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글로벌 반도체 구매 1위 기업은 애플이라는 조사가 나왔다. 애플워치와 에어팟, 신형 아이폰 등 제품 판매 호조가 반도체 구매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SSD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시장에서의 실적 부진으로 3년 만에 애플에 선두를 내줬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도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3위를 기록했다.

팀 쿡 애플 CEO / IT조선 DB
팀 쿡 애플 CEO / IT조선 DB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6일 지난해 글로벌 주요 업체의 반도체 지출 규모를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

 글로벌 상위 10대 기업별 반도체 구매액 추정치 (단위: 백만 달러) / 가트너 제공
글로벌 상위 10대 기업별 반도체 구매액 추정치 (단위: 백만 달러) / 가트너 제공
애플은 2019년 반도체 지출 규모를 전년 대비 12.7% 줄였지만, 애플워치와 에어팟 등 웨어러블 시장에서 판매 호조, 신형 아이폰의 트리플 카메라 모듈 채택으로 가장 많은 반도체를 구매한 기업이 됐다.
마사츠네 야마지 가트너 수석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이 하락한 덕분에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 모델의 가격을 크게 높이지 않고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2019년 지출 규모를 21.4% 줄이면서 2위로 밀려났다. 야마지 수석연구원은 "이는 단순히 메모리 가격 하락만의 영향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대부분의 전자기기 시장, 특히 스마트폰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분쟁의 악영향에도 3위 자리를 지켰다. 화웨이는 2019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 호조로 반도체 지출 규모를 1.8% 줄였다. 2019년 8위를 기록한 샤오미는 상위 10대 업체 중 반도체 지출을 늘린 유일한 기업이다. 전년 대비 약 1.4%가량 상승했다.

야마지 수석연구원은 "2019년 주요 기업들의 반도체 구매 지출 감소 원인은 메모리 가격의 급락이다. 2018년에는 주요 업체들 전체 반도체 지출액의 45%를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할 만큼 가격이 높았지만, 2019년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지난해 상위 5대 기업은 메모리 구매 비중을 36%로 줄이면서 더 좋은 프로세서와 큰 메모리 용량을 제공해 제품의 컴퓨팅 성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불확실성과 거시경제 둔화도 반도체 구매 기업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9년에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한일 갈등, 홍콩 시위 등의 정치적 마찰 심화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했다.

야마지 수석연구원은 "이러한 거시경제 상황은 다양한 전자 장비에 대한 수요에 영향을 미쳤다. 2019년 총 전자기기 매출 규모는 2018년 대비 0.2% 감소한 47억달러(5조5500억원)에 그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