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생체 인증이 생활 전반을 파고들고 있다. 스마트폰을 켜고 끌 때 지문 인식을 사용하는 경우가 흔한 일상이다. 최근에는 얼굴 인식도 주목을 받았다. 카카오페이가 본인 인증 수단으로 얼굴 인식을 도입한 것이 대표 사례다.

손바닥 정맥 인식도 새로운 생체 인증 수단으로 떠오른다. 사람마다 정맥의 혈관 굵기나 선명도, 모양 등 특징이 다르다. 손바닥 정맥 인식은 이를 구별해 개인을 식별한다. 기존에는 손바닥 외형을 확인하는 인식 방법이 주를 이뤘다. 그보다 정확성을 높인 것이 정맥 인식이다.

손바닥 정맥 인식 기술에 선도적인 한국후지쯔에 따르면 "지문이나 손금 등의 손바닥 형태를 인식하는 것은 외부 환경의 변화로 외형이 변할 수도 있어 보안상 취약점이 있다"며 "(반면) 정맥 인식은 피의 흐름을 보기에 이점이 있다. 일정 나이대가 지나면 정맥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포공항에 도입된 손바닥 정맥 인증 시스템. / 유튜브 홈페이지 갈무리
김포공항에 도입된 손바닥 정맥 인증 시스템. / 유튜브 홈페이지 갈무리
김포공항과 제주공항을 포함한 전국 14개 국내선은 이같은 정맥 인식의 이점을 활용해 ‘생체정보 인증 신분확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8년 1월 일부 공항에서만 시범 운영하던 서비스를 전국 국내선으로 확대했다.

14개 국내선에서는 항공기 탑승 수속과 항공사별 무인 체크인 서비스 운영에 손바닥 정맥 인식을 활용한다. 스캐너 기기에 손바닥을 갖다 대면 개인별 손바닥 정맥 정보를 식별해 주민등록증 등의 신분증 없이도 신분을 확인한다. 탑승 고객은 한 번만 생체 정보를 등록하면 해당 서비스를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롯데카드는 2017년 금융사로서는 처음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결제를 돕는 ‘핸드 페이(Hand Pay)’ 서비스를 내놨다. 개인의 손바닥 정맥 정보를 암호화 거친 난수값으로 변환해 등록하고 간단한 손바닥 인증만으로 본인 확인과 물품 결제를 돕는 서비스다.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 롯데마트 등 롯데 계열사 가맹점 90여 곳에 핸드 페이 단말기가 설치된 상태다.

한국의 첫 무인 편의점 모델인 세븐일레븐의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도 롯데카드의 핸드 페이 서비스를 도입해 손바닥 정맥 인증을 상용화했다. 고객이 매장에 설치된 단말기로 손바닥 정맥 인증을 하면 매장 입장과 물품 결제를 돕는 방식이다.

아마존은 최근 기존의 인식 방식보다 혁신적인 손바닥 정맥 인식 시스템 특허를 출원해 주목을 받았다. 기존에는 특정 스캐너 기기에 손을 대 정맥을 식별했다. 아마존은 손을 스캐너에 붙이지 않아도 식별이 가능하도록 ‘터치리스(Touchless) 스캔 시스템’을 개발하는 모습이다. ‘비접촉식 생체 인식 시스템’으로도 불린다.

아마존이 미국 특허청(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에 제출한 특허 신청 서류. 자사가 개발하는 시스템을 설명해놨다. / 미 특허청 홈페이지 갈무리
아마존이 미국 특허청(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에 제출한 특허 신청 서류. 자사가 개발하는 시스템을 설명해놨다. / 미 특허청 홈페이지 갈무리
해당 시스템은 컴퓨터 비전과 지오메트리 등의 기술을 활용한 2단계 스캔 방식이다. 1단계 스캔에서는 손의 모양과 크기를 식별해 사용자 손바닥에 있는 선과 주름 등의 외부 특성을 확인한다. 2단계 스캔에서는 손바닥 정맥과 뼈, 연골 조직 등 피부 표피 속의 해부학적 특성을 구별한다. 신원이 확인되면 이용자는 등록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아마존 매장에서 자동 결제를 할 수 있다.

메일온라인 등 다수 외신은 "아마존이 300밀리(1밀리=1000분의 1) 초 만에 고객을 구별・검증하도록 해당 시스템을 개발하는 중이다"며 "기존의 손바닥 정맥 인식 기술은 1만 분의 1 확률로 오류가 나지만 아마존은 개발을 높여 100만 분의 1 확률까지 도전한다"고 보도했다.

뉴욕포스트는 "아마존은 이미 2019년 9월부터 뉴욕지사 직원을 상대로 해당 시스템을 시범 운영했다"며 "2020년 초까지 자사 홀푸드 매장 일부에 해당 기술을 도입하고 향후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USA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이 미국 특허청에 낸 서류에 기재된 개발자 목록에는 아마존 고 사업 부문 임원 다수와 개발자들의 이름이 올라갔다. 아마존은 특허 신청 서류에 "(자사가 개발하는 시스템이) 정확하고 빠른 식별을 사용자에 제공한다"며 "자재 취급 시설이나 운송 시설, 사무실 등에서 출입 통제 시 신원을 파악하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