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구글에 8억 과징금

입력 2020.01.22 16:37 | 수정 2020.01.22 19:04

구글 "이용자 이익 침해 아니다"
행정소송 여부 결정은 '아직'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의 이용자 이익 저해 행위 관련 사실조사에 착수한 지 11개월 만에 8억6700만원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위반사항을 시정하라는 개선도 명령했다. 방통위 발표 후 구글이 행정소송에 나설 것이라는 발표는 아직 없지만, 후속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방통위는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유튜브 프리미엄 역무를 제공하면서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1항을 위반한 구글에 대해 같은법 52조 1항 및 53조 1항에 의한 시정조치안을 심의·의결했다.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 모습./ 류은주 기자
방통위는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해지를 제한한 행위에 과징금 4억3500만원을, 월 이용요금 등 중요사항 미고지한 행위에 과징금 4억3200만원을 부과했다. 총 과징금 규모는 8억6700만원이다. 이용자가 무료체험 이용을 동의한 후 유료 전환시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않은 점은 시정하라고 권고했다.

방통위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2조 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4조에 따라 ▲금지행위로 인해 시정조치를 명령받은 사실의 공표 ▲3개월 이내 전기통신역무에 관한 업무 처리절차의 개선 ▲1개월 이내 시정조치 이행계획서 제출 ▲시정조치 이행만료 후 10일 이내 이행결과 보고 등의 시정명령을 했다.

방통위 "이용자 피해 명백하고, 사회통념에도 어긋나"

방통위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자가 월단위 결제기간 중도에 이용자가 해지를 신청한 경우 즉시 해지를 처리하지 않고 다음 달 결제일이 돼서야 해지의 효력을 발생토록 한 것과, 해지 신청 후에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그 미이용 기간에 대해 요금을 환불하지 않은 것은 이용자의 해지권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용자가 계약 해지를 신청하면 그 즉시 계약의 효력을 상실하고, 그에 따라 잔여기간에 비례해 환불하는 것이 민법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봤다.

방통위 관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해지를 제한하지 않을 경우 관련 시장에 왜곡이 발생할 우려가 있거나 경영상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정당한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며 "국내 이동통신 서비스 및 상당수의 음원·동영상 제공서비스가 이용자의 중도 해지를 제한하지 않고 스트리밍서비스의 미이용기간에 대해 환불을 제공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 절차 화면(안드로이드 OS 버전)./ 방통위 제공
이용자가 해지를 신청한 후 1일 동안 미이용한 경우와 29일을 미이용한 경우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전기통신사업법령에 금지하는 ‘정당한 사유 없이 이용계약의 해지를 거부·지연하거나 제한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환불의 효력을 제한해 발생하는 이용자 피해는 금전적으로 명백하고 사회통념에도 어긋나는 행위라는 것이다.

하지만 구글 대변인 측은 "오프라인 재생 기능은 멤버십 해지 후 최대 29일간 오프라인 콘텐츠 감상이 가능한 것이므로 일할환불의 예외로 인정할 수 있다"며 "유료 전환 직전에 마지막에 동영상을 대거 다운받고 기기를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는 등 남용 사례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방통위는 사실조사 결과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및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의 월청구 요금은 ‘8690원’이다. 하지만 결제 절차 화면의 구매정보 입력 창에 ‘0원’ 혹은 부가세를 뺀 ‘7900원’으로 기재한 경우도 있었다.

통상적인 온라인서비스의 청약철회 가능 기간은 ‘유료 결제일 기준 7일 이내’다. 하지만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는 무료체험이 끝난 후 바로 유료결제가 이뤄진다. 바로 청약철회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요금 설명 화면(안드로이드/웹사이트 버전)./ 방통위 제공
구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웹페이지에서는 전체 금액이 나온다"며 "부가세 10%는 누구나 아는 것이고, 무료체험 시작 시에는 결제 총액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 금액을 그대로 고지한 것뿐이다"고 반박했다.

구글 측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무료체험 서비스를 가입한 254만명 중 40%가 넘는 116만명이 자동으로 유료전환 됐고, 유료 전환 이용자 중 8.9%에 해당하는 8만8000명이 환불을 요청했다. 구글은 이들이 환불을 요청하면 바로 처리를 해줬다고 밝혔다.

구글 "부족한 점 개선은 하겠지만 행정조치는 억울"

구글은 법무법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 3명을 대변인으로 내세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방통위가 지적한 사항에 조목조목 반박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계속 피력했다.

구글 대변인은 "최근 법원의 판단 기준과 경쟁사 이해관계 등을 고려할 때 이용자 이익을 현저히 침해했다는 법률 요건을 충족하기에 부족하다고 본다"며 "공정위도 구독 경제 업계 관행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만큼 엄격하게 살펴달라"고 강조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구글 대변인은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가장 편리하고, 좋은 서비스로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에 방통위에서 제기하신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해 저희가 부족한 부분 지적에 대해서는 감사드리지만, 저희가 과연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를 위반해 행정제재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살펴봐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환불 제한은 업계에서 대부분 사업자가 행하고 있고 고지문구도 대동소이하다"며 "업계 관행에 따라 설명고지가 없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자신들의 위법 행위를 부인하면서도 자체적으로 제출한 서비스 관련 매출액에 따라 과징금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구글 대변인은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관련 매출액이 289억원이므로 최소 부과기준인 1%를 적용할 때 과징금튼 2억8000만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통위는 구글이 제출한 매출액의 경우 공식적인 회계감사를 받지 않은 내부 데이터기 때문에 구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법률상 정해진 대로 과징금을 부과했다.

구글 소송여부 촉각

방통위는 구글의 후속조치에 촉각을 기울인다. 페이스북처럼 행정소송을 걸면 장기전이 될 수 있다.

22일 오후 전체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구글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어떻게 할 지 대응방안을 묻자 최성호 이용자정책국장은 "그동안 조사한 것과 여러 법률자문 결과에 근거해 정당하게 판결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구글에 입장에서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소송에 이길 수 있도록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구글 측은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구글코리아 한 관계자는 "구글은 항상 사용자가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선택권과 정보를 제공하고자 노력해 왔다"며 "현재 방통위 심의의결을 면밀히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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