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5년부터 4년간 맡아온 호텔롯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롯데그룹이 19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1월말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신동빈, 송용덕, 김정환, 박동기, 이갑 등 5인 대표체제에서 이봉철, 김현식, 최홍훈, 이갑 등 4인 대표체제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동빈 회장이 대표를 겸직한 계열사도 롯데 지주, 롯데제과, 롯데케미칼 등 3곳으로 줄었다.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의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임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 차원"이라고 밝혔다. 호텔롯데는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 대법원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이자, 계열사의 책임경영과 전문성 강화를 위한 결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신동빈 회장의 사임이 호텔롯데 상장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시각이다. 상장 심사에서 경영진의 도덕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상장에 나선다는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2016년 친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사태로 대국민 사과와 함께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 한 바 있다. 당시 사과문에는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호텔롯데가 상장하면 대규모 신주발행을 통해 일본롯데홀딩스 등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지분을 낮출 수 있다. 현재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롯데홀딩스(지분율 19.07%)이며, 일본 롯데 계열사 등 13개 일본 기업이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