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키워드 #20] 게임 구독·스트리밍

입력 2020.01.09 06:00

① AI+X ② 5G생태계 ③ CDO(최고디지털전환책임자) ④ 모빌리티 ⑤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⑥ 클라우드+ ⑦ 게임 구독·스트리밍

개별 콘텐츠와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던 게임업계가 ‘구독경제'와 ‘스트리밍' 서비스로 전환한다. 전통적인 게임 전문업체 뿐만 아니라 기술 기업들까지 새로 가세했다. 올해를 시작으로 게임 산업계에 새로운 혁신 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애플은 ‘아케이드', 마이크로소프트는 ‘게임패스'로 게임 구독 서비스 모델을 확대한다. 2020년 5세대(5G) 이동통신 보급과 함께 본격적인 ‘게임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3사는 국외 주요 기업과 손잡고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시작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게임 분야에서 구독경제가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 구독 서비스 모델 ‘게임패스'로 이미 입증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9년 10월 공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게임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113억8600만달러(13조3182억원)를 기록했다. 게임기 엑스박스원 하드웨어 매출은 13% 감소했지만, 게임패스 등 서비스 부문 매출이 19% 성장하면서 전체 실적 향상을 이뤄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9년 6월 미국 게임쇼 ‘E3 2019’에서 새 서비스 ‘게임패스 얼티밋'을 발표했다. 엑스박스 게임기에 머물렀던 게임 구독 서비스를 PC까지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2020년 하반기 등장할 차세대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X. / 마이크로소프트 제공
게임패스는 2020년 10월~11월 출시될 것으로 보이는 차세대 게임기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X)’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차세대 게임기에서 2001년부터 20년 가까이 축적한 게임 콘텐츠 자산을 십분 활용할 전망이다.

소니(SIE)도 1994년부터 지금까지 26년간 선보인 게임 자산을 올해말 출시할 차세대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5를 통해 ‘구독 모델' 형태로 선보일 예정이다.

소니는 이제까지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를 통해 과거 게임 콘텐츠를 개별 판매 방식으로 선보여 왔다. 그러나 큰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게임업계는 소니가 과거 게임 콘텐츠 자산으로 게임 팬을 만족시키면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위해 다운로드 판매가 아닌 구독 모델로의 전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닌텐도도 온라인 서비스에 슈퍼패미컴용 게임 콘텐츠를 묶어 구독 모델 형태로 판매한다.

애플 아케이드. / 애플 제공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중심으로 진행한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Apple Arcade)’를 2020년 PC로 확대할 방침이다.

애플 전문 매체 페이턴틀리 애플(Patently Apple)은 대만 부품 공급선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고사양 게임 콘텐츠를 구동할 고성능 PC를 2020년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애플 아케이드에 고성능 PC를 요구할 만한 고사양 게임이 없다. 이제까지 맥 컴퓨터는 게임보다는 동영상 편집을 포함한 업무용으로 주로 사용됐다. 애플 역시 맥용 게임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오랜기간 PC게임은 윈도 기반 PC로만 집중됐다.

애플이 게임에 특화한 고성능 맥 컴퓨터를 선보인다는 것은 윈도 PC나 게임기 플랫폼에서만 나오던 트리플A급 대작 게임을 맥으로 선보이겠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는 구독 모델로 운영되는 애플 아케이드 서비스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애플의 게임용 맥 컴퓨터는 e스포츠 시장을 타깃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2018년 9억달러를 넘어선 e스포츠 시장 규모는 2019년 10억달러 규모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글로벌 게임 시장 조사 업체 뉴주(Newzoo)는 2020년 e스포츠 시청자 수가 5억9000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5G로 뜨겁게 달아오른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경쟁

2019년 구글 스타디아(Stadia)가 촉발한 ‘클라우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경쟁은 한국에서 5세대 이동통신망 ‘5G’와 결합되면서 2020년 국내 게임산업계를 달굴 화두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선보인 ‘엑스클라우드'. / IT조선
엑스박스 게임 플랫폼을 운영하는 마이크로소프트는 SK텔레콤과 손을 잡고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는 세계적인 그래픽 솔루션 업체 엔비디아의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지포스 나우'를 자사 5G 서비스에 결합시켰다. KT 역시 닌텐도에 게임 스트리밍 기술을 제공한 대만 업체 유비투스와 손잡고 5G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를 보급하는 까닭은 5G 통신망의 특징인 초고속·저지연과 스트리밍 게임의 궁합이 딱 맞기 때문이다.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성장 가능성도 높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스트리밍 게임 시장규모를 2018년 3억8700만달러(4500억8000만원)에서 2023년 25억달러(2조9000억원)로 6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5G 네트워크를 가진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구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세계 2위 게임시장을 가진 중국에서도 5G 네트워크 보급과 함께 새로운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가 등장했다.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의 최대 걸림돌은 인터넷 속도다. 5G가 이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중국에서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은 다름아닌 텐센트다.

텐센트는 미국 엔비디아와 손잡고 2019년 12월, 중국에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스타트(Start)’를 출시했다. 스타트는 텐센트가 2019년 8월 선보인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위게임(WeGame)’과는 다른 서비스다. 게임업계는 스타트가 위게임에 없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서비스란 시각을 내놓았다.

스타트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 공개 테스트 시작으로 포트나이트, 패스오브엑자일, NBA2K 온라인2 등 게임을 선보였다. 스타트 플랫폼은 베이징·상하이·광동·장쑤성·톈진·허베이·안후이 지역 이용자 중 인터넷 속도가 20Mbps 이상인 사람만 이용할 수 있다.

게임업계는 텐센트가 중국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을 확보한 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고있다. 텐센트 스타트의 글로벌 진출은 구글 스타디아와의 전면전을 뜻한다.

페이스북도 스트리밍 게임 시장에 발을 담궜다. 이 회사는 최근 7000만유로(914억원)에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 업체 ‘플레이기가’를 인수했다.

구글 스타디아. / 구글 제공
스트리밍 게임 플랫폼 경쟁의 핵심은 전송 속도 뿐만 아니라 ‘콘텐츠'와 ‘지연없는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다. 이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구글 스타디아 역시 아직 이렇다 할 독점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에 구글은 2019년 12월, 캐나다 게임사 ‘타이푼 스튜디오'를 인수했다. 구글 스타디아 사업을 이끄는 ‘제이드 레이먼드’는 게임인더스트리 인터뷰를 통해 "스타디아 플랫폼에 콘텐츠를 채우기 위해 구글은 다수의 퍼스트파티 개발사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임 플랫폼이 세를 넓히면 게임 콘텐츠 업체들의 시장 주도권도 조금씩 약화할 전망이다. 플랫폼이 성장할수록 유통을 빼앗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게임 콘텐츠업체는 영향력을 유지하겠지만 대부분 업체들은 플랫폼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 애플이 아이튠스로 음원 시장을 장악했듯이 게임 플랫폼 업체들이 게임콘텐츠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다.

무주공산인 게임플랫폼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술기업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게임업체들간의 힘겨루기가 올해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게임 전문 콘텐츠업체들은 ‘구독'과 ‘스트리밍'으로 달라질 시장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대응에 따라 더 크게 성장할수도, 급격히 쇠락할수도 있다.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플랫폼 업체와 콘텐츠업체간 합종연횡도 올 한해 활발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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