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시청자들이 2019년 가장 많이 본 작품을 지역별로 공개했다. 한국의 경우 조선시대 사극에 좀비물을 더한 ‘킹덤’이 일본에선 1980년대 유명 성인영화 감독 ‘무라니시 토오루'를 소재로 한 ‘살색감독 무라니시(全裸監督)’가 1위를 차지했다.

넷플릭스는 2018년~2019년 어린이는 물론 성인향 애니메이션에도 투자를 이어갔다. 성인향 애니 콘텐츠를 위해 회사는 일본 주요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넷플릭스 시청자가 2019년 가장 많이 본 일본 애니 ‘울트라맨’.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시청자가 2019년 가장 많이 본 일본 애니 ‘울트라맨’.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에 따르면 2019년 시청자가 가장 많이 본 일본 애니메이션 1위는 넷플릭스 독점작 ‘울트라맨'이다. 울트라맨은 특수촬영 TV드라마 시리즈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슈퍼히어로 캐릭터 중 하나다. 울트라 시리즈는 1966년 ‘울트라Q’란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등장했으며, 이후 ‘울트라세븐' 등 다수의 명작이 탄생됐다. 넷플릭스에서는 울트라맨을 재해석한 3D 애니메이션이 공개됐다.

11월에는 울트라맨 지식재산권(IP) 소유사 츠부라야(円谷)프로덕션이 디즈니 마블 스튜디오와은 손을 잡고 일본 영웅 울트라맨을 미국 마블 만화에 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블 코믹스로 등장할 울트라맨은 2020년 만화책 형태로 출간될 예정이다.

2019년 일본 애니메이션 순위 2위는 2020년 6월 최신작 개봉이 확정된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다. 신세기 에반게리온(新世紀エヴァンゲリオン)'은 세기말적인 배경 속에 정체불명의 적 '사도'와 맞서 싸우는 소년·소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기계가 아닌 생체병기 에반게리온은 전기 케이블을 등에 꽂아 움직이며, 파일럿의 생각을 에반게리온에 싱크로 시키는 등 참신한 묘사와 등장인물 대부분이 사망하는 암울한 내용, 주인공의 정신세계를 다루는 연출로 어린이가 아닌 성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넷플릭스는 에반게리온 TV시리즈 총 26편과 극장판 ‘에반게리온 데스 앤 리버스(EVANGELION DEATH (TRUE)2), ‘신세기 에반게리온 극장판 에어, 진심을 너에게(엔드 오브 에반게리온)를 공개 중이다.

넷플릭스는 이밖에도 3위 ‘원펀맨’, 4위 ‘겐간 아슈라', 5위 ‘진격의 거인', 6위 ‘7개의 대죄’, 7위 ‘세븐시드(7SEEDS)’, 8위 ‘닥터스톤', 9위 ‘이 용사가 ZZANG센 주제에 너무 신중하다(この勇者がTUEEEくせに慎重すぎる)', 10위 ‘흔한 직업으로 세계최강’ 등이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 2020년 어떤 애니메이션 나오나?

넷플릭스는 10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방영될 일본발 애니메이션 콘텐츠 라인업을 공개한 바 있다. 주목 작인 ‘공각기동대 SAC2045(攻殻機動隊 SAC2045)’는 2020년 봄 방영이 확정됐다.

2020년 방영될 넷플릭스 독점작 ‘공각기동대 SAC2045’. / 넷플릭스 제공
2020년 방영될 넷플릭스 독점작 ‘공각기동대 SAC2045’.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독점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SAC2045’는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 스탠드 얼론 컴플렉스’를 만든 카미야마 켄지(神山健治)와 일본 첫 3D 애니메이션인 ‘애플시드'를 제작한 ‘아라마키 신지(荒牧伸志)’가 공동으로 감독을 담당해 제작됐다.

