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0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시너지협의체 가동 이후 첫 결과물을 내놓는다. 앞서 간담회에서 발표했던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VR게임 ‘프렌즈 VR월드’다. SK텔레콤은 프렌즈 VR월드를 2019년 내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종석 카카오VX 소프트웨어 본부장은 20일 "프렌즈 VR월드 개발을 진행 중이며 개발 완료 시점은 1월을 넘길 수도 있다"며 "SK텔레콤과 협의를 거치겠지만 바로 상용화하지는 않고 시범서비스 형태로 먼저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 SK텔레콤 제공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 SK텔레콤 제공
양사 간 VR 협력 논의는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 직후인 2019년 11월 초부터 시작돼 같은달 18일 전략적 제휴도 체결했다. 일찍부터 VR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한 양사의 니즈가 맞았다. 프렌즈 VR월드의 판매는 SK텔레콤이 담당한다.

SK텔레콤은 앞서 출시한 버추얼 소셜 월드에 카카오프렌즈와 연결하는 별도의 공간도 새롭게 마련한다. 점프VR에서도 카카오프렌즈가 등장하는 테마공간을 만든다. 버추얼 소셜 월드는 VR이용자들이 시공간을 초월한 가상 세계에서 커뮤니티 및 다양한 활동을 통해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지속 협력 구조를 만들기 위해 시너지 협의체를 신설한 바 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업부장(부사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시너지 협의체의 대표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열린 협의체에서는 프렌즈 VR월드 상용화 시점과 방안을 놓고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VR 부문에서 결과물 발표를 앞두고 유영상 부사장과 여민수 대표가 정례적으로 시너지 협의체 미팅을 하고 있다"며 "VR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도 사업 협력을 구체화 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진다"고 말했다.

SK텔레콤과 카카오VX가 개발 중인 ‘프렌즈 VR월드’. / 이광영 기자
SK텔레콤과 카카오VX가 개발 중인 ‘프렌즈 VR월드’. / 이광영 기자
SK텔레콤과 카카오의 협력 분야는 인공지능(AI)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최근 AI 분야에서 국내 ICT 기업 간 초(超)협력을 강조하면서 카카오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0 SK텔레콤 CEO 기자간담회에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이 이미 AI 분야에서 공동 협력을 많이 하는데 국내에서도 따로 경쟁해선 이겨낼 수 없다"며 "한국에 돌아가면 국내 주요 ICT 기업에 AI 초협력을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협력 대상으로는 삼성전자와 카카오를 꼽았다. 박 사장은 "카카오와는 2019년 말 상호 지분 투자를 하면서 AI 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9년 10월 28일 SK텔레콤은 3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카카오에 매각하고, 카카오는 신주를 발행해 SK텔레콤에 배정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맞교환했다.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를,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6%를 보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