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주총 비상…'전자투표' 급부상

입력 2020.03.03 14:44 | 수정 2020.03.03 14:44

채택이 지지부진했던 ‘주주총회 전자투표제’가 코로나19 여파로 기업들이 대거 채택할 태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수백명의 주주들이 몰리는 정기주주총회를 앞둔 대기업들이 코로나19 발병에 대한 고심에 빠졌다. 대안으로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전자투표제가 급부상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전자투표를 실시한다.

2020년 처음으로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삼성전자는 18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주총을 연다. 삼성전자는 주총장 입구에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비치한다. 주총 시작 전 발열 검사를 해 증상이 의심되는 경우 귀가 조치를 하고, 좌석 배치도 평소보다 간격을 넓게 할 방침이다.

2019년 SK텔레콤 제35기 정기주주총회가 열린 모습./SK텔레콤 제공
SK그룹은 핵심 계열사 위주로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은 주총 공고에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에 대한 설명과 함께 활용을 당부했다. SK이노베이션이 2017년, SK텔레콤은 2018년, SK하이닉스는 2019년부터 전자투표를 실시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 중 일부가 이미 전자투표제를 도입했고, 현대차를 비롯한 나머지 9개 계열사도 19일 열리는 2020년 주총부터 전자투표제를 시행한다.

롯데하이마트가 전자투표제를 시행 중인 롯데그룹은 전자투표제 확대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전자투표 도입을 고려하지 않는 기업도 있다. LG그룹은 현재까지 전자투표제 도입을 결정한 계열사가 없다. LG전자는 26일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예정대로 주총을 연다. LG전자는 공시를 통해 소집통지, 코로나19 등 비상사태 발생 시 일정과 장소 변경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전자투표 도입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그룹의 전자투표제 도입여부도 재계의 관심사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는 코로나19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25일 열릴 한진칼의 주총에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 상황이다. 최근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만큼 소액주주의 의결권이 향후 경영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전자투표 독려하는 정부

전자투표가 가능한 회사는 코스피 상장사 460여곳, 코스닥 상장사 1060여곳이다. 하지만 상장사 주주총회에 전자투표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실제 전자투표 참여율은 저조하다.

./ 한국예탁결제원 갈무리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주주들의 전자투표·서면투표와 전자위임장을 활용을 당부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정기주주총회 안전 개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금감원은 "주총 개최장소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하라"며 "주주의 전자투표·서면투표 활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전자위임장 제도를 활용해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한다"고 안내했다. 확진자가 사업장 내 주주총회장을 방문할 경우, 사업장 폐쇄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총 운영환경이 악화한 상황을 감안해 2019년 2주간이었던 특별지원반 운영기간을 1개월로 확대했다. 지원인력의 규모도 7명에서 9명으로 늘렸다. 전자투표율 향상을 위해 집중지원 대상 회사 주주에 대한 전자투표 독려활동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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