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전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한국 성장의 중요한 축인 삼성 반도체 생산 현장에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해 간담을 서늘케 했다.

8일 경기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의 폐수탈취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해 2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다행히 생산시설이 아니어서 반도체 생산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삼성전자가 각별히 관리하는 시설임에도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화성사업장에서는 정전이 발생해 반도체 생산 라인이 1분간 멈춘 바 있다. 화성사업장에는 회사의 미래를 이끌 EUV(극자외선)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 ‘V1’ 공장을 포함, 핵심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시설을 방문해 직원들의 개발 성과를 높이 평가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자칫 화재가 V1 공장을 비롯한 다른 시설로 번졌다면, 금전적 피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에도 막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었다.

8일 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치솟는 모습. / 조선일보 DB
8일 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치솟는 모습. / 조선일보 DB
반도체 생산라인은 공정 특성상 24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야 한다. 웨이퍼 투입부터 완제품을 받아들기까지 수백 가지 공정을 거치는 제조 특성상 라인이 멈추면 다른 공정에도 연쇄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정전으로 수십억의 피해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정전은 화성 변전소 송전 케이블이 터지면서 발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이 멈췄고 복구에 2~3일이 소요됐다.

이에 앞서 2017년 3월,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28분간 생산라인이 멈췄다. 이 사고로 삼성전자는 500억원의 손실을 봤다. 당시 삼성전자는 자체 운용하는 사업장 내부 변전소에 이상이 생겨 정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소방당국과 협력해 원인을 조사 중"이라며 "정확한 원인 파악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