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훈·박지혜의 아트파이낸스 인사이트] 유명 작가의 예술품 가격이 변하는 이유

  • 홍기훈 홍익대학교 교수, 박지혜 박사과정
    입력 2020.03.11 15:37

    지난 칼럼에서 ‘피카소를 비롯한 유명한 작가가 만든 예술품이라고 해서, 모두 거래 성사되거나 비싼 가격에 팔릴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예술품 거래 시장에는 엄연히 유명 작가의 작품이 비싼 가격에 팔린 사례가 있다. 이들 사례를 잘 분석하면 예술품 거래 지식을 쌓을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유명 작가의 대표 작품(Masterpiece) 가격이 변하는 과정과 원인을 살펴본다.

    일반적으로 재화, 서비스 거래 시장처럼 예술품 거래 시장에도 수요-공급의 법칙이 유효하다. 공급량보다 수요가 많으면, 수요가 급감하는 것이 아니라면 예술품 가격은 현상 유지 혹은 상승한다.

    피카소·모네·레오나르도 다 빈치 등 유명 작가는 이미 작고했다. 새로운 예술품이 만들어질 수 없는 이상, 시간이 갈 수록 예술품 공급량은 줄어든다. 여기에 미술관이 유명 작가의 예술품을 소장하려 하며 공급량 감소를 가속화한다.

    소더비 뉴욕(Sotheby’s New York) 경매에서 1억1074만700만달러(1341억7000만원)에 낙찰, 2019년 세계 최고가 예술품으로 자리 잡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의 ‘건초더미(Meules, 1980)’를 예시로 들어보자.

    모네는 건초더미 시리즈 작품을 총 25점 만든 것으로 알려진다. 이 가운데 8점만 개인이 소장 중이다. 나머지 17점 모두 미술관이 소장한다. 특히 시카고 미술관(Art Institute of Chicago)은 건초더미 시리즈 작품만 6점 가지고 있다.

    이 작품뿐 아니라, 세계적인 미술관은 유명 작가의 대표 작품을 여럿 소장한다. 미술관은 한번 소장한 예술품을 다시 시장에 내놓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심지어 파산으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도 예술품을 팔지 않고 되도록 지키려 한다.

    미국 디트로이트(Detroit)주 파산 당시 디트로이트 미술관(Detroit Institute of Arts Museum)이 소장한 예술품을 경매로 팔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적이 있다. 하지만, 디트로이트 미술관은 예술품을 팔지 않았다. 후원자와 자금을 모아 예술품을 계속 소장했다.

    예술품 거래 시장에 나온 작품은 미술관이 아닌 개인 수집가의 소장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마저도 일부 개인 수집가는 소장품을 미술관에 기부하기도 한다. 유명 예술품이 경매 시장에 나오면 미술관이 이를 소장하기 위해 경매에 참여한다.

    자연스레 예술품 경매 시장에 나오는 유명 작가의 예술품은 극소수 개인 수집가의 소유, 혹은 어떻게든 미술관의 소유가 되지 않은 작품뿐이다. 이러니 유명 작가의 예술품 공급량은 꾸준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수요-공급의 법칙이 작동한다.

    다만, 위와 같은 상황은 모든 예술품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미술관 한두곳이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이 무조건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고, 가격이 오르리라고 일반화해서도 안된다. 세상에는 늘 예외가 있는 법이다.

    ※ 외부필자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학교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 박사 취득 후 시드니공과대학교(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을 포함해 다양한 정책 자문 활동 중이다.

    박지혜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박사 과정을 밟는다. ‘미술관 전시여부와 작품가격의 관계’ 논문, 문화체육관광부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용역 진행 등 아트 파이낸스 전반을 연구한다. 우베멘토 아트파이낸스 팀장으로 아트펀드 포럼 진행, ‘THE ART FINANCE Weekly Report’를 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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