를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오프라인 매장의 히든카드, O2O커머스
    사람을 닮아가는 AI음성 비서
    GAN: 감쪽같은 가짜,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나
    AI면접: 현재와 미래 방향성
    시민과 함께하는 스마트 시티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 저작권 누구에게

    ◇ 스마트 시티의 등장 배경과 사례

    급격하게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그에 따른 도시 문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러한 도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스마트 시티’가 등장했다. 스마트 시티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시민들이 질 높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똑똑한 도시’를 의미한다.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신성장 동력으로,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는 스마트 시티를 어떻게 구축하는지 살펴봤자. 서울시가 3월 발행한 서울 스마트 시티 추진 계획서에 따르면, 스마트 시티를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도시 중 하나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꼽는다. 암스테르담은 시민주도형 스마트 시티로, 시당국의 주도하에 시민, 기업, 학계 등의 여러 관계자들이 협력해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암스테르담에서 진행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스마트 루프 2.0’이 있다. KBS News가 2018년 3월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스마트 루프 2.0’은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과 홍수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됐다. 옥상 바닥에 빗물을 저장했다가 식물의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물을 주거나 배출시키는 특수 장치를 설치해, 더운 여름에는 수증기를 더 많이 방출시켜 건물 온도를 낮추는 데에 활용한다.

    암스테르담의 스마트 루프 2.0 프로젝트. / marineterrein Amsterdam 갈무리
    암스테르담의 서부 지역에서는 시민들이 온라인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해 ‘좋아요’를 100개 이상 받으면 지자체가 이행 여부를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미국 뉴욕은 대표적인 데이터베이스형 스마트 시티 중 하나다. NYC 오픈데이터 포털과 Open Data Dashboard를 구축해 빅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한다. 이렇게 축적된 빅데이터는 민간 기업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도시 시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 일상 속의 스마트 시티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떻게 스마트 시티를 구축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하루 동안 ‘일상 속 스마트 시티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아침 일찍 학교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버스와 지하철 중 더 적은 시간이 소요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네이버 지도’ 어플을 켰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찍으면, 총 몇 분이 소요되는지, 몇 분 후에 버스와 지하철이 도착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버스보다 더 적은 시간이 소요되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이 붐볐다. 사람이 적은 다른 칸으로 옮기고 싶었다. 출입문 위의 화면을 보니 2, 3번째 칸과 8번째 칸의 붐빔 정도가 낮음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8번째 칸으로 이동해 빈자리에 앉았다.

    #이동하던 중, 친구와 점심 약속이 떠올랐다. 연락을 하려는데 엊그제 월 데이터를 모두 소진해버렸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Free KT wifi에 연결해 친구와 만날 약속을 했다.

    신촌 연세대학교 앞의 LED 신호등. / 에스지앤테크 갈무리
    #이후 학교에서 조모임을 마치고 나오는데 어느새 깜깜해졌다.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핸드폰을 하며 신호를 기다리는데, 발 밑에 LED 센서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어 깜빡이기 시작했다. 보행자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뀌었음을 알려준다. 핸드폰을 하느라 신호등의 신호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데, 도로에 LED 센서등으로 신호 정보를 알 수 있어 보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사고도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집에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 도착했다. 붐빔 정도가 ‘여유’라고 표시된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기로 한다.

    #버스 도착시간을 안내하는 표지판에 오늘 미세먼지 정도 ‘좋음’이라는 정보를 확인한다. 핸드폰으로 번거롭게 미세먼지 정도를 검색하지 않아도 돼 편리함을 느꼈다.

    하루 동안 ‘일상 속 스마트 시티 찾기’를 진행하며 국내에서도 뉴욕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 교통 및 붐빔 정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Tunnel Vision NYC와 유사하게 교통 및 환경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필자는 유럽 여행을 했을 때 부정확한 교통 정보로 낭패를 본 경험이 많았는데, 국내 교통 정보 시스템은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 일상 속에서 익숙해져 인지하지 못했던 ICT 요소들이 편리하고 효율적인 도시 생활에 스며들어 있던 셈이다.

    ◇ 국내 스마트 시티 현황

    국내의 스마트 시티 발전 정도는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 스웨덴 도시 컨설팅 기업 이지파크 그룹의 도시 평가에 따르면 서울은 500개의 주요 도시 중 21위를 기록했다. 세부 분야별 순위를 살펴보면, Wifi 부문에서는 3위, 스마트폰 보급률은 2위라는 높은 순위를 차지한 반면에 교통 혼잡 (50위)과 시민 참여(48위), 도시계획(녹색 공공지역 비율) (79위)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아쉬운 성적을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다 경쟁력 있는 스마트 시티로 도약하기 위해 서울시는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스마트 시티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20년까지는 시·산하기관이 보유한 공공 데이터를 전면적으로 개방하고, 2022년까지는 약 5만 개의 ‘IoT 센서’를 서울 전역에 설치해 수집된 미세먼지, 소음, 바람, 야간 빛 세기 등과 같은 도시 현상 데이터와 유동인구, 차량 이동 정보와 같은 시민 행동 데이터를 수집해 ‘공공 빅데이터 통합 저장소’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민간 빅데이터까지 융합해 공동 활용할 수 있는 ‘공동 빅데이터 플랫폼’을 함께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세종시도 2019년 상반기 자율주행 기술과 교통 데이터를 활용해 스마트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특화 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승용차, 대중교통을 모두 자율 주행 방식으로 운영함으로써 교통 체증과 인명 사고를 방지하는 데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제로 에너지 단지 구축을 통해 전력 에너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방지하고자 하는 계획도 추진 중에 있다.

    부산시에서는 해운대 센텀시티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을 진행했다.

    ◇ 국내 스마트 시티가 나아가야할 방향성

    시민 참여(48위) 부문의 성적과 앞서 언급한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생각해 볼 때, 보다 경쟁력 있는 ‘스마트 시티’ 구축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축적 및 공유’와 ‘민간 기업 및 시민들의 참여’가 보다 적극적으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올해 시・당국이 발표한 스마트 시티 추진 계획은 데이터 축적 및 공유의 필요성은 반영했으나, 민간 기업과 시민들이 주체가 된 자발적인 참여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픈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과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스마트 시티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서는 민간 기업과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센터를 활성화하고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 지원 및 민간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데이터 공유에 대한 제도적인 부분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국내의 가능한 사업만을 규제로 정해놓은 포지티브식의 규제는 과감한 신사업을 도전하는 데에 있어서 큰 한계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선허용, 후보완 정책으로 드론 및 모바일 결제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의 사례나 신사업이 등장하게 되면 특정 장소와 시간 동안 해당 사업의 규제를 풀어 성과가 입증되게 되면 이를 공식적으로 확대하는 영국, 일본의 ‘규제 샌드 박스 제도’ 사례를 참고해 현 스마트 시티 추진 전략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의 스마트 시티 추진 전략은 향후 국가 및 도시 경쟁력을 가늠하는 데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 최고 수준의 ICT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과도한 규제와 시민 및 기업 참여가 상대적으로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한계점으로 작용한다고 보인다. 기업과 시민들에게도 자유로운 신기술 실험 공간을 제공하고, 축적된 빅데이터를 과도한 규제 제한 없이 공유할 수 있는 생태계를 통해 전략적인 스마트 시티를 구축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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