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 암호화폐 ‘페트로’를 발행한 베네수엘라가 올해도 코인 경제 실험을 지속하는 가운데, 페트로를 바라보는 베네수엘라 국민 반응은 시원치 않다.

25일 외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은 정부가 무료로 지급한 페트로를 시세보다 싸게 암호화폐 거래소 등에 내놓는다. 이 암호화폐는 비트코인 P2P 거래 플랫폼 로컬비트코인에서 시세 대비 약 반 값에 판매된다.

페트로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2018년 2월 출시한 세계 최초 국영 암호화폐다. 석유와 천연자원 등이 기반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현 정부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경제를 살리고 미국 경제 제재 등에 맞서기 위해 전략의 일환으로 발행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총 발행량은 1억 토큰이다. 1페트로 판매 단가는 베네수엘라산 원유 1배럴 가격(60달러)이 기준이다.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 한 사용자는 "최근 베네수엘라 정부가 600만명에 달하는 공무원과 연금 수령자를 대상으로 0.5페트로를 에어드롭(Airdrop·코인 유동성을 위해 활용하는 마케팅 방법. 암호화폐 소유자에게 무상으로 코인을 배분해 지급함)했다"며 "일부 국민은 고정시세 절반 가격에 페트로를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처 확대에 나선 마두로 정부…국민 "이딴걸 어따써"

마두로 정부는 페트로 사용에 사활을 거는 모습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지난해 공무원 퇴직자 450만명과 현직 공무원 350만명 등에게 페트로로 크리스마스 보너스를 지급했다.

최근에는 페트로 사용을 늘리기 위해 국영 카지노를 오픈했다. 앞서 마두로 전임인 우고 차베즈 정부는 카지노에서 매춘과 마약, 범죄 등이 빈번히 발생한다는 이유로 10년전쯤 폐쇄했다.

카지노는 페트로 전용이다. 수도 카라카스에 위치한 아빌라 국립공원 호텔에 위치한다. 마두로 정부는 카지노 사업으로 페트로 활용처를 넓히고 외화를 벌어 드리려 한다는 분석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한 국영 방송에 출연해 "페트로를 이용한 배팅은 허용한다"고 밝혔다. 타 암호화폐 보유자는 페트로로 교환해야만 배팅이 가능하다. 카지노 수익금은 베네수엘라 공공 보건과 교육 부문에 활용된다.

페트로 활용처도 꾸준히 늘린다. 2019년 하반기에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국영 복권(National Lottery)에 페트로를 적용했다. 복권에 당첨된 인물 중 원하는 사람에 한해 비트코인과 페트로를 상금으로 제공한다.

7월 말쯤에는 베네수엘라 최대 규모 백화점 ‘트라키’가 페트로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베네수엘라 암호자산 감독국은 트위터를 통해 "7월 25일부로 트라키가 국영 암호화폐 페트로를 결제 수단으로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달리 국민 반응은 시큰둥하다. 외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국민은 페트로 사용법을 모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미국 내 페트로 거래와 사용을 모두 금지시킨 데 이어 페트로를 사기라고 칭하는 해외 전문가들 목소리가 높아 국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