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4곳에서 6개 컨소시엄으로 참여 늘어
오는 20일 우선협상자 선정7월부터 5년간 사업 운영
문제됐던 은행 규정 완화은행 복수입찰 허용
국가·공공기관 소송은 신고대상 제외
주주 도덕성과 투명성, 경영 안정성이 당락 가를 듯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발행하는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차기 수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제안서가 최근 마감됐다. 입찰을 취소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스포츠토토 웹사이트. / 스포츠토토 사이트 갈무리
스포츠토토 웹사이트. / 스포츠토토 사이트 갈무리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포츠토토 사업자인 체육진흥공단은 1월 9일 차기 스포츠토토 재입찰 제안서를 마감했다. 체육진흥공단은 1월 20일을 전후 해 우선협상자를 선정, 발표할 계획이다. 선정된 우선협상자는 큰 이변이 없는 한 7월 1일부터 5년간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발행사업) 투표권 발매와 환급금 교부, 전산시스템 운영 등을 운영하게 된다.

스포츠토토 사업은 연 매출 4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수익금 대부분을 체육진흥기금으로 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향후 5년 내 매출을 8조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앞서 조달청은 지난해 11월 1일 스포츠토토 사업 수탁업체 선정 입찰을 취소하고 논란 사안을 보완해 재공고했다. 입찰에 참여한 일부 업체가 참가요건인 은행 점포수 제한이 특정업체에 유리하다며 공정성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당시 심사 평가기준은 국내 600곳 이상 지점이 있는 은행이 참여한 컨소시엄에 점수를 많이 줬다.

이에 조달청과 체육진흥공단은 입찰 참가 요건을 완화했다. 은행 점수를 정량 평가에서 정성 평가로 바꿨다. 또 은행은 복수 참여를 허용했으며, 은행 없이 지원이 가능토록 했다. 이전 사업자가 대부분 권력형 비리나 경영 비리에 연루됐다는 점을 감안해, 이번 평가 심사에서는 가격 점수를 200점에서 150점으로 50점 줄였다. 그 대신 주주 도덕성과 투명성 점수를 50점 높였다.

조건을 완화하자 이전 제안서 입찰에 4개 업체가 신청했던 것과 달리 총 6개 업체가 참여했다. 케이토토와 스포츠토토코리아, 에이스컨소시엄, 에스토토 등 기존 4개 사업자 외에 한국스포츠토토와 다함께토토 등 2곳이 뛰어들었다.

스포츠토토 사업에 금융협력사로 참여한 은행들. /  IT조선
스포츠토토 사업에 금융협력사로 참여한 은행들. / IT조선
케이토토는 현 스포츠토토사업자다. 금융협력사는 IBK기업은행이다. 대주주는 트루벤인베스트먼트다. MBC 계열사와 카카오 등이 신규 주주로 참여했다. 운영 경험이 풍부한 것이 어느 경쟁사보다 장점이다. 다만 전 정권 국정농단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데다가 직속 감독기관인 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공금 편법사용 반환 소송을 당해 현재 2심을 진행중인 것이 변수로 지적됐다.

스포츠토토코리아 대주주가 누구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2대 주주는 제주반도체다. 이 회사는 로또 사업 대주주다. 로또와 스포츠토토를 동시에 운영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유사 사업 경험이 있다는 점은 스포츠토토 신설 사업자임에도 평가에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로또와 스포츠토토를 동시에 운영할 경우 국가 사행산업을 독점한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스포츠토토코리아 금융협력사는 NH농협은행이다. NH농협은행은 로또 사업을 수행한다. 지난 입찰에서도 특정 은행, 특히 농민을 위한 은행이 정부 허가 사행산업을 독식(매출액 기준 74.5%: 강석호 의원 주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강석호 의원을 비롯한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여야의원들은 사행성 수탁사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을 지적했다.

에이스컨소시엄은 에이스침대와 엠파크 등 전통 기업과 제3인터넷은행사로 선정된 토스(비바리퍼블리카)와 한글과컴퓨터 등 기술기업으로 짜여졌다. 재무 안정성이 높은 데다 지난 입찰에서 유일하게 시중은행(우리은행)을 영입하는 등 준비가 잘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신규사업자로만 구성된 만큼 사업 운영 노하우를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과제다.

에스토토는 제이준코스메틱 등이 주요 주주로 참여했다. 정보기관 경제 담당 출신이 운영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입찰 당시 체육진흥공단을 상대로 입찰 가처분 소송을 내기도 했다. 이 컨소시엄은 주주사 경영 상태가 불투명한데다 소송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규로 참여한 한국스포츠토토는 윈디플랜과 주연테크, 동아닷컴, 신영프린트, 와이제이게임즈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금융협력사는 NH농협이다. 이 컨소시엄은 전체 준비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스포츠토토코리아와 마찬가지로 NH농협 리스크도 있다.

다함께토토는 클라우드 전문 구축 기업인 메가존과 콜센터 업체인 한국코퍼레이션이 이끄는 컨소시엄이다. 4차산업혁명 기술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했다. 주주들이 대부분 중소기업이라는 점이 극복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은 이전과 달리 입찰 가격이 비중이 낮아져 주주 도덕성과 투명성, 경영 안정성 여부가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