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대기업의 기술 확보전이 뜨겁다. 글로벌 무한 기술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결정이다. 애플·구글 등 미국 대표 기업의 지속적인 혁신에 화웨이·오포·레노버 등 중국 기업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료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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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3개사가 올들어 확인된 기술 인수제휴 사례가 추진을 포함 9건에 달한다. 2~3일에 한건인 셈이다.

./자료 각사 및 언론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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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대기업이 인수합병(M&A) 후 공식 발표하는 사례는 일반적으로 절반을 크게 밑돈다. 기술 개발 방향과 전략 노출을 꺼려서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알려진 사례들은 5G(삼성전자), 모빌리티·전기차(현대차), 차량용솔루션·로봇(LG전자) 등 충분히 사업 방향이 공개된 분야다. 삼성에 정통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략상 의도적 발표를 제외하고는 삼성전자는 원칙적으로 벤처 투자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합종연횡은 미국 IT업계도 여전하다. 올들어 알려진 인수 사례만 애플의 엑스노어, 구글의 포인트와 앱시트 2건이다. 엑스노어 인수전에는 MS,아마존, 인텔도 참여했다.

./자료 각사 및 언론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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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기업의 이런 오픈 이노베이션 움직임에 대한 전문가 반응은 매우 우호적이다. 기술경쟁 속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빨라서 단독으로 대처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ICT를 중심으로 한 기술 융복합 추세도 요인이다.

이런 기술 상황에서 기업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는 많지 않다. 계열화로 대응하거나 아니면 외부와 손을 잡아야 한다. 이미 북미에서는 대기업의 경우 단독 개발 소요 비용이 인수합병(M&A) 보다 비용적으로 4배 가량 더 들어간다는 얘기도 있다. 1조원 짜리 기술개발이 2500억~3000원 투자 또는 기술 인수로 해결되는 것이다.

유정주 한국경제연구원 기업혁신팀장은 "지금 아무리 방대한 조직을 보유해도 단독으로 급변하는 기술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는 곳은 없다"며 "비즈니스 시장에는 적도 친구도 없고 오로지 살아남는 기업이 승자로, 이를 위해서는 합종연횡도 불사한다"고 말했다.

민승욱 한국특허투자 대표는 "기술적으로 볼 때 특정 기업만 보유한 독보적인 기술은 사라지고 대신 소비자를 만족시킬 4차산업 형태의 융합이나 인공지능(AI)이 두각을 나타낸다"며 "이는 기존 기업의 영역이 아니고 결국 외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