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병 등에 붙은 QR코드는 제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지만 외관 디자인을 손상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연구진은 자연 환경에서 육안으로 바로 볼 수 없는 편광 디스플레이를 제작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광물질이나 광학필터를 사용해 QR코드를 노출하는 식이다.

한국연구재단은 15일 송영민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이 무수히 많은 나노기둥을 비스듬히 증착시키는 방법으로 편광에 따라 서로 다른 색상을 표현할 수 있는 초박막 편광 디스플레이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송 교수 연구팀은 간단한 빗각증착법(비스듬히 증착 물질을 입사해 증착하는 방법)으로 센티미터 수준의 유연한 기판 위에 자기정렬형 나노기둥(간단한 물리적 증착방법을 통해 제작할 수 있는 정렬된 나노기둥)을 넓게 증착하는 데 성공했다.

초박막 편광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와인병 모습. / 한국연구재단 제공
초박막 편광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와인병 모습. / 한국연구재단 제공
연구팀이 만든 초박막 편광 디스플레이는 수분 등 외부환경 변화에 반응한다. 표면에 물을 접촉하거나 스마트폰 카메라를 가져다 댈 때 감춰둔 패턴이 드러나는 식이다.

송영민 교수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QR코드나 바코드, 일련번호 등은 평소 쓸모가 없고 오히려 제품의 디자인에 방해가 된다"며 "이번에 개발한 초박막 편광 디스플레이는 평소 제품 색과 동일한 색상을 띄지만, 정보를 얻고자 할 때 편광판이 부착된 카메라 등을 이용해 관찰하면 패턴이 드러나는 히든 디스플레이다"라고 말했다.

송 교수팀의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월 8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