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그룹이 2020년 새해 벽두부터 적극적인 성인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영국 BBC 탑기어와 손잡고 랠리카를 선보였고, 1월말 축구팬을 타깃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드 트래퍼드 구장' 상품을 내놨다. 2월에는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손잡고 제품을 개발한다는 소식과 함께, 레고팬이 만든 ‘ISS 국제우주정거장'을 출시했다.
레고그룹이 성인층 공략에 나선 이유는 전체 매출에서 성인이 차지하는 비중을 늘려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레고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연간 레고 브릭 세트 판매량 중 성인 소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18~20% 수준이다.
레고 브릭을 이용해 자신이 직접 작품을 만들고 공유하는 열성적인 성인 레고 팬은 전 세계 1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레고그룹은 이들 성인 레고 팬을 ‘아폴(AFOL, Adult Fan Of LEGO)’로 규정한다. AFOL이 레고 웹사이트에 올린 작품 아이디어는 2만가지 이상이며, 이중 25점 이상은 실제 제품화 됐다.
AFOL 등 레고 애호가는 자신이 개발한 레고 상품을 레고그룹이 운영하는 '레고 아이디어스' 사이트에 올려 상품화 제안을 한다. 3일 국내 출시된 ISS 국제우주정거장도 레고 아티스트 ‘크리스토프 루지(Christoph Ruge)’가 레고 아이디어 플랫폼에 출품한 것이다.
레고 국제 우주 정거장 세트는 하루 16번 지구를 공전하는 국제 우주 정거장과 나사 우주왕복선, 미니 화물 우주선(3정), 우주 비행사 미니피규어(2개) 등으로 구성된다. 브릭 수는 모두 864개며, 크기는 너비 기준 49㎝다. 8개의 태양열 전지판과 이를 연결하는 2개의 회전축, 로봇팔 ‘캐나담2(Canadarm2)’ 등 국제 우주 정거장의 특징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1월말 출시된 ‘레고 크리에이터 엑스퍼트 올드 트래퍼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제품번호 10272)는 2020년 110주년을 맞은 ‘올드 트래퍼드 구장’을 레고 브릭을 이용해 600분의 1 비율로 정교하게 축소해 만든 제품이다.
레고그룹은 최근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협업해 8분의 1스케일 ‘레고 테크닉 람보르기니'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 이미 시장에 선보인 성인향 레고 제품도 다수
레고그룹은 2019년 11월, 팀 버튼 감독작 1989년 영화 배트맨에 등장하는 ‘배트모빌'을 60㎝ 크기로 정교하게 만든 브릭 상품을 선보였다.
2019년 10월에는 전 세계 스타워즈 팬을 겨냥해 길이 1미터가 넘는 초대형 레고 브릭 세트 ‘레고 스타워즈 제국의 스타 디스트로이어(75252)’를 내놨다.
레고 스타 디스트로이어는 영화 촬영에 사용된 실제 우주선 모형과 흡사하게 재현됐다. 스타워즈 제국군의 상징적인 우주전함의 위용을 외형에 그대로 옮겼으며, 회전식 대포와 경사진 접시형 레이더, 거대한 엔진 배기구, 정교한 표면 등 세부 디테일이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2019년 10월에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인 신형 ‘랜드로버 디펜더' 자동차를 레고 브릭으로 재현한 ‘레고테크닉 랜드로버 디펜더'를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