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생산, 코로나 '후유증'에 상당기간 차질 불가피

입력 2020.02.13 09:41

코로나19 사태로 가동을 멈췄던 국내 자동차 공장들이 속속 생산을 재개했으나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어링 하네스의 경우 중국산 외에 딱히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현대자동차가 울산2공장 등 일부 국내 생산라인의 재가동에 돌입했다. 주말부터 중국서 항공과 선박편으로 들여온 부품 일부와 국내 생산분, 동남아시아 지역 부품까지 끌어와 ‘비상가동'을 시작했다. 울산2공장은 제네시스 GV80, 현대차 펠리세이드 등을 담당하는 곳이다. 소비자 인도가 밀린 인기차종부터 우선적으로 생산하자는 것이 회사측 방침이다.

이날 쌍용차는 완성차 생산을 재개한다. 지난 12일 와이어링 하네스 등 중국 옌타이 등에서 생산한 부품을 선박편으로 받았다. 쌍용차는 부품재고 부족으로 4일부터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기아차는 12~14일 순차적으로 공장가동을 재개한다. 회사는 주초 일부 군수차량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산을 멈췄지만, 지난주말부터 와이어링 하네스 등을 긴급수혈하면서 다시 공장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출고가 밀려있는 봉고트럭 등은 14일 이후 생산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11일부터 임시휴업에 돌입한 상태다. 회사는 부품재고 파악 및 수급상황 등을 고려, 17일부터 공장을 가동할 방침이다.

비교적 생산 타격이 적었던 한국GM도 결국 다음주 중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할 계획이다. 회사는 최근 노조와 다음주(2월17~23일) 생산일정을 공유했다. 여기엔 부평1공장의 가동을 17~18일 일시중단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부평2공장은 정상적으로 가동한다.

국내 완성차 공장이 멈춘 것도, 재가동에 돌입한 것도 모두 중국산 의존도가 높았던 와이어링 하네스 때문이다. 중국 정부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설명절 연휴를 연장키로 결정하면서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1주일 이상 중국서 부품 공급이 끊기며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보유했던 와이어링 하네스 재고가 바닥이 났던 것.

그나마 산업부와 외교부 등 민관 합동으로 중국 내 부품공장의 재가동 시기를 앞당기며 9일부터 일부 물량의 국내 반입이 시작됐다는 것이 업계 설명이다.

산업계에서는 부품공급 다변화를 주문한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에서는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와이어링 하네스와 같은 노동집약적 부품은 인건비 저감을 위해 중국산 제품 비중을 높였고, 국내 부품회사들도 중국에 생산설비를 이미 갖춘 상태여서다.

한 국내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선 다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당장 이번 사태때만 해도 중국산 외에 국내나 다른 지역에서 부품을 조달하기 쉽지 않았다"며 "부품업체들이 생산시설을 국내로 돌리는 것도, 중국 외 다른 지역에 공장을 추가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중국산 부품 공급이 시작됐다고 당장 국내 완성차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 다른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중국 명절 이후 아직까지 1만명 이상 현직에 복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당장 현지 공장 가동률을 평소 수준으로 끌어 올리긴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하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와이어링 하네스의 경우 각 차종이나 기능 등에 따라 맞춤식으로 주문하는데다 수작업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협력사를 바꾸기도 어렵고, 바꾼다해도 수율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은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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