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재택근무백서] '워킹맘' 구기향 총괄 "온 가족이 육아하니 재택근무도 수월해요"

입력 2020.03.19 06:00

"처음에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니 막막했는데, 저와 남편, 부모님, 시부모님 등 온 가족이 육아에 참여해 재택 근무가 수월해졌습니다. 워킹맘으로서 재택근무의 장점은 아이·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확실히 많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특히 아이가 부쩍 행복해합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4주째 재택근무 중인 17년 차 직장인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홍보총괄은 재택근무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홍보총괄의 모습. / 구기향 총괄 제공
그는 여느 직장인처럼 재택근무 초반 어린 딸을 보느라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워 마음이 조급해졌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 수 없어 아이 옆에서 업무를 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아이가 잠든 뒤에야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재택근무 초반과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집중 근무가 필요한 시간에는 남편이나 근처에 사는 시부모님 등 온 가족이 육아를 담당한다. 주말에는 친정 부모님이나 시부모님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덕에 평소처럼 업무를 보기도 수월해졌다. 구 총괄은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 등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아이와 놀이를 하지만 일도 병행할 수 있다. 정말 중요한 일을 할 때는 한정적으로 어린이집의 긴급 보육 서비스를 받는다.

구 총괄이 모바일로 근무하는 모습. / 구기향 총괄 제공
구 총괄은 "재택근무 중 시간을 정해놓고 일을 한다기 보다 업무가 가능한 시간에 최대한 일을 많이 하자는 심정으로 업무에 집중한다"며 "어느 정도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 온전히 업무를 몰입하기는 어렵지만, 조급한 마음을 갖는 대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차선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의 목표는 이용자에게 최고의 경험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혼자보다는 여럿이 논의해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 특히 구 총괄이 맡은 홍보·사회환원 분야는 업무 특성상 스킨십이 잦은데, 대면 자체에 한계가 있어 완벽하게 일을 해내기 쉽지 않다. 이 탓에 재택근무 중에도 이메일이나 채팅, 화상채팅, 전화 등 다양한 수단을 총동원해 커뮤니케이션 공백을 메운다.

구기향 총괄은 "초기에는 화상 채팅 중 아이나 애완동물이 화면 속에 등장해 서로 놀라기도 했고, 전화 등으로 연락할 일이 너무 많아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최대한 열심히 소통해야 재택근무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점에 모두가 동의해 상황에 맞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100명 이상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전사 회의도 최소 한 달에 1회 이상 개최하는데, 온라인 화상 방식으로 바꿨음에도 의외로 깔끔하게 잘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온라인 화상 방식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모습. / 구기향 총괄 제공
라이엇게임즈는 2012년부터 ‘한국 문화유산 보호·지원’을 위한 사회환원 활동을 진행했다. 구 총괄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환원 부문의 업무를 처리할 때 적지 않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그는 "청소년이나 장애청년, 게이머를 대상으로 문화유적지에서 진행하는 역사교육, 1박 2일 캠프 등 오프라인 체험 활동을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며 "2018년 기부금액을 활용해 한복의 아름다움을 무형문화재·한국화 작가님 다수와 풀어낸 프로젝트도 작품은 완성했지만 외부 행사로 선보이지 못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또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서 앞으로도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고 밝혔다.

외국계 게임회사 라이엇게임즈는 코로나19 탓에 본격적인 재택근무에 돌입하기 전부터 ‘단지 회사에 오래 머무른다고 하여 그 사람이 최고의 인재라고 할 수 없다’는 표현을 내부에서 할 정도로 ‘워라밸’을 중시했다. 업무와 맡은 바 책임을 다한다면 필요할 때 언제든 휴가나 재택근무를 허용한다.

구 총괄은 "이미 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가 정착된 탓에 이번 사태 이후 회사의 근무 문화 자체가 크게 바뀔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대신 재택근무로 여러 고민과 시도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정말 많은 사람이 스스럼없이 목소리를 내고 서로의 목소리를 귀하게 듣는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라이엇게임즈는 세계에서 350만달러(43억원) 이상을 기부하고 한국에서도 방호·수술복 2만벌을 기부했는데, 이를 준비하면서 현장의 어려움과 급박함을 느끼게 됐다"며 "코로나19로 사회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상황이 빠르게 나아질 수 있도록 기원한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가 최근 기부한 방호복·수술복을 담은 박스의 모습. / 라이엇게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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