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은 지구 자전과 함께 움직이는 ‘정지궤도 위성’
기존 하루 1~2번에서 12시간 연속 미세먼지 정보 확보 가능

"미세먼지의 국경 간 이동상황을 세계 최초로 관측할 수 있게 된 것인가요? 기대가 큽니다."

지난달 6일 대전 대덕연구단지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과학기술인과의 간담회에서 감탄하며 던진 말이다. 1년에 한차례 진행하는 과학기술정통부 업무보고 자리였다.

천리안 2B호를 실은 아리안 발사체가 발사하고 있는 모습./자료 천리안2B호 공동취재단
천리안 2B호를 실은 아리안 발사체가 발사하고 있는 모습./자료 천리안2B호 공동취재단
19일 성공적으로 발사해 궤도에 안착한 천리안 2B호 위성은 이처럼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그 결과 ‘세계 최초’라는 꼬리표를 단 환경관측 위성 발사로 이어졌다.

천리안 2B호 핵심은 ‘정지궤도 위성’이다. 지구 자전속도와 같은 속도로 지구 주위를 돌며 한 지점을 집중 관측한다. 실시간 변화 흐름을 정확히 잡아낼 수 있고, 이를 통해 미세먼지 발생 및 이동경로 확인이 가능하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천리안 2B호는 세계 최초 정지궤도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위성"이라며 "이를 통해 미세먼지의 발생 지역과 이동경로, 미세먼지 원인이 되는 물질을 관측해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기존 위성은 하루에 1~2번 신호를 받았지만 천리안 2B호는 12시간 계속 받을 수 있어 정확한 미세먼지 경로를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미세먼지 흐름만 쫓는 것은 아니다. 해양 오염물질 이동경로 관측도 가능하다. 예컨대 유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이동경로를 관측한다. 해양 재난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독자기술 확보도 의의

2018년 말 성공적으로 발사한 천리안 2A호에 이어 2B호도 성공적으로 발사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정지궤도 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독자기술을 확립했다는 의의도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천리안 2B호로 위성구조체와 열제어부분품, 전력분배장치 등 핵심부품을 국산화횄다. 비행 소프트웨어와 관측영상기하 정보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도 자체 기술로 개발했다.

천리안 2B호를 실은 아리안 발사체의 발사 직후 모습./자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영상 갈무리
천리안 2B호를 실은 아리안 발사체의 발사 직후 모습./자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영상 갈무리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확보된 정지궤도 국산화 플랫폼은 향후 공공 또는 민간에서 국내 정지궤도 임무위성을 개발할 때 기본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독자 통신위성과 항법위성 가능성도 높였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정지궤도위성에 대한 기본적인 설계 등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고 의미를 담았다.

세계 첫 환경관측 위성으로 글로벌 환경 이슈 목소리 높일 기회

글로벌 환경 문제 해결에 주도적 참여도 기대된다. 우리가 세계 최초로 환경센서를 갖춘 정지궤도위성을 확보함에 따라 각국 환경 관련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나 관측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천리안 2B호가 한반도 외에 지구 절반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국가와 영상을 공유하고 데이터를 보정 받을 수 있다.

천리안 2A와 2B 두개의 위성을 정지궤도에 둬, 여러 종류의 센서를 동시에 활용해 전에 없던 새로운 융복합 임무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유주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해양위성센터장은 "천리안2B호의 해양센서는 공간 해상도가 뛰어나고 환경센서는 관측하는 빛의 파장을 분석하는 분광 해상도가 뛰어나다"며 "2A호의 기상센서와 천리안 1호의 센서까지 함께 활용하면 미세먼지 관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리안 2B호는 19일 오전 7시18분(현지시각 18일 오후 7시18분) 남아메리카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2018년 12월 천리안 2A호가 성공적으로 발사한지 1년 여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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