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외형은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각양각색이며, 같은 민항기라 하더라도 탑승 인원에 따라 1~2층 구조인 것도 있다. 대형 화물을 나르는 비행기 중에는 돌고래 모양인 것도 있다. 다음에 알아보겠지만 외형만으로 어떤 항공사가 만든 기종인지 구분하기도 한다.
항공기 외형 중 특히 주목해 살펴봐야 할 것은 주날개 끝단(윙팁)에 위치한 작은 날개(윙렛)다. 윙렛은 윙팁에 수직이나 혹은 작은 각도로 붙인 또 다른 작은 날개다. 윙렛은 항공기의 미적 요인을 고려해 다양한 디자인의 윙렛을 붙인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다. 윙렛 하나 붙였을 뿐인데 비행기의 외관상 아름다움이 그만큼 돋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윙렛은 사실 첨단 과학을 집약한 형태로 디자인한 날개다. 윙렛을 부착한 민항기의 연료 효율은 보통 3.5~4% 향상된다. 항공기 기종별로 윙렛의 형태는 각양각색이지만, 비행기를 운항하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에너지 효율을 높일수록 이득이다. 항공사업의 원가 중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달한다.
항공기의 연비(연료 1리터당 도달할 수 있는 거리)는 자동차와 달리 연비 측면에서 최악이다. 보잉 747-400의 경우 이착륙 때 사용하는 연료량과 안정적으로 하늘 위에서 운항 중일때의 연비는 차이가 있지만, 이륙 후 안정적 비행 상태에서 만석 기준으로 리터당 0.062㎞(연료는 제트 A-1)를 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터당 10㎞ 수준인 자동차와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연비는 무게와 직결되는 만큼 탑승객 수, 화물량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거의 만석일 때 기준으로 인천에서 뉴욕까지(1만1046㎞) 보잉 747-400으로 비행한다고 가정하면, 이론상 18만리터쯤의 항공유를 탑재해야 한다. 별도 보관분까지 합치면 21만6840리터쯤 된다. 항공류 가격은 보통 케로신(Kerosene) 가격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인천과 뉴욕 간 유류비는 1억원을 훌쩍 넘어 2억원에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윙렛을 어떻게 달든 상관없이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나오면 즉시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항공기 외관 디자인이야 어떻든 말이다. 그렇다면 윙렛을 달았을 때 왜 연료효율 향상 효과가 나오는 것일까.
날개 끝은 양력 형성의 영향으로 저기압과 고기압이 만나는 부분인데, 기압차가 나는 만큼 소용돌이 즉 와류가 발생한다. 와류를 그대로 두면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도입한 것이 윙팁에 붙이는 윙렛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60년대부터 윙렛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상용 항공기에 윙렛이 적용된 것은 1980년대다.
윙렛의 형태는 항공기 크기와 날개 길이, 제조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대표적인 민항기 제조사인 보잉과 에어버스는 항공기 기종별로 특색있는 윙렛을 장착한다. 대형 항공기인 보잉 747-400의 윙렛은 위쪽으로 직각에 가깝게 올라온 모습이지만, 에어버스 A380의 윙렛은 위아래로 설치됐다. 에어버스 A350-1000은 윙렛이 곡선형으로 위로 치솟은 형태다.
승객 입장에서는 탑승한 항공기가 어떤 형태의 윙렛을 장착했건 크게 상관이 없다. 대신 이 많은 사람과 화물이 하늘 높이 날아 비행할 때 화석 연료를 대폭 줄여주는 착한 날개가 있다는 것만 기억하자. 다음에 살펴 보겠지만, 항공기별로 장착한 윙탭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는 것도 비행기 타는 재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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