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3법 통과 “그래서 뭐가 바뀌는데”

입력 2020.01.10 15:19 | 수정 2020.01.10 16:56

9일 국회는 본회의를 개최하고 데이터3법(개인정보 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우리나라가 데이터 경제를 추진하는데 있어 데이터 산업 육성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근간이 된다. 인공지능(AI) 시대와 데이터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 / 아이클릭아트 제공
데이터3법 개정안 어떤 의미일까

데이터3법은 개인정보 보호를 강화하면서 데이터 활용 활성화를 통한 관련 산업 발전을 조화롭게 모색할 수 있도록 현행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

우선 다소 모호했던 개인정보 판단 기준이 명확해졌다. 개인정보 여부는 결합할 수 있는 다른 정보의 입수 가능성, 식별에 소요되는 시간·비용·기술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익명화된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적용하지 않음을 명확히 했다. 이를 통해 개인정보 처리를 동반하는 사업 추진 시 혼란이 줄고 익명정보 이용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데이터 이용 활성화를 위해 가명정보 개념을 도입하고 데이터 간 결합 근거를 마련했다. 가명정보(추가정보 없이는 특정 개인을 알아 볼 수 없는 정보)는 통계작성·과학적 연구·공익적 기록 보존 등을 위해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적절한 안전조치 하에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의 가명처리를 통해 활용 가능한 데이터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새로운 기술·제품·서비스 개발, 시장조사 등 활용 분야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보안시설을 갖춘 전문기관을 통해 기업 또는 기관 간 데이터 결합이 허용된다. 통신·금융·유통 등 서로 다른 분야 데이터가 안전하게 결합·이용돼 데이터 가치가 제고된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등 혁신 서비스 창출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데이터 활용에 따른 개인정보 처리자 책임은 강화된다. 가명정보 처리나 데이터 결합 시 안전조치 의무를 부과하고 특정개인을 알아보는 행위를 금지하며, 위반시 과태료나 형사처벌 외에 전체 매출액의 3%에 해당하는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다.

개인정보 보호 관련 법률 유사·중복 규정을 정비하고 추진체계를 효율화했다. 행안부, 방통위, 금융위 개인정보보호 기능을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했다.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 조사·처분권 부여 등을 통해 개인정보 감독기구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온·오프라인으로 분리됐던 감독 체계로 인한 기업 혼란과 부담이 해소된 셈이다. 개인정보보호와 관련해서도 일관된 정책 추진이 가능해졌다.

"모든 산업은 데이터로 통한다"

데이터3법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데이터 경제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마련됐다. 데이터3법 통과 이전에는 할 수 없던 것들이 현실화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4차산업혁명의 물결이 일며 데이터를 근간으로 한 산업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와 고객분석 등이 이뤄질 수 없었다. 데이터3법 통과를 기업들이 환영하는 이유다.

일례로 은행·핀테크 업계는 금융 데이터와 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신용정보를 보다 세분화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마이데이터가 대표적이다. 마이데이터는 개인 스스로에게 데이터 주권을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자신의 정보를 스스로 관리하고 금융회사 등 기업뿐 아니라 정보주체인 개인이 데이터를 활용해 편익(신용관리·재무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보험업계는 건강관리와 데이터를 연계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의료계 역시 각종 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내가 진료 받은 병원 진료정보, 건강검진결과 등을 스마트폰으로 내려 받아 건강관리 업체에 맡길 수 있다. 또 금융거래 내용을 PB센터 등에 제공해 맞춤형 재테크 정보를 받는 등 서비스도 가능하다. 통신사 음성·데이터 사용량을 다운로드해 맞춤형 요금제를 추천 받을 수도 있다.

여기에 AI, 빅데이터 산업 등과 연계되면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서비스도 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임정규 과기정통부 빅데이터진흥과장은 "인공지능 시대와 데이터 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며 "데이터 3법 개정을 계기로 데이터 산업 육성 지원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 역시 "신정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로 금융권 빅데이터 활용의 법적근거가 생겼다"면서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혁신 플레이어 출현 기반도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정부, 2월 중 전부처 참여하는 데이터경제 활성화 TF 출범

이에 정부는 법 개정 효과가 현장에 조속히 착근되도록 데이터 개방·유통 확대를 추진한다. 데이터 간 융합과 주요 분야 데이터 활용 촉진해 데이터 산업 육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구축한 10개 빅데이터 플랫폼을 연계해 이종 분야 간 데이터 결합을 추진한다. 새로운 가치 데이터 생산을 촉진하고 개방‧유통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구축된 플랫폼을 중심으로 데이터 거래를 활성화하고, 거래 촉진을 위해 가이드라인과 표준계약서 등을 개발·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의료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분야와 스마트 시티, 자율자동차 등 미래 산업 분야 데이터 활용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이와 함께, 안전한 데이터 활용을 뒷받침할 하위법령, 유관 법령 등도 조속히 정비한다. 감독기구 독립성 확보를 기반으로 EU GDPR 적정성 평가 승인도 조속히 추진할 예정이다.

임정규 과기정통부 빅데이터진흥과장은 "데이터3법 개정에 따른 다양한 민간 의견을 수렴하고 정책에 최대한 반영해 기업·기관 등이 데이터를 안전하게 활용하고 데이터 경제로 이행이 본격화 되도록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라며 "관련 모든 부처가 참여하는 데이터경제 활성화 TF를 출범하고 2월 중 종합 지원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정보인권 사망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데이터3법 통과에 국민 정보 인권을 포기한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한다. 개인정보가 기업 돈벌이 수단으로 넘겨져 버렸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10일 일제히 성명을 내걸고 "데이터3법 통과로 기업들은 이윤추구를 위해 제대로 된 통제장치 없이 개인신용정보, 질병정보 등에 전례없이 광범위하게 접근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됐다"며 "개인정보보호법 목적 조항은 이제 법조문 속 한줄 장식품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며 규탄했다.

특히 이들은 국가 개인정보보호의 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중대한 사안임에도 정부가 제대로 된 사회적 논의를 진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집적해 온 금융기업 등 일부 관련 기업에 데이터산업 부가가치가 집중될 것이다"라며 "정보주체인 국민은 개인정보 권리 침해, 데이터 관련 범죄 증가, 국가와 기업의 국민 감시 및 차별 심화 등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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