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확산하는 코로나19 위협에 세계 최대 게임쇼가 무릎을 꿇었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게임행사인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의 주최사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ESA)’가 6월 9일부터 11일까지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할 예정인 ‘E3 2020’ 행사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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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 미국에서 열리는 E3는 세계 최대 규모 게임 행사다. 게임사는 물론 내로라하는 유명 개발사와 하드웨어 제조사가 대거 참석한다.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소니가 연말 출시 예정인 차세대 게임 콘솔과 게임기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관련 정보를 소개할 예정이었다.

ESA는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E3 개최를 강행할 예정이었다. 개최일인 6월 9일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지켜볼 계획이었다. 2일 발표한 성명에서는 "현재 상황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6월 쇼 준비를 위해 전력으로 행사 준비를 추진 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규모 행사의 연기와 취소가 일반화되는 중이다. 3월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북미 최대 콘텐츠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와 세계적인 게임 개발자 행사 GDC 2020(게임 개발자 콘퍼런스) 등이 잇달아 취소되거나 온라인 행사로 전환됐다.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엔비디아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주변 상황도 E3 개최에 불리하게 돌아갔다. 1월 소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E3에도 불참한다고 밝혀 김이 샜다. 2월에는 최근 몇 년 동안 인기 E3 라이브 스트림 이벤트를 주최했던 캐나다의 게임 기자와 TV 진행자 제프 케일리(Geoff Keighley)가 올 E3에 불참한다는 선언이 있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일렉트로닉 아츠(EA) 등 미국의 대표 게임 회사들은 2016년부터 E3 대신 각각 자체 행사를 열고 신규 콘텐츠를 발표 중이다.

블룸버그는 ESA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공식적인 E3 2020 취소 발표는 로스앤젤레스 현지 시각으로 11일 오전 9시 30분 진행할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ESA는 10일 E3 주요 파트너사에 "올해 여름 온라인 E3 이벤트를 위한 옵션을 모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