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게임은 기자의 닉네임 하이쌤(highssam@chosunbiz.com)과 게임 세상을 합친 말로 화제가 되는, 주목할만한 게임에 대해 분석하고 소개하거나 게임·게임 업계 관련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코너다. [편집자주]

넷마블 신작 A3 스틸얼라이브를 즐긴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배틀로얄로 확실한 차별화한 영리한 넷마블의 게임'이다. 넷마블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A3 스틸얼라이브를 12일 출시했다.

넷마블의 노림수는 ‘차별화’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공식 석상에서 ‘차별화’를 통해 ‘웰메이드 게임’을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A3 스틸얼라이브’는 MMORPG와 배틀로얄 장르를 결합한 독특한 형태로 나왔다.

업계와 이용자 사이에서는 처음 보는 생소한 조합이라 두 장르가 잘 어울릴지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넷마블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이 게임은 20일 기준으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3위에 오를 만큼 흥행에 성공했다.

. / 권영식 넷마블 대표(왼쪽), 방준혁 넷마블 의장. / IT조선 DB, 편집=오시영 기자
. / 권영식 넷마블 대표(왼쪽), 방준혁 넷마블 의장. / IT조선 DB, 편집=오시영 기자
A3 스틸얼라이브 개발팀은 서로 다른 두 장르를 한 게임에 묶는 연결고리로 이야기를 활용했다. ‘엔카로’라는 파괴의 신으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게이머는 세상을 지키기 위해 파괴된 미래 시간으로 이동해 다른 사람과 겨뤄 과거의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한다. 다른 사람과 겨루는 미래가 배틀로얄, 세상을 실제로 구하는 현재(과거)는 MMORPG 세계관인 것이다.

기존 배틀로얄 게임에서는 배틀로얄이라는 형식 자체를 강조한 나머지 이용자가 세계관을 접하기 쉽지 않은데, 이 게임은 MMORPG 부분으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면서 게이머가 배틀로얄을 즐겨야만 하는 당위성을 부여했다.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는 NPC 음성은 물론 다수 컷신, 시네마틱 영상을 배치해 지루함을 줄였다.

모두 같은 조건에서, 순수한 실력을 겨루는 ‘배틀로얄’ 모드…e스포츠화 계획

A3 스틸얼라이브 배틀로얄 모드 시연 영상. / 오시영 기자

배틀로얄 규칙은 간단하다. 30명이 참여하는 전장에서 다른 이용자와 싸워 최후까지 살아남으면 승리한다. 시야는 제한되고, 시야 밖 다른 이용자의 발소리가 들리므로 소리를 활용한 플레이가 중요하다.

넷마블은 전장을 총 4구역으로 나눴다. 각 구역별로 170초, 130초, 100초, 120초가 지날 때마다 바깥 구역부터 폐쇄된다. 이 덕에 총 게임 시간은 아무리 길어도 9분을 넘지 않는다. 각 섹터를 잇는 문을 통해서만 드나들 수 있기 때문에 섹터가 닫히기 직전 문에서 벌어지는 싸움이 치열하다. 좋은 아이템을 주는 ‘보급품 투하’도 교전을 유도하는 요소다.

이용자는 매 판 배틀로얄 모드를 시작할 때 사용할 무기 11종 중 하나를 고른다. MMORPG에서는 마법사였더라도 배틀로얄에서는 얼마든지 도끼를 든 전사로 플레이할 수 있다. 1레벨부터 시작하는 캐릭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주위에 생성되는 몬스터를 잡아 레벨을 올려야 한다. 레벨을 올리면 스킬을 획득하거나 강화할 수 있다. 몬스터를 잡으면 무기 강화석이나 장비, 일회성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MMORPG 성장 요소는 배틀로얄 전투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모두 같은 조건에서 순수하게 실력을 겨룬다. 넷마블은 이런 장점을 살려 게임을 e스포츠화할 계획을 밝혔다. 우선 영상 창작자와 일반 이용자 대상 온라인 대회를 진행한 이후 오프라인 리그를 거쳐 2020년 4분기에는 공식 리그를 개최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에는 ‘A3 스틸얼라이브 배틀로얄 리그(A3BL)' 프리시즌 대회 참가자를 모집한다.

