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스토리 작가, 그래픽·원화 아티스트, 사용자 경험 디자인(UX) 등…게임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누구보다도 열심히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입니다. ‘플레이어’는 게임 업계 관계자를 직접 만나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주]

최민석 젤리팝게임즈 대표, 김정기 젤리팝게임즈 개발PM 인터뷰
퍼즐게임에 쿠키런 IP 더해 귀여움·전략성 확보
AI 활용해 개발…단순 반복 작업은 기계에 맡겨 효율·깊이 ↑
아트 면에서도 새 경험 제공…캐릭터 디자인 전작과 달라져
2주마다 새 캐릭터 등 콘텐츠 꾸준히 추가할 계획
"이용자 삶의 일부처럼 편안히 자리 잡는 게임 됐으면"

데브시스터즈는 16일 쿠키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매치3 퍼즐게임, 안녕! 용감한 쿠키들을 세계에 정식으로 선보였다. 게임 개발은 데브시스터즈의 퍼즐게임 전문 개발 스튜디오(자회사) ‘젤리팝 게임즈’가 맡았다. 40여명의 개발자가 소속된 이 회사는 2016년 11월 8일 설립됐다.

안녕! 용감한 쿠키들은 같은 장르 게임이 이미 시장에 많은 만큼 차별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 장르적 특성에 쿠키런 IP에서 만날 수 있는 쿠키를 결합했다. 저마다의 개성과 능력을 지닌 쿠키와 펫을 18종이나 마련했다. 단순히 주어진 퍼즐을 수동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독특한 능력을 지닌 쿠키로 전략을 세워서 공략하는 재미를 더했다.

김정기 개발PM(왼쪽), 최민석 대표(개발총괄, 오른쪽)의 모습. / 오시영 기자
김정기 개발PM(왼쪽), 최민석 대표(개발총괄, 오른쪽)의 모습. / 오시영 기자
이렇게 독특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인공지능(AI)이다. 데브시스터즈는 AI 기술을 열심히 개발하는 회사 중 하나다. 게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에서 AI와 겨루는 콘텐츠인 ‘알파런’을 선보이거나, 고객서비스(CS) 부문에서 AI를 활용하기도 했다.

젤리팝게임즈는 데브시스터즈 서비스기술실에서 AI·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다루는 조직인 데이터애플리케이션 셀에서 개발한 AI ‘퍼즐 봇’을 제공받아 게임 개발에 활용했다.

퍼즐게임을 만들 때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것은 너무 어렵지도, 쉽지도 않은 적당한 난이도로 레벨(스테이지)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스테이지를 계속해서 플레이해야 한다.

안녕! 용감한 쿠키들이 마련한 스테이지는 200개가 넘는다. 이에 더해 이 게임의 특징인 캐릭터 쿠키는 19종이 있다. 다시 말해서 각 스테이지를 각 쿠키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나올 때까지 반복해서 플레이해야 난이도를 맞출 수 있다는 말이다.

200개가 넘는 스테이지를 각 쿠키로 수없이 플레이하는 것은 사람이 하기에는 너무 고생스러운 일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를 AI를 활용해 해결했다. / 오시영 기자
200개가 넘는 스테이지를 각 쿠키로 수없이 플레이하는 것은 사람이 하기에는 너무 고생스러운 일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이를 AI를 활용해 해결했다. / 오시영 기자
말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히는 작업을 최근에는 퍼즐봇이 전담한다. 2019년 6월부터 도입했다. 퍼즐봇은 각 스테이지를 200만판 플레이해 쿠키별 영향력을 집계한다. 레벨 디자인 전문 인력은 AI가 작성한 통계를 바탕으로 게임 밸런스를 절묘하게 조정한다.

최민석 대표는 "퍼즐봇이 없던 개발 초기에는 레벨 디자인 전문 인력이 모든 스테이지를 모든 쿠키로 플레이하느라 고생을 굉장히 많이 했다"며 "AI 도입 이후 시간 단축은 물론, 오차범위도 크게 줄일 수 있어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데브시스터즈가 보는 AI 기술의 목표는 ‘단순 반복 작업을 기계에게 맡겨 직원이 사람이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게임을 더 효율적이면서도 깊이있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쿠키런 시리즈와 안녕! 용감한쿠키들의 눈설탕맛 쿠키의 모습. / 데브시스터즈 제공, 오시영 기자
(왼쪽부터)쿠키런 시리즈와 안녕! 용감한쿠키들의 눈설탕맛 쿠키의 모습. / 데브시스터즈 제공, 오시영 기자
최민석 대표는 개발팀이 아트·디자인 면에서도 공들였다고 강조했다.