애니메이션은 3D 그래픽을 바탕으로 그려졌다. 제작은 이제까지 공각기동대 시리즈를 만들어왔던 프로덕션I.G와 솔라 디지털 아츠(SOLA DIGITAL ARTS)가 맡았다. 캐릭터 디자인은 러시아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일리야 쿠브시노브(Ilya Kuvshinov)’가 담당했다.

2020년 방영될 넷플릭스 독점작 ‘일본침몰 2020’. / 넷플릭스 제공
2020년 방영될 넷플릭스 독점작 ‘일본침몰 2020’.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소설가 ‘코마츠 사쿄우(小松左京)’의 베스트셀러 작품 ‘일본침몰(日本沈没)’을 소재로 애니메이션화 한 ‘일본침몰 2020’을 2020년 전 세계 독점 방영한다는 계획이다. 애니메이션은 모두 10화로 구성됐다.

소설 ‘일본침몰'은 1973년 출간돼 일본 내에서만 470만부 이상 판매된 인기작이다. 일본에서는 1973년, 2006년 두 번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2005년작의 경우 53억4000만엔(578억원)의 흥행수입을 기록한 바 있다.

애니 ‘강철의 연금술사'를 만든 ‘이리에 야스히로(入江泰浩)’ 감독 신작 ‘에덴'도 넷플릭스 독점작으로 제작된다. 애니메이션은 2020년 가을 공개될 예정이다. 에덴은 수천년 뒤의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판타지 작품으로 인간이 사라진 에덴3라는 마을에서 2대의 농업용 로봇이 인간 여자아이를 키운다는 내용을 담았다. 애니메이션 에덴 캐릭터 디자인은 ‘카우보이 비밥' 작화감독을 맡았던 ‘카와모토 토시히로(川元利浩)’가 맡았다.

넷플릭스는 만화가 ‘하시모토 카쵸(橋本花鳥)’ 원작 ‘곤충상자 카가스텔(虫籠のカガステル)’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 밝혔다. 애니메이션은 21세기말을 배경으로 사람이 거대한 곤충으로 변모하는 질병 ‘카가스텔'로 인해 세계인구가 3분의 2로 줄어든 세계에서, 곤충으로 변한 사람을 살처분하는 청년 키도우와 소녀 이리의 이야기를 담았다. 애니메이션은 ‘나인틴', ‘도쿄 바빌론' 등을 만든 치기라 코우이치(千明孝一)가 감독과 곤조(Gonzo)가 제작한다.

넷플릭스 SF독점 드라마 ‘얼터드 카본'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 애니 얼터드 카본은 드라마와 같은 세계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확장하는 방식으로 제작 중이다.

◇ 차세대 애니메이션 제작·발굴에 힘쏟는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9월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프로덕션I.G와 차세대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의 차세대 애니메이션은 4K UHD해상도에 맞춰 보다 더 정밀하게 그림을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진화가 멈춘 수작업 2D애니메이션의 퀄리티를 높인다는 점에서 애니메이션 업계도 주목했다.

4K UHD해상도에 보다 사실적인 빛 표현과 색상 표현범위를 넓힌 ‘HDR(하이다이내믹레인지)’ 기술을 더한 애니메이션 제작은 넷플릭스가 세계 최초다.

4K HDR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이미지 일부. / 넷플릭스 제공
4K HDR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이미지 일부.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는 프로덕션I.G와 프로젝트 제작을 통해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일본은 물론 전 세계 애니메이션 파트너 제작사와 공유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품질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킨다는 계획이다.

4K HDR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영상. / 유튜브 제공

4K HDR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사이토 아키라(齋藤瑛)’ 프로덕션I.G 연출감독은 "HDR 기술을 더한 4K 해상도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이유는 새로운 표현방법의 개척에 있다"며 "콘텐츠를 제작하는 표현자 입장에서는 보다 아름다운 영상을 제작할 기회를 항상 찾고 있지만, 4K HDR 애니메이션은 기자재와 제작 허들이 높아 아직까지 미개척 분야로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넷플릭스는 ‘블레임(BLAME!)’, ‘고질라 괴수혹성' 등 일부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해 HDR 리마스터링 버전을 시청자에게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