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 분리 매각설이 급부상하고 있다. 자회사 IHQ가 손자회사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엔터)를 매각한 것이 계기가 됐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 KT가 움직이지 않자, 더 많은 투자자 타진을 받기 위해 몸값 낮추기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25일 유료방송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딜라이브 채권단은 IHQ를 딜라이브로부터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IHQ 매각이 불발될 경우 IHQ를 별도 법인으로 남겨 놓고, 딜라이브만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로고 각사 제공, IT조선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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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IHQ는 21일 큐브엔터 지분 30.6%를 브이티지엠피에 매각하는 내용의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매각 대금은 291억원이다.

업계는 IHQ의 큐브엔터 매각이 딜라이브 매각 그림에 청신호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우선 재무구조가 개선된다. 좋은 인수 기업으로 인식된다. 분리매각설이 힘이 받는 이유다. 큐브엔터 매각으로 IHQ의 기업가치가 개선된 가운데 딜라이브에서 떼어 내면 매수기업 입장에서 인수가액 부담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계열사를 털어내기 전 1조원에 달했던 딜라이브의 몸값이 대폭 내려간다.

분리매각에 나설 경우 통신사 움직임에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유력 인수 후보자인 KT가 주목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이후에도 딜라이브 인수를 망설여 온 KT는 황창규 회장의 후임으로 내정된 구현모 사장 역시 M&A 신중론자로 알려지면서 보류됐다는 얘기도 나왔다.

KT측도 구 내정자는 케이블TV를 M&A해서 시너지가 있는지 좀 더 지켜보겠다는 방향에 무게를 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딜라이브의 몸값이 낮아지면 KT의 생각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무선에 이어 유선 1위 자리를 노리는 SK텔레콤도 충분히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구 대표 내정자 취임 직후를 주목한다. 인수작업에 본격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SKT가 움직인다면 KT가 유료방송 1위 자리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곧 취임하는 구 대표 입장에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