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재택근무백서] 전직원 '재택' 게임사 '스튜디오 냅(NAP)'…"아기 잠잘 때 일해요"

입력 2020.03.09 06:00

2013년부터 재택근무로 육아·게임 개발 병행한 부부 개발사 ‘스튜디오 냅’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일 기준 7313명을 넘어섰다. 전국이 전염병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최근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집에서 근무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이들 사이에서는 낯선 환경 탓에 일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IT조선과 설문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진행한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재택근무 중인 2명 중 1명은 "그저 그렇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갑자기 맞닥뜨린 재택근무는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이고 만족도가 높아질까. 2013년 게임회사를 설립한 후 재택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박성필 스튜디오 냅 대표에게 육아와 게임 개발을 병행할 수 있는 비결을 들어봤다.

박성필 스튜디오 냅 대표와 가족의 모습. / 스튜디오 냅 제공
재택근무로 사업과 아이 동시에 키우는 ‘스튜디오 냅’

스튜디오 냅(Nap, 낮잠)이라는 회사 이름은 아기가 잠을잘 때 짬을 내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라는 의미를 지녔다. 스튜디오 냅의 직원으로는 엔씨소프트 아트 출신인 아내와 반도체 관련 일에 종사했던 박성필 대표가 전부다.

박 대표는 "아내와 나는 모두 주 업무가 육아고, 남는 시간에 게임을 개발한다"며 "게임을 개발할 때는 아내가 아트를, 내가 개발과 잡무를 담당한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냅의 대표작은 전략시뮬레이션(RTS) 게임 ‘카툰크래프트’다. 이 게임은 2019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TOP 3에 들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박 대표는 "부부가 즐겁게 플레이했던 '워크래프트2'의 감성을 모바일에 담고 싶어서 개발했다"며 "장르 특징인 손을 바쁘게 만드는 컨트롤 요소를 모바일에서 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작곡·저작권료 등 하나의 작업물로 오랫동안 돈을 버는 모델에 관심이 컸다. 애플 아이폰에서 대박을 터뜨린 ‘앵그리버드’를 보고 전업 게임 개발자로 일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다니던 반도체 관련 회사를 그만두고 처음에는 하루에 12시간도 넘게 일에만 집중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박 대표의 생활은 아이가 태어난 후 많이 달라졌다. 손이 많이 가는 탓에 일하는 시간이 현저히 줄 수밖에 없었다. 박 대표는 "아이가 낮잠을 잘 때 간신히 일할 틈이 생겨 주로 그 시간에 일했다"며 "아이가 3살이 넘으면서 낮잠 시간이 줄어 아이가 잠든 밤에 주로 일을 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낮에 한 사람이 아이를 보면 다른 사람이 짬짬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박성필 대표(가운데)의 모습. 스튜디오 냅의 ‘카툰크래프트’는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2019에서 TOP3에 들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 오시영 기자
재택근무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은 ‘육아’

박 대표가 꼽은 재택근무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육아’다. 일을 하지만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점 또한 육아다. 아이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시간을 원한다.

그는 "사업 초창기 아이를 내가 원하는 시간에 재우려고 최대한 노력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부모 모두 재택근무를 한다면 조금은 더 여유가 생겨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 결국은 일할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만큼, 적은 시간 동안 효율적으로 업무를 해야 한다. 박 대표가 선택한 방법은 ‘쉐도우 복싱’, ‘이미지 트레이닝’의 생활화다. 몸과 입은 아이와 노는데 집중하지만, 머리 속에서는 계속해서 일을 한다.

그는 "게임을 만드는 업무는 복잡하지만, 할 일을 끊임없이 검증·정리하는 과정은 머리로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이런 과정을 생활화하면 업무 시간 착오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픽사베이 갈무리
집이 너무 편해서 일이 안된다면…’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일부 직장인은 집이 ‘일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재택이 어렵다고 말하곤 한다. 집은 유혹도 많고, 너무 편한 환경이라 집중이 안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절실함’을 가져야 집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장 잔고가 떨어진 적이 있는데, 당시 일하는 물리적 시간의 길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짧은 순간이라 하더라도 얼마나 집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최근 재택근무를 시작하며 당황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 일정을 정확히 계획하는 것이며, 한번 정한 계획을 무조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성필 대표와 가족의 모습. / 스튜디오 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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