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규모 사진영상기자재전 ‘P&I 2020(Seoul International Photo & Imaging Show)’의 파행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사람이 많이 모이는 대형 전시 행사가 속속 연기 혹은 취소되고 있다.

9일 광학업계에 따르면, P&I 2020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학 업계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소니, 니콘 등 주요 광학 기업도 대부분 행사 불참 의사를 밝혔다.

29회째 맞은 P&I 2020, 업황 침체에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악재 산적

P&I는 올해 29회째를 맞는 유서 깊은 영상기자재 전시회다. 오랜 역사만큼 규모도 크다. P&I 2019에는 세계 광학 기업 103곳이 참가해 전시관 602개를 꾸몄다. 나흘간 관람객 8만35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광학 기업이 대거 참가한 일본 사진영상기자재전 CP+ 2019의 관람객 6만9615명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행사를 주최하는 코엑스·한국사진영상산업협회·한국광학기기산업협회는 P&I 2020 행사 예상 규모를 참가업체 100개사와 전시관 600개, 관람객 8만3000명으로 추산했다. 지금까지 P&I는 3월에 열렸으나, 2019년 전시회는 5월에 열렸다. P&I 2020은 4월 23일~4월 26일 진행 예정이다.

하지만, 전시회 개막을 앞두고 각종 악재가 터졌다. 먼저 ‘광학 업계 불황’이다. 디지털 카메라, 교환식 렌즈 판매량은 꾸준히 줄고 있다. 그 자리를 카메라 특화 스마트폰이 선점하면서 광학 업황은 악화일로를 걷는다.

중국을 시작으로 한국, 일본을 연이어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은 올해 행사 자체의 존폐를 위협한다. 코엑스에서 3~4월 사이 열릴 예정이었던 세미콘코리아, 37회 베페 베이비페어 등 굵직한 전시 행사가 모두 취소됐다. 업계에서는 4월 예정인 P&I 2020의 연기 혹은 취소 전망이 나온다.

P&I 2020 사진. / 차주경 기자
P&I 2020 사진. / 차주경 기자
지금껏 흥행 이끈 소니코리아도 불참…사무국 "곧 일정 변경 공지할 것"

참가 기업 수도 대폭 줄어든다. IT조선 취재 결과 한국 주요 광학 기업 가운데 P&I 2020 참가를 확정한 기업은 한 곳도 없다.

2008년 이후 P&I에 매년 참가해 가장 큰 전시관 및 부대 행사를 선보여 온 소니코리아는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는다. 소니와 함께 P&I 흥행을 이끈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역시 참가를 확정하지 않고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필름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올림푸스한국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도 불참 기조를 이어간다. 니콘이미징코리아도 올해 전시회에 참가하지 않는다. 이들 회사는 P&I에 참가해도 이익이 적다는 판단 하에 자체 홍보 행사를 마련한다.

광학 액세서리 유통사도 대거 불참한다. 시그마 디지털 카메라·렌즈, 자이스 시네 렌즈와 조명 기기 등을 다루는 세기P&C, 교환식 렌즈 제조사 탐론을 들여오는 썬포토 모두 P&I 2020에 참가하지 않는다.

P&I 사무국 측은 "관람객의 안전, 참가 기업의 사정 등을 고려해 3월 둘째주 내, 혹은 셋째주 초에 전시회 일정 변경 사항을 알릴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