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전격 시행 한달…은행권 vs 핀테크, 승자는

입력 2020.01.21 06:00

국민 5명 중 1명 오픈뱅킹 가입
신규 가입·계좌 개설은 핀테크, 이용건수는 은행권이 우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비스는 잔액조회…출금이체 서비스 비중은 빠르게 늘어
오픈뱅킹은 기존 은행 아닌 스타트업이 혁신 일으켜야
기대보다는 보안 우려 더 커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모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본격 운영을 시작한지 한 달이 됐다. 시범운영 기간인 2019년 10월 30일을 기준으로는 두달여가 지났다. 오픈뱅킹이 본격 서비스 되면서 은행과 핀테크 업체 간 벽이 허물이졌다. 고객 지키기와 뺏기 경쟁이 치열해 진 셈이다.

. / 조선DB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오픈뱅킹 가입자는 빠르게 늘어났다. 오픈뱅킹 전면 시행 이후 시범운영 기간 대비 가입자와 등록계좌 수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시범운영 기간인 2019년 10월 30일부터 12월 17일까지는 317만명이 가입했다. 등록 계좌는 778만이다. 반면 전면 시행일인 12월 18일부터 올해 1월 8일까지는 1197만명이 가입했다. 등록 계좌 수는 2222만이다. 일 평균 40만명이 가입하고 66만 계좌가 등록된 셈이다.

전면시행 이후 오픈뱅킹 서비스 총 이용 건수는 8228만건이다. 일평균 374만건 수준이다. 시범 기간 일평균 이용건수 173만건과 비교해 116% 증가한 셈이다.

서비스별로는 잔액조회가 5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출금이체(28%), 거래내역조회(10%), 계좌실명조회(3%), 입금이체(1%) 순이었다. 이 중 출금 이체 서비스 비중은 2%에서 28%로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였다.

오픈뱅킹 등록계좌 수와 가입자 수. / 금융위 제공
‘핀테크 vs 은행’…승자 가리기 어려워

오픈뱅킹이 본격 시행된 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은행권에서는 신규 가입자와 등록 계좌 규모가 정체되는 반면 핀테크 업권에서는 은행권 대비 빠른 속도로 신규 가입과 계좌 등록이 이뤄지고 있다.

이용 규모는 은행권이 앞선다. 은행권 오픈뱅킹 이용규모는 전면시행 이후 시범운영 기간 대비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반면 핀테크 오픈뱅킹 이용 규모는 은행권의 시범운영 기간 초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오픈뱅킹 이용건수. / 금융위 제공
사용서비스에 따른 차이로 분석된다. 은행권 고객은 84%가 오픈뱅킹 시행 이전과 이후에 큰 변동없이 잔액조회 서비스를 주로 이용했다. 반면 핀테크 업계에서는 출금·이체 서비스를 하는 핀테크 기업 참여가 확대됐다. 핀테크 업계 출금이체 서비스는 81%를 차지한다. 즉, 은행권 고객은 계좌 조회 서비스를 하면서 꾸준하게 이용량을 보이면 증가세를 보이고 좀 더 편한 이체를 원하는 고객은 핀테크 앱을 사용하기 위해 설치를 새롭게 했다는 걸로 분석된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3개월간 7개 뱅킹(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토스·카카오뱅크 등) 앱 월간 사용자수(MAU)를 분석한 결과 은행권 사용자수는 조금씩 늘었다.

신한은행은 2019년 10월 526만명에서 11월 563만명, 12월에는 570만명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기간 601만명에서 644만명, 658만명으로 늘었다. 우리(136만-> 349만명), 하나(258만->279만명), NH농협(571만->627만명), IBK기업(258만->283만명), 카카오뱅크(617만->683만명) 등으로 나타났다.

또 핀테크 서비스인 토스의 경우, 앱 월간 사용자수는 11월 827만명에서 12월 851만명, 12월 842만명으로 나타났다. 신규 설치 수는 10월 122만대, 11월 80만대, 12월 73만대 등이다. 은행권 신규 등록 대수가 10~20만대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토스 관계자는 "오픈뱅킹 도입 이후 MAU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오픈뱅킹 도입으로 인체 수수료 인하 효과까지 거두면서 올해 매출에도 좋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핀테크,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 만들어야

업계 일각에서는 오픈뱅킹 서비스의 주체는 기존 은행이 아닌 핀테크 기업에 있다고 주장한다. 은행이 혁신가가 될 것이 아니라 핀테크 기업이 은행 상품 위에 기존에 없던 상품을 구현하는 혁신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올해 핀테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핀테크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뱅크샐러드와 핀크 등이 오픈뱅킹 도입 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며 "올해 핀테크 간 송금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헤탈 포패트 HSBC 오픈뱅킹 책임자는 "오픈뱅킹 주도권은 핀테크 신생 창업 스타트업에 있다"며 "오픈뱅킹 서비스의 목표는 핀테크가 혁신가가 돼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지만 아직까지는 혁신적인 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은 만큼 여기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픈뱅킹, 기대보다는 우려 커

소비자 입장에서는 오픈뱅킹이 혁신적이라고 공감은 하지만 아직은 보안 문제 등에 우려가 더 컸다.

시장조사 업체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보안 이슈에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00명의 금융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금융소비자들은 은행 계좌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해킹 시 피해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답했다. 보안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거나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도 걱정거리였다. 오픈뱅킹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대규모 금융 위험 발생이나 보안사고 이슈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도하려는 핀테크 기업에게는 이 마저도 도전 과제인 셈이다. 금융보안원 한 관계자는 "중소형 업체 상당수가 개발이나 서비스 출시에 중점을 뒀다가 보안성은 미처 챙기지 못한 곳들이 있다"며 "소비자 불안감이 큰데다가 금전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에 보안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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