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온라인 쇼핑 시장 공략을 위한 무기로 라이브 커머스를 앞세웠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이미 라이브 커머스를 도입한 가운데 국내 양대 포털도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경쟁에 뛰어들면서 Z세대 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왼쪽부터 카카오톡 쇼핑하기 채널 내 톡딜라이브 영상 화면과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모습. / 각 서비스 갈무리
왼쪽부터 카카오톡 쇼핑하기 채널 내 톡딜라이브 영상 화면과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 모습. / 각 서비스 갈무리
10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라이브 커머스 영상 기능을 속속 도입했다. 라이브 커머스는 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채팅으로 이용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상품을 안내하는 커머스 서비스다.

네이버는 3월 중 모든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 라이브 커머스 툴을 제공한다.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 기능은 오프라인 판매자가 실시간 라이브 영상을 통해 상품을 소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고객과 실시간 채팅 기능, URL 공유 기능 등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판매자와 실시간으로 채팅해 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판매자가 진행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네이버 앱 왼쪽 영역인 웨스트랩(West Lab) 영역 내 셀렉티브 탭에 노출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말 네이버보다 먼저 카카오톡을 통해 쇼핑 영상을 시청하는 ‘톡딜 라이브' 서비스를 선보였다. 톡딜 라이브는 톡딜로 판매 중인 상품을 영상으로 소개하는 콘텐츠다. 시청 중 궁금하면 채팅에 참여하거나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 카카오 톡딜은 카카오톡 기반 쇼핑 서비스로 일종의 공동구매 서비스다. 공동구매 ‘딜’을 열어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구매할 수 있어 혼자 살 때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Z세대 이용자 잡아라

네이버와 카카오가 실험 중인 라이브 커머스 핵심은 영상과 쇼핑 결합이다. 라이브 커머스는 다른 앱 서비스로 넘어가지 않고도 원하는 상품결제가 한 번에 이뤄진다. 사이트 이탈없이 검색과 쇼핑, 지불까지가 모두 한번에 이뤄질 수 있어 고객 확보에 용이하다. 이를 이유로 앞서 해외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라이브 커머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 등과 자사 쇼핑 서비스를 연동했다.

20대 이하 젊은 이용자가 다수를 차지하는 틱톡이 대표적인 사례다. 틱톡은 지난해 앱을 벗어나지 않고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내놨다.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영상에 상품 정보를 태그해놓으면 이용자는 바로 눌러 쇼핑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능은 이미 인스타그램에서는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라이브 커머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영상과 모바일에 익숙한 Z세대(1997년 이후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무기라는 점이다.

Z세대는 직접 매장에 가지 않고도 모바일로 상품을 미리 경험하는 것을 선호한다. 모바일 설문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진행한 Z세대 라이프스타일 태도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글과 이미지보다 동영상 콘텐츠를 보는게 더 편하다(74.3%)고 생각했다.

특히 네이버와 카카오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 해외 플랫폼으로부터 Z세대 이용자 유출을 막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KT 디지털랩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2019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10대가 네이버를 검색수단으로 이용하는 비율은 89.2%였다. 이는 세대 전체 평균치(92.4%)보다 낮았다. 유튜브는 69.6%로 세대 평균(60%)보다 높았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 이용자가 크게 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쇼핑 서비스 제휴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실제 2월19일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 툴을 활용해 패션 브랜드 CC콜렉트 봄 신상품을 온라인에서 소개했다. 40분 동안 약 2000만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해당 지점에 입점한 영캐주얼 상점이 10일간 평균 매출과 맞먹는 수치다.

IT업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모바일 내 동영상과 쇼핑에 익숙해지다보니 포털도 쇼핑에 영상을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며 "이미 확보한 이용자수를 기반으로 쇼핑 서비스를 더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