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최초로 폐암세포 80%를 죽이는 동위원소 ‘구리-67(Cu-67)’ 생산에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올해 하반기부터 의료기관에 공급할 예정이다.

암세포 모습./픽사베이 갈무리
암세포 모습./픽사베이 갈무리
Cu-67은 진단용 감마선과 치료용 베타선을 모두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다.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

박정훈·허민구 원자력연구원 박사팀은 표적 플레이트와 도금장치를 자체 개발해 Cu-67을 만들 수 있는 도금표적을 제작했다. 도금표적에 사이클로트론 양성자 빔을 쫴 방사성동위원소 Cu-67을 만든 뒤 자체 개발한 도금표적 분리장치를 이용해 1차 분리했다. 이후 이온교환수지 크로마토그래피법으로 고순도의 Cu-67을 최종적으로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원은 한번에 수십 mCi(밀리퀴리)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도 확보했다. 이는 약 3개 연구기관에 동시 공급 가능한 수준이다.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서울대병원과 전남대병원, 경북대학교 등 10여개 연구기관이 사용을 희망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공급한다.

Cu-67에서 방출되는 베타선의 평균에너지는 141keV(킬로전자볼트)로, 투과력이 작다. 수 ㎜ 크기 암 세포도 통과하지 않고 세포조직 내부에 머무르며 파괴할 수 있다. 치료 효과가 탁월한데다 기존 의료용 동위원소에 비해 반감기가 짧아(약 2.5일) 체내 피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의학계에서도 차세대 치료용 동위원소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