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85년 만화책으로 등장한 ‘철완 버디(鉄腕バーディー·BIRDY THE MIGHTY)’는 지명수배범을 잡기 위해 지구로 온 여성 우주연방경찰 버디가 자신의 실수로 치명상을 입은 지구소년 ‘츠토무'와 한 몸을 쓴다는 이야기로 시작하는 SF작품이다.
소년 츠토무가 미녀 연방조사관 버디와 한 몸을 쓰게 된 이유는 주인공 버디가 지구로 숨어든 테러리스트에게 날린 공격에 츠토무가 맞아 몸이 산산조각났기때문이다. 츠토무는 자신의 몸을 재생시키는 동안 버디의 몸에 자신의 인격과 기억을 이식하게 된다. 2개의 인격체가 하나의 몸을 사용하는 ‘이심동체(二心同体)’ 상태인 셈이다.
2개의 인격을 하나의 몸에 유지시키는 것은 또 하나의 큰 문제를 가져온다. 만화에서는 인격체간 커뮤니케이션으로 인해 인격체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인격융합'이 발생된다. 융합을 막기 위해 버디의 정신을 정지시킨채 츠토무의 정신과 버디의 강인한 힘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일도 일어난다.
츠토무의 경우 DNA레벨에서 몸을 재생시킨 탓에 근시와 충치, 엉덩이의 상처 등 후천적인 신체 문제가 깔끔히 해결된다.
주인공 ‘버디 시폰 알티라'는 ‘버서커 헌터'라는 별명을 가질만큼 괴력을 자랑한다. 그녀는 지구인과 거의 흡사한 아르타별 출신으로, 유전자 조작을 통해 강철과도 같은 강인한 신체를 얻게된다. 그녀의 필살기 중 하나인 충격파 ‘크래쉬'는 지구인 몸을 산산조각낼 정도다. 또 일시적으로 몸을 무겁게 하는 ‘앙카'는 적의 돌진공격을 받아낸다.
만화 철완 버디는 1985년 만화잡지 소년 선데이를 통해 연재를 시작했다. 원작자 ‘유우키 마사미(ゆうき まさみ)’는 철완 버디 만화를 2개의 장편과 4개의 단편을 제작했다. 1985년부터 1987년까지 연재된 버디 만화는 팬 사이서 ‘구(旧)작)’으로 불린다. 원작자는 구작을 완결짓지 않은 상태에서 연재를 마무리했고, 단편 만화를 통해 이야기를 더했다.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어셈블 인서트는 초능력에 가까운 괴력을 가진 미소녀가 세상을 어지럽히는 악당 ‘데몬 쿄자부로' 박사 일당을 괴멸시킨다는 내용을 담았다.
어셈블 인서트 오프닝 영상. / 유튜브 제공
철완 버디는 일본의 국민 영웅 캐릭터로 불리는 ‘울트라맨'을 오마쥬해 세계관과 초반부 스토리를 만들었다. 적을 쫓아 지구로 온 영웅의 싸움에 휘말려 목숨을 잃은 주인공이 울트라맨과 한 몸이 된다는 부분은 버디와 울트라맨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다. 만화 제목의 ‘철완(鉄腕)’은 인기 만화 ‘철완 아톰'에서 파생된 것이다.
철완 버디 애니메이션은 1996년 비디오테잎이나 레이저디스크(LD) 등에 담겨 판매되는 오리지널비디오애니메이션(OVA) 형태로 유통됐다. 애니메이션 제작에는 ‘요수도시', ‘수병위인풍첩', ‘아무네지아', ‘불새 우주편' 등의 작품에서 감독을 맡았던 ‘카와지리 요시아키(川尻善昭)’가 감독을, ‘카드캡터 사쿠라', ‘오란고교 호스트부', ‘강철의 연금술사' 등의 작품에서 캐릭터를 그려낸 ‘타카하시 쿠미코(高橋久美子)’가 캐릭터 디자인을 담당했다.
철완 버디 디코드 오프닝 영상. / 유튜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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