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가 음식배달 앱을 개발하고 무료 수수료 배달 앱 운영 실험에 나섰다. 소상공인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줄여 이들을 돕겠다는 취지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에 도전장을 낸 셈으로 경쟁은 불가피하다. 업계는 실질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용자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배달의명수 앱 화면 갈무리.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다른 배달 앱과 거의 비슷한 모습이다.
배달의명수 앱 화면 갈무리.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등 다른 배달 앱과 거의 비슷한 모습이다.
배달 앱 관련업계에 따르면 군산시는 3월 13일 음식배달 앱 배달의명수를 선보였다. 현재까지 지자체가 직접 배달 앱을 개발해 운영하는 사례는 없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을 끈다.

군산시에 따르면 17일 현재 기준 군산 지역 350여개 지역 상점이 배달의명수에 등록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iOS 앱스토어 모두에서 이용 가능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다운로드 수는 17일 기준 1만건 이상이다.

앱 개발은 전라북도 지역에 위치한 IT 소프트웨어 개발사 아람솔루션이 군산시로부터 의뢰를 받아 제작했다. 개발 비용은 총 1억3000만원이다. 향후 1년 간 1억5000만원이 운영비 예산으로 책정됐다. 플랫폼 유지보수 관리를 포함해 고객센터 등 실제 운영은 아람솔루션이 하고 전반적인 운영 방향 수립과 예산 책정 등을 군산시가 맡았다.

군산시 관계자는 "지역 내에 배달 앱 수수료로 힘들어 하는 소상공인이 적지 않아 지자체 차원에서 앱을 만들게 됐다"며 "반응은 좋은 편으로 오픈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가맹점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의명수는 UX(이용자 경험)나 UI(이용자 환경) 등이 다른 배달 앱과 흡사하다. 이용자가 앱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음식점에서 배달해주는 방식도 같다. 다만 배달의명수 상점 목록은 이용자와 가까운 순서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는 광고를 집행한 가게가 최상단에 뜬다.

다른 점은 또 있다. 소상공인과 이용자 대상 혜택이다. 배달의명수는 가맹점 등록 시 비용이 들지 않는다. 중개 수수료도 없다. 군산사랑상품권이라는 지역화폐를 이용해 결제하면 주문 금액에서 8%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배달의명수는 군산지역상품권이 적용된다는 점 이외에는 배달료나 최소주문금액 등은 다른 앱과 비슷하다. 각종 할인 프로모션은 오히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가 더 많은 편이다. 아직 배달의명수에는 카카오페이나 토스 등 각종 페이 서비스로 결제할 수 있는 기능도 없다.

운영 상 차이도 있다. 배달의명수는 배달 라이더 풀을 운영하지 않는다. 배달은 각 음식점이 알아서 해야 한다. 군산시 관계자는 "시는 앱 운영에 특별히 관여하지 않는다"며 "배달의명수는 입점한 음식점이 음식을 주문받는 플랫폼 역할까지만 한다"고 전했다.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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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지원 취지 좋지만 이용자 확보는 지켜봐야"

음식배달 업계는 신선하다와 이용률 등 성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다.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지역사랑상품권 사용률도 높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긍정적 전망도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전통시장을 포함한 해당 지역 내 소상공인 상점에서 활용할 수 있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와 소상공인 모두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면 지역을 살리기 위한 공공사업으로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를 뛰어넘을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배달 앱으로 인한 소상공인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려면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만큼 이용자수가 확보돼야 한다. 소상공인들이 부담이 크다면서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이들 앱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그만큼 이용자가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배달업계 관계자는 "기존 배달 앱이 제공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가 있어야 기존 서비스 이용자가 배달의명수로 새로 넘어갈텐데 그런 게 없다면 몇몇 사람만 쓰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