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규제로 시작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 노력이 성과로 나타났다는 정부 분석이 나왔다. 일본에 의존했던 고순도 불산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기업이 나왔다는 것.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협력해 이룬 첫 성과로 평가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 장관은 해당 기업을 방문해 격려하며 "2020년에도 소재‧부품‧장비기업이 든든하게 받쳐주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솔브레인을 방문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산업부 제공
솔브레인을 방문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 산업부 제공
산업부는 2일 성윤모 장관이 충청남도 공주시 소재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기업 솔브레인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솔브레인은 일본 수출규제를 계기로 불산 공장 신·증설을 조기에 완료했다. 용액에 불순물이 1조분의 1 남아있는 상태인 최고 수준의 고순도 불산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일본 수출규제 이전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은 주로 일본산 고순도 불산액을 사용했다. 솔브레인이 관련 시설을 신·증설해 생산물량을 확대·공급하기 시작하면서 불산액에 대한 국내 공급안정성이 확보됐다는 평가다.

성 장관의 현장방문은 일본 수출규제 이후 개별허가 대상인 3개 품목(불화수소, 레지스트, 불화폴리이미드) 관련 기업으로는 처음(소부장 기업 현장 방문으로는 8번째)이다.

성 장관은 "작년 7월 이후 민관이 힘을 합쳐 일본 수출규제에 적극 대응했다. 솔브레인의 고순도 불산액 조기 생산능력 확보는 대표적 성과다"라며 "매우 높은 난도의 정제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의 불산액 생산능력을 안정적으로 확충하기 위해 밤낮으로 노심초사 지난해를 보낸 솔브레인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병창 솔브레인 대표도 "신‧증설 공장의 조기 완공·가동이 가능했던 것은 화학물질 관련 인허가 등 범정부적 지원이 적기에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성 장관은 "2020년에도 솔브레인과 같은 소재‧부품‧장비기업이 든든하게 받쳐주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흔들리지 않는 산업강국’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19년 8325억원 대비 2.5배 증가한 2조1000억원의 투자 예산을 통해 100대 핵심전략품목을 중심으로 개발부터 양산까지 전주기적 지원을 강화한다.

투자펀드 조성과 연구개발‧시설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생산‧연구활동에 충분한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