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 등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 생활의 변화는 제도 개선보다 빨리 온다. 면허를 통한 지대추구사업을 과도하게 보호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에 맞는 것인지 고민해야한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 여객운송 분야에 대한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웅 대표는 운송분야 혁신을 위해서는 쏘카나 타다 등 신규 사업자가 택시영역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거시적인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운데)와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가 16일 서울 강남구 드리움에서 열린 대담회 ‘타다금지법을 금지하라’에서 입장을 발표했다. / 안효문 기자
이재웅 쏘카 대표(가운데)와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오른쪽)가 16일 서울 강남구 드리움에서 열린 대담회 ‘타다금지법을 금지하라’에서 입장을 발표했다. / 안효문 기자
이재웅 대표는 16일 서울 강남구 드리움에서 열린 대담회 ‘타다금지법을 금지하라’에 참석, 공유경제와 쏘카 및 타다 등을 둘러싼 현안들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타다 등 혁신 기업을 언급한 발언과 관련, 이 대표는 "(여객운수법 개정안) 통과 전에 어떤 의견을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문 대통령의 발언이) 현재 상황을 뒤집을 반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정부가 포괄적 네거티브로 가겠다는 방향성을 다시 확인해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기존의 택시하는 분들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타다와 같은 새로운 보다 혁신적 기업들이 진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재웅 대표는 2012년 쏘카를 통해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10~30분 단위의 짧은 시간동안 필요한만큼 차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8년에는 커플앱 ‘비트윈' 개발사 VCNC를 인수,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 ‘타다'를 선보였다. 11인승 밴 렌터카와 기사 알선 서비스를 결합, 승차거부 없는 호출 서비스를 표방하며 세를 넓혔다.

이 과정에서 기존 택시업계와의 갈등이 불거져 나왔다. 정부는 2019년 7월 택시 감차와 플랫폼 택시 허용 등을 연계한 ‘혁신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택시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같은 해 10월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으로 타다 서비스 중단 위기에 몰렸다. 해당 법안은 올해 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정이 불발되며 표류 중이다.

쏘카나 타다를 공유경제로 볼 수 있냐는 비판에 대해 이재웅 대표는 "2015년 쏘카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고, 2018년 타다가 출범하면서 국내 신규 자동차 등록대수가 87만대에서 지난해 47만대까지 줄었다"며 "모든 공적이 우리만의 몫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공유를 통해 도로 위의 자동차를 줄이자’란 창업 목표를 위해 열심히 활동한 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쏘카가 운영하는 차가 1만여 대인데 1년에 500만건 정도 이용한다"며 "쏘카가 차를 구매해 사업한다고 공유경제가 아니라는 비판도 있지만, 우리가 구매한 차 한 대가 10대 이상을 대체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쏘카와 타다 등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의 등장으로 기존 택시업계는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는 주장을 이어간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서울 개인택시는 1740억원으로 역대 최고 월 매출을 경신했다"며 "타다 때문에 (택시업계가) 피해를 입는다고 주장했지만, 지난해 서울지역 택시 매출은 성장했다"고 지적했다.

이재웅 대표와 함께 대담회에 참석한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우상운송 사업의 ‘면허제’가 불변의 진리인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안전과 물가안정, 승차거부 등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면허제인데, 시대가 달라진 만큼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상당수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경신 교수는 "‘면허제'를 불변의 진리로 놓기 때문에 ‘타다금지법'이나 ‘우버금지법' 등이 등장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도 받고 있다. 대담 말미에 이재웅 대표는 "솔직히 기소 자체가 아쉽지만, 사회적으로 갈등이 있을 때 서로 싸우는 게 아니라 오래 걸린다고 해도 냉정하게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은 필요한 과정"이라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고 말했다. 결심공판은 오는 29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