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승인한 방통위 “SKB-티브로드 PP 프로그램사용료 공개하라"

입력 2020.01.20 16:41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을 검토한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M&A 이후 부작용 예방을 위한 조건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합병법인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제공하는 프로그램 사용료의 매출 대비 비율을 공개하고, SO에서 IPTV로 전환하는 가입자 규모와 비율을 담은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등 14개 조건과 3개의 권고사항을 부가했다.

20일 정부과천청사 회의실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 류은주 기자
방통위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변경허가와 관련한 사전동의 안건에 대한 심의 결과를 최종 의결했다. 기존 심의 기간은 28일쯤 걸리지만, 속도감 있는 처리를 위해 휴일(빨간날) 제외하고 15일 만에 심의를 마친 후 결과를 발표했다.

역대 최단시간 심의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시작하기 전 "신속한 처리의 필요성 때문에 안건이 하나임에도 전체회의를 잡았다"고 말했다. 허욱 상임위원도 회의가 끝난 후 브리핑에서 "대통령께 신년 업무보고를 하는 일정과 심사 일정이 겹쳤지만 미루지 않고 진행했다"며 "밤 늦은 시간까지 집중 심사했다"고 말했다.

양한열 방송정책국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오늘 중으로 결과를 통보할 것이다"며 "이르면 내일(21일) 최종 발표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2019년 7월부터 사전동의 기본계획을 의결하는 등 일찍이 합병 관련 심사를 준비했다. 2019년 12월 과기정통부의 조건 발표 후 1월 외부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 결과 1000점 만점 중 749.67점으로 통과했다.

심사위는 합병을 통해 침체 중인 SO 시장의 활력을 기대하면서도 전국사업자이자 고가 상품 위주의 IPTV가 SO를 합병함으로써 지역성 저하 또는 시청자 피해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방통위는 사전동의 심사위에서 제출한 조건(안)을 토대로 공적책임 제고, 지역성 강화, 시청자 권익 보호 등 6개 분야에 대한 사전동의 조건을 마련했다.

수신료 매출액 PP프로그램 사용료 비율 공개

방통위가 부가한 조건에 따르면 합병법인은 스스로 공적책임 확보 방안을 마련해 제출해야 한다. 방통위는 취약계층에 대한 미디어교육 지원 및 지역인력 고용 등을 예로 제시했다.

방통위는 지역성 훼손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티브로드 권역별 지역채널을 합병 이후 더 광역화하지 못하게 하고, SO와 IPTV 역무별 분리·독립적 운영방안을 2022년 말까지 유지하도록 했다. 또 다가올 총선 시즌을 맞아 지역채널의 지역보도 프로그램 제작 시 선거방송 심의에 관한 특별규정 및 공직선거법 등 관련 법과 규정을 준수하도록 주의를 줬다.

방통위는 방송시장 공정경쟁 거래질서를 유도하기 위해 합병법인에 수신료매출액 대비 PP프로그램 사용료 비율을 공개하도록 했다. 채널계약과 관련된 분쟁의 소지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또 SO에서 IPTV로의 가입자 전환규모 및 비율을 제출하도록 해 부당한 가입자 전환행위가 발생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조건 주요내용./ 방통위 제공
시청자 권익 보호를 위한 농어촌지역 시청자의 시청 편익 증진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난시청 커버리지 확대계획 및 이행실적을 제출하고, 역무별로 시청자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

또 합병법인이 실효적인 콘텐츠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투자계획을 제출할 때 자체 콘텐츠 투자계획과 콘텐츠산업 일반에 대한 투자계획을 구분하고,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구분해 제출토록 했다. 합병법인이 투명하고 명확한 투자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합병 후 인력운용의 효율성과 합병법인 내부직원 간 융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중장기적으로 도모할 수 있도록 인력 재배치 계획 및 임금조정 계획 등을 제출토록 했다. 협력업체와의 계약 종료에 따른 후속조치 검토 시에 협력업체 종사자의 의견을 듣도록 했다.

방통위는 조건들 이외에 지역문화 발전과 시청자 참여 활성화 등을 위해 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시청권 보호를 위해 세 가지 권고사항을 추가로 마련했다.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 변경허가 사전동의 심의결과를 브리핑 중인 허욱 방통위 상임위원./ 류은주 기자
합병법인은 방송분야 전문가를 일정기간 동안 사외이사로 임명하는 방법을 통해 방송의 공공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지역방송, 지자체, 지역 내 시청자미디어센터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지역밀착형 프로그램·시청자참여 프로그램 제작 지원 및 시설이용 개방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합병법인은 사회·경제적 약자의 시청권을 위해 아날로그 상품의 가격 및 채널수와 유사한 디지털케이블TV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조건은 지키지 않으면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가 이행실적을 점검한 후 행정적 조치를 할 수 있지만 권고사항은 구속력이 없다.

"LG헬로비전도 동일조건 부과 필요"

방통위원들은 앞서 과기정통부가 승인안 LG유플러스의 CJ헬로(현 LG헬로비전)에도 동일한 조건을 부과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표철수 상임위원은 "PP프로그램 사용료와 홈쇼핑 송출 수수료 수입규모 외에도 각각의 수신료 매출 비율 공개하도록 한 조건하고 합병법인의 자체 콘텐츠 투자와 콘텐츠 산업 일반에 대한 투자를 직접투자와 간접 투자로 구분하라는 조건은, 동일 형태 사업자에 같은 기준으로 부과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LG유플러스-CJ헬로 인수의 경우에는 이 합병과 동일한 형태의 사업이지만만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거치지 않았는데, 이와 같은 조건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일텐데 동일하게 적용할 방안이 있냐"고 사무처에 물었다.

차중호 과장은 "인수와 합병 동일하다는 취지인데, 법 개정을 추진하겠지만 별개로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에 소급해서 해당 조건을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며 "하지만 7월 예정된 CJ헬로 재허가 시점에 동일 조건 부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상혁 위원장도 "균등한 조건이 적용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사무처에서 관심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양한열 국장은 "과기정통부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방통위는 2019년 11월 CJ헬로 측에 재허가 시 (합병법인에) 동일한 조건을 부과하는 것과 관련한 의견서를 이미 보냈다.

허욱 상임위원은 "공정위와 과기정통부가 내건 조건들을 충분히 고려했다"며 "과기정통부 조건에 추가로 덧붙인 것이 있고, 수정한 부분도 있는데 과기정통부가 어지간하면 우리가 제시한 안을 수용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이도규 과기정통부 방송정책과장은 "방통위로부터 공문이 접수되면 검토할 예정이며, 가급적 빨리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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