안녕! 용감한 쿠키들에서는 ‘바삭한’ 질감을 강조했던 기존 쿠키런 IP 게임과는 달리 ‘말랑한’ 모습의 쿠키를 만나볼 수 있다. 쿠키의 머리와 신체 비율도 1대 1로 조정해 더 어려 보이도록 했다. 특히 쿠키의 감정을 생동감 있게 표현할 수 있도록 눈에 광점(반짝거리는 부분)을 추가했다.

최민석 대표는 "눈에 광점을 넣으면, 눈물을 글썽거리거나 초롱초롱하게 바라보는 모습 등 감정표현을 더 확실히 표현할 수 있다"며 "이는 과감한 감정표현을 선호하는 미국 등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데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기 개발PM(왼쪽), 최민석 대표(개발총괄, 오른쪽)의 모습. / 오시영 기자
김정기 개발PM(왼쪽), 최민석 대표(개발총괄, 오른쪽)의 모습. / 오시영 기자
레벨 디자인을 할 때도 이용자가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최민석 대표는 "퍼즐게임을 다수 제작해본 베테랑 레벨 디자이너를 영입해 레벨을 공략하는 포인트와 시각적 변화를 다양하게 구성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허브 스테이지에서는 허브를 퍼뜨리며 맵을 전방위적으로 공략하는 경험 ▲원숭이와 바나나 스테이지는 ‘원숭이’ 오브젝트를 집중 공략하는 경험 ▲츄잉베리 스테이지에서는 연쇄 폭발을 일으키는 경험을 담았다. 해당 스테이지는 각각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을 테마로 삼아 시각적으로도 새 경험을 선사한다.

원숭이가 나오는 스테이지에서는 원숭이 오브젝트(빨간색)를 공략해 바나나(파란색)까지 이르도록 해야 한다. / 오시영 기자
원숭이가 나오는 스테이지에서는 원숭이 오브젝트(빨간색)를 공략해 바나나(파란색)까지 이르도록 해야 한다. / 오시영 기자
게임 개발을 총괄하는 최민석 젤리팝게임즈 대표는 퍼즐 장르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한국 시장에서는 퍼즐게임보다 다른 장르의 인기가 더 많긴 하지만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해외 시장, 특히 미국의 경우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10배는 크다. 퍼즐게임을 차트 상위권에서 다수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쿠키런 IP가 다양한 국가에서 사랑받는 상황이기도 해서 2019년 5월 게임을 소프트론칭해 해외 이용자에게 먼저 선보여 다양한 피드백을 반영했다"며 "안녕! 용감한 쿠키들은 미국, 일본, 대만, 홍콩 등 국가에서 서비스하고 있고, 총 5개 언어를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개발팀은 앞으로도 꾸준히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2주마다 새 쿠키와 에피소드, 30~40개 분량 레벨을 추가한다. 30일에도 새 캐릭터 ‘마카롱맛 쿠키’ 등 콘텐츠를 추가했다. 이에 더해 콘텐츠를 추가할 때 마다 쿠키와 어울리는 행사를 진행한다. 에피소드를 완료한 이용자는 ‘챔피언스 리그’에 참여해 경쟁할 수 있다.

개발팀은 최근 마카롱맛 쿠키와 에피소드 13을 게임에 추가했다. / 데브시스터즈 제공
개발팀은 최근 마카롱맛 쿠키와 에피소드 13을 게임에 추가했다. / 데브시스터즈 제공
최근 개발팀이 가장 집중하는 부분은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재화 수급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최민석 대표는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 즐길거리를 마련하거나, 합리적 구매 가격을 제시하거나, 이용자가 만족할 수 있는 획득량을 제공하는 등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민석 대표는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기본적인 퍼즐게임 요소와 귀여운 쿠키는 물론, 커뮤니티 기능인 ‘팀’을 마련해 공략을 공유하고, 팀과 함께 경쟁하고, 친한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으니 많이 즐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많은 이용자가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게임이 됐으면 좋겠다. 이용자의 삶의 일부처럼 편안히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정기 개발PM은 "최근 개발팀이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많이 기대해주시고 사랑해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30일 추가된 마카롱맛 쿠키와 에피소드의 모습. / 데브시스터즈 제공
30일 추가된 마카롱맛 쿠키와 에피소드의 모습. / 데브시스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