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원의 오덕이야기] (109)마크로스에 이은 초시공 시리즈 3탄 '서던크로스'

입력 2020.02.08 11:55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덕'(Otaku)은 해당 분야를 잘 아는 '마니아'를 뜻함과 동시에 팬덤 등 열정을 상징하는 말로도 통합니다. IT조선은 애니메이션・만화・영화・게임 등 오덕 문화로 상징되는 '팝컬처(Pop Culture)' 콘텐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가고자 합니다. 어린시절 열광했던 인기 콘텐츠부터 최신 팝컬처 분야 핫이슈까지 폭넓게 다루머 오덕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 줄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1984년작 ‘초시공기단 서던크로스(超時空騎団サザンクロス)'는 1982년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1983년 ‘초시공세기 오가스'에 이은 초시공 시리즈 3탄이자 시리즈 마지막 작품이다. 제작은 독수리오형제를 탄생시킨 타츠노코 프로덕션이 맡았다.

초시공기단 서던크로스 일러스트. / 야후재팬 갈무리
서던크로스는 우주를 무대로 정체불명의 외계인에 맞서 싸운다는 점, 가변형 로봇 기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마크로스와 비슷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차이점은 마크로스의 경우 남자 주인공 이치죠를 내세운 반면, 서던크로스는 3명의 여성 군인이 주인공이다. 또, 마크로스는 3단 변신로봇 VF-1 발키리만 사용하지만, 서던크로스에서는 강화전투복을 입은 상태에서 또 다른 가변형 전투로봇에 올라탄다는 점이다.

애니메이션의 배경은 21세기말 전쟁 등으로 인해 자연환경이 파괴된 지구로부터 시작된다. 인류는 사람이 살 수 없게된 지구를 떠나 거주가능한 새로운 별을 찾아 나선다. 인류는 이미 개발이 진행된 프록시마 항성의 리베르테란 별을 개척한 후 인접 행성인 크로리에 개척에도 나서게 된다.
초시공기단 서던크로스 오프닝 영상. / 유튜브 제공
서기 2120년, 크로리에 행성을 개척 중인 인류 앞에 돌연 외계인 ‘조르'가 이끄는 대규모 외계 우주선단이 나타난다. 조르는 인류를 향해 크로리에 행성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크로리에 행성의 경비를 담당하는 전략기갑사단 분대장 ‘잔 프란세즈'소위, 우주기갑대 중대장 ‘마리 안젤'소위, 헌병대 ‘라나 이자비아'소위 등 3명의 여성 군인과 개척혹성군 ‘서던크로스(Army of the Southern Cross·ASC)’는 인류가 터전을 꾸린 모성 리베르테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정체불명의 적에 맞서게 된다.

서던크로스는 아쉽게도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다. 현지 매체 ‘더 아니메' 기사에 따르면 이 작품은 본래 총39화 분량이 방영될 예정이었으나,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1984년 9월 30일 방영된 23화 ‘제네시스(Genesis·창세·創世)’를 마지막으로 방송이 끝났다.

나머지 16화 분량을 공개하지 못한 탓에 인류를 습격한 외계인의 정체와 그들이 인류로 부터 빼았으려했던 크로리에가 사실 외계인 조르의 고향별이라는 등의 스토리 핵심 부분이 공개되지 못한 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서던크로스는 시리즈 1편인 인기작 마크로스를 둘러싼 타츠노코와 빅웨스트간 법정투쟁으로 현지 지상파 방송에서 재방송될 기회도 없었다. 2000년에 들어서서야 겨우 파이오니아LDC를 통해 DVD가 출시되는 정도였다.

초시공기단 서던크로스 DVD 패키지 일러스트. / 아마존재팬 갈무리
미국에서 서던크로스는 배급사 하모니골드USA를 통해 로보테크 시즌2 ‘로보테크 마스터즈(The Robotech Masters)’란 이름으로 소개됐다. 메가존23의 편집판인 극장판 ‘로보테크 더 무비(Robotech The Movie Untold story)’에서도 서던크로스 영상이 다수 사용됐다.

로보테크는 1980년 인기 로봇 애니메이션 ‘마크로스’와 ‘기갑창세기 모스피다', 마크로스와 같은 초시공 시리즈 3탄 ‘서던크로스' 등 3개 작품을 편집을 통해 재구성해 미국에 방영했던 작품이다. 로보테크 애니메이션은 남태평양 한 섬에 추락한 우주선으로부터 얻은 기술로 만든 거대 로봇과 인류가 외계인의 침략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운다는 내용으로, 기본적으로 원작 마크로스와 같다.

1984년 출간된 서던크로스 스페셜가이드북에 따르면 서던크로스 애니메이션은 기획 초기 진지한 이야기가 아닌 개그 요소에 여주인공 액션을 더한 작품으로 구상됐다. 캐릭터 디자인은 로리콘 스타일의 미소녀 그림에 재능을 보였던 만화가 ‘우치야마 아키(内山亜紀)’를 기용할 예정이었다.

초시공기단 서던크로스 한장면. / 야후재팬 갈무리
초시공 시리즈 감독 하세가와 야스오(長谷川康雄)는 작품 가이드북을 통해 서던크로스를 ‘미래세기 잔 다르크' 이야기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하세가와는 이 기획을 바탕으로 디자인 일러스트도 그렸으나 최종적으로는 채용되지 못했다. 하세가와의 기획은 1980년대에 맞춰 여주인공에 잔 프란세즈에 잔 다르크의 분위기를 더하는 방향으로 수정됐다.

서던크로스 설정집 속 로봇 메카닉. / 야후재팬 갈무리
애니메이션 서던크로스에는 주인공 별로 각각의 가변형 로봇이 존재한다. 전략기갑사단 분대장 ‘잔 프란세즈'소위는 탱크형 기체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스파르타스(Spartas·ATAC 01-SCA)’를 사용한다. 이 기체는 호버크래프트 형태의 ‘스나이핑 크래퍼', 화력에 초점을 맞춘 ‘워커 캐논', 로봇 형태인 ‘배틀 스나이퍼' 등 3단 변신이 가능하다.

TASC 01 로건 설정 일러스트. / 야후재팬 갈무리
우주기갑대 중대장 ‘마리 안젤'소위는 애니메이션 11화까지 전투폭격기에서 로봇으로 3단 변신이 가능한 ‘로건(Logan·TASC 01-SCF)’에 탑승해 전투를 벌인다. 이후 전투 헬리콥터 모양의 기체에서 로봇으로 변신하는 ‘오로란(Auroran·TASC 02-SCF)’을 조종한다.

이들 기체는 마크로스에 등장했던 주력 기체 ‘VF-1 발키리'의 후속기종이라는 설정이다. 애니메이션에는 다목적 전투기 ‘VF-7 실피드' 등 다수의 전투기체가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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