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첫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 한 달여만에 감염자는 4000명을 넘어섰다. 하루가 다르게 감염자 증가폭이 커져 전국 확산 우려가 현실화했다. IT조선은 [코로나와 싸우는 사람들] 기획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맞서 사투를 벌이는 숨은 영웅들을 찾아본다. 독자 분들도 같이 응원해주시길~

거의 한달째 포털 검색어 순위에 빠지지 않는 검색어가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이동경로다. 네티즌들은 확진자가 다녀간 쇼핑몰과 식당, 지역 등을 피해 감염 확률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발표되는 이동경로를 지켜본다.

모두가 확진자 이동 경로를 피하지만 반대로 이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가는 이들이 있다.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전후관계를 확인하고 신속하게 판단을 내리는 역학조사관들이다.

./픽사베이 갈무리
./픽사베이 갈무리
누구나 피하려는 감염 현장만 골라
누구보다 먼저 찾아가는 사람들
확진자 동선 파악에 검사여부 판단도

우리나라는 감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1999년부터 역학조사관 제도를 운용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 60조 2항’에 따라 복지부 소속 역학 조사관 인력을 30명으로 유지했다. 최근 국회서 코로나3법이 통과되면서 100명 이상으로 증원됐다.

역학은 감염병을 연구하는 의학이다. 증상이 발생한 시점을 정확히 잡아내는 데서 시작한다. 역학조사관은 감염병 발생 감시와 초기 신속한 역학조사를 통해 확진자 이동경로를 파악한다. 이후 감염병 발생 원인과 특성을 파악해 전염병 확산을 막고 방역 대책을 세운다.

실제 역학조사관의 하루는 정신없이 지나간다. 경찰 기동대나 군의 5분 대기조와 다를 바 없다. 하루 종일 대기하다가 확진자가 나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식이다. 한 역학조사 관계자에 따르면 출동 연락을 받은 뒤 조사관들은 확진자와 유선연락, 카드사용내역, 휴대전화 사용내역 등을 조사해가면서 이동 동선을 짚는다.

이후 확진자가 다녀간 현장에 달려간다. CCTV를 살피고 확진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환자를 분류한다. 회의를 통해 14일간 격리해야 할 접촉자와 보건교육으로 마무리할 접촉자를 분류한다. 보건소에 명단을 넘긴다. 그렇다고 일이 끝나는 게 아니다. 질병관리본부에 제출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루일과가 얼추 마무리된다.

하루종일 ‘5분대기조’마냥 긴장의 연속
확진자 급증해 짧은시간 판단까지 잘 해야
집으로 돌려보냈는데 확진 나올까 ‘노심초사’
"기본 위생수칙만 지켜도 충분히 예방"

최근 코로나3법 통과로 조사관 인원수가 늘었다. 하지만 환자 역시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부족한 상태다. 현 파견 인력으로 따질 때 조사관 1명이 약 32명의 환자를 돌봐야 한다. 대응이 만만치 않은 이유다. 특히 전파력이 빨라 역학조사관들이 겪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짧은 시간에 신속하고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긴장의 연속이다.

최근에는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도 늘어나면서 역학조사관 고민거리가 늘었다. 애매모호한 상황에 놓여있던 의심환자가 선별진료소에 방문하면 이들에게 진단 검사를 해야할지 말지를 판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해숙 서울시 역학조사관은 "의심 환자 중 무증상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민한다"며 "나중에 증상이 생길 수 있는만큼, 의심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내면서도 상당한 부담감을 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체 채취를 마친 의심 환자를 집 외에는 격리할 공간이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 중 하나다. 집으로 돌려보낸 의심 환자가 알고보니 확진자일 경우, 격리되면서 마주친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조사관은 "집으로 돌려보내는 현실도 우려된다"며 "확진 판정이 날 경우 환자 접촉자가 그만큼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대중교통을 자제하라고 말해줄 수밖에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역학조사관들은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한 최선책으로 기본 수칙을 철저히 지키라고 당부한다. 사람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마스크 착용, 올바른 손 씻기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만 지켜도 예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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