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공장 재개해도 부품 바로 쏟아지는 구조 아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현대차가 국내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주요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에 차질을 빚어서다. 소비자 관심은 제네시스 GV80 출고 여부에 쏠린다. 브랜드 최초 SUV로 사전계약 한달만에 2만명 이상이 몰린 상태여서다.

4일 현대차 노사 및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노사 양측은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실무협의를 진행, 국내 생산 공장의 휴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소재 현대차 공장은 최장 8일 신차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현재 울산공장 대부분의 라인이 멈춘 상태이며 5~7일 아산공장과 전주공장 등도 순차적으로 가동을 멈출 계획이다.

▲ 현대차 아산공장 생산라인. / 현대자동차 제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중국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특히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쌍용차 등이 생산 중단을 선언했거나 감산에 돌입했다. 특히 중국산 의존도가 높았던 와이어링 하네스의 재고 소진이 한국 내 자동차 공장을 멈춘 가장 큰 이유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 내부에 장착된 전기장치들에 각종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장치다. 인체의 신경망처람 차 곳곳에 위치한 전자부품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업계 관심은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서 올해 야심차게 내놓은 신차 GV80에 쏠린다. GV80은 제네시스가 브랜드 최초로 출시한 SUV로, 국내외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한 전략 제품이다. 지난 1월15일 출시 후 계약대수가 2만대를 넘어설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GV80이 생산되는 울산 2공장 역시 7일부터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출고까지 걸리는 시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소식지. 국내 생산 중단 소식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 현대차 노조 홈페이지 발췌
현대자동차 노동조합 소식지. 국내 생산 중단 소식을 알리는 내용이 담겨있다. / 현대차 노조 홈페이지 발췌
GV80의 월 양산대수는 최대 4000대 수준으로 알려졌다. 정상적으로 생산돼도 출고지연분을 해소하려면 단순 계산으로도 4~5개월이 걸린다. 영업일선에서는 6개월 이상 대기할 수도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와이어링 하네스의 경우 생산 초기에 투입되는 부품이어서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이후 생산공정 전체에 영향을 준다"라며 "중국발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가 빨리 정리되지 않으면 생각보다 사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국내 부품업체들이 와이어링 하네스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옮긴 이유는 생산 공정에서 수작업이 많이 필요해 인건비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라며 "중국내 공장 가동을 재개하더라도 곧바로 물량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GV80 등 인기 신차의 출시 지연이) 생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