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데도 다 그러던데, 왜 우리만"…방통위 제재에 구글이 반발한 이유

입력 2020.01.25 06:00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에 과징금과 시정조치를 내렸다. 구글은 반박했다. 다만 행정소송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구독형 앱 서비스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왼쪽부터) 멜론, 넷플릭스 결제금액 취소관련 공지사항
22일 방통위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무료 체험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유료 서비스를 자동 결제하도록 했다는 점을 문제삼고 구글에 과징금 8억6700만원을 부과했다. 방통위는 이 과정에서 이용자가 서비스를 해지할 권한 같은 주요사항을 유튜브가 정확히 고지하지 않아 소비자 피해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방통위는 이용자에게 중요한 사항이 작은 글씨로 고지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글은 업계 관행을 이유로 방통위 제재에 반발했다. 유사한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해 이용자 불만을 낳는 구독경제 업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구글은 "구독형 모델이 어떤 형식으로 운영되는지 이미 이용자도 알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다른 업체도 유사한 불만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방통위 전체회의 모습./ 류은주 기자
실제 구독업계 관행은 어떨까. 대부분 구독형 앱은 무료 이용서비스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유료 서비스로 전환된다.

넷플릭스는 해지 관련 이용약관에서 ‘관련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라는 전제를 두고 결제금액이 환불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한다. 무료이용 기간이 종료되기 전까지 멤버십을 해지하지 않고 유료로 전환되면 자동으로 결제한다.

소비자가 더 답답해 하는 부분은 안드로이드와 iOS에 따른 운영체제별로 정책이 다르다는 점이다. 특히 애플 iOS 이용하는 이용자는 구독 관련 앱에서 유료결제를 할 경우 취소가 더욱 어렵다. 심지어 업체별로 취소가능 여부를 안내한 내용도 다르다. 명상 콘텐츠앱 마보에서는 ‘자동결제를 취소하고 싶다면 애플 고객센터로 문의하라’고 명시했다.

멜론 역시 기본적으로 서비스 유지 기간이 유튜브 프리미엄처럼 결제주기가 종료될 때까지다. 하지만 iOS에서 멜론은 ‘앱스토어를 통한 구매사항은 기본적으로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다.

환불방식을 고지하는 것도 서비스마다 달라 소비자를 헷갈리게 만든다. 공지하는 방식과 글씨 크기, 공지사항 위치 등이 앱마다 천차만별이다. 앱 설치 직후 공지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2~3번 클릭을 거쳐 공지사항 메뉴를 찾아 들어가야만 환불정책 내용을 볼 수 있는 서비스도 있다.

실제로 이용자 피해와 불만은 구독형 앱 전반에 걸쳐있다. 특히 광고로 신규 이용자를 유입하면서 자동결제 일자를 정확히 알리지 않아 발생하는 피해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콘텐츠 이용 피해 중에는 허위·과장 광고에 의한 피해(41.7%)가 가장 많았다. 콘텐츠 및 서비스 하자, 제공 중단(36.6%), 부당 요금 청구(22.8%) 등의 피해가 뒤를 이었다.

금전적 피해 발생 유형 중에는 월 단위 자동결제로 인한 피해 경험은 32.2%로 두 번째로 높았다. 이벤트 성으로 가입했다가 별도로 연락해 중단하거나 해지하지 않으면 이용자도 모르게 자동 결제가 되는 경우다. 조사 대상자의 76%가 피해 발생 전 경고 문구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이용자들이 이미 수많은 구독형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다 업계 관행 이상으로 광범위하게 이용자 이익을 침해한게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구글이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면 이용자 이익 침해 범위를 두고 다투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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