피하고 맞히는 쾌감 살린 ‘논타겟팅 전투’…파밍 등 반복 전투에서는 자동 전투 활용


A3 스틸얼라이브는 정확한 공격 범위를 알 수 있도록 바닥에 선으로 범위를 표시한다. 이를 보고 공격을 피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A3 스틸얼라이브는 정확한 공격 범위를 알 수 있도록 바닥에 선으로 범위를 표시한다. 이를 보고 공격을 피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넷마블은 전투를 논타겟팅 방식으로 구성했다. 각종 스킬은 물론, 기본 공격(평타)까지 논타겟팅 방식을 적용해 피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배틀로얄에서는 스킬 쿨타임이 30초, 40초에 달해 정확한 타이밍에, 적에게 반드시 맞혀야 한다. 스킬 사용시 카메라 워킹이나 효과음, 이펙트 등으로 공격이 들어갈 때의 맛, 이른바 ‘타격감’을 잘 살렸다.

결정적인 적의 스킬을 회피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거의 모든 공격에 살짝 지연 시간이 있어 컨트롤만 좋으면 간한 조작으로 적의 공격을 모두 회피할 수 있다. 위급할 때 사용하는 회피 스킬도 있다. 개발팀은 기본 공격을 포함한 모든 스킬의 범위를 명확하게 표시해 시인성을 높였다.

MMORPG에서도 기본 조작은 비슷하다. 회피를 제외하면 스킬을 총 4개 사용할 수 있는 배틀로얄과 달리, MMORPG에서는 스킬창 바꾸기 버튼을 활용해 총 8개의 스킬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르다.

MMORPG 조작 면에서는 게임의 피로도를 낮추기 위한 넷마블의 ‘선택과 집중’이 돋보인다. 보스와의 전투에서는 스킬을 적절히 활용하고 보스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템을 파밍(반복 사냥 후 아이템을 획득하는 행위)할 때는 장르 특성상 자동 전투가 더 유리하다. 개발팀은 자동사냥 AI가 별도 조작 없이도 스킬 8개를 쿨타임마다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불필요한 조작을 빼고 조작하는 맛을 살릴 부분에만 집중한 것이다.

MMORPG 본연의 재미 ‘성장’ 강조했다…독특한 동반자 ‘소울링커’도 마련

모험의 동반자 ‘소울링커’는 총 3명 배치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모험의 동반자 ‘소울링커’는 총 3명 배치할 수 있다. / 오시영 기자
MMORPG 장르는 다른 사람들보다 캐릭터를 강하게 키우는 ‘성장’이 핵심 콘텐츠다. 배틀로얄은 각종 보상을 지급해 MMORPG 모드에서 빠른 성장을 돕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모두 동등한 조건에서 겨루기 때문에 성장을 체감하기 어렵다.

넷마블은 성장한 캐릭터의 강함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100대 100 필드 전투 콘텐츠 ‘암흑출몰’을 마련했다. 게이머는 적을 제압하고 점수를 얻는다. 순위에 따라 ‘소울링커’를 소환할 수 있는 ‘소울스타’를 획득할 수 있어 중요한 콘텐츠에 속한다.

‘소울링커’는 캐릭터를 따라다니는 모험의 동반자다. 넷마블 측은 "일반적인 MMORPG에서는 장비, 스킬, 전직 등 오직 캐릭터의 성장 요소에 의해서만 전투의 승패가 결정됐다"며 "이런 한계를 넘을 수 있는 요소로 ‘소울링커’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소울링커는 인간형부터 몬스터까지 다양한 외형과 등급으로 구성됐다. 이용자는 소울링커 중 3종을 배치해 번갈아 가며 모험에 데리고 다닐 수 있다. 소울링커는 배치하기만 해도 캐릭터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능력 보너스를 제공한다. 이용자가 동행하도록 선택한 소울링커는 전투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소울 링커의 전투타입은 공격·방어·지원 3종으로 나뉜다. 몬스터에 따라 유리한 전투 타입이 있어 이용자는 보스 상성이나 전투의 상황에 맞춰 적절한 소울링커를 소환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넷마블 ‘A3 스틸얼라이브’는 잘 만든 배틀로얄 MMORPG다. 개별 장르 완성도도 높고, 두 장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려는 다양한 시도와 장치도 돋보였다. 다만 출시 초기인 만큼 자잘한 버그 일어나거나 서버 안정성 같은 부분에서 약간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 부분을 최대한 빨리 잡고, 이용자와 소통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충분히 장기 흥행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