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당한 911테러처럼 마치 지구 전체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아 혼란에 빠진 형국이다. 어디서 왔는지, 어떻게 막고 퇴치할 지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된다.
경제적 피해는 상상을 초월해 지난 한 달 세계증시에서 증발한 시가총액이 무려 3경2000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 경제 50% 마이너스 성장과 같은 극단적인 예측이 나오기도 한다. 여러 의심을 받으며 버텨오던 일본도 올림픽 연기를 받아들였다.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상의 대책이라 믿어 정부는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으로 일상 중지를 요청했다. 일부 일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 대다수가 예방수칙을 따르며 협조한다. 이 덕분에 다른나라와 비교해 선방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우왕좌왕이다. 입국 제한조치를 놓고 혼선을 일으켰다. 코로나가 곧 종식될 것이라고 했다가 결국 심각 단계까지 격상되었다. 마스크도 꼭 필요하다 했다가, 필요 없다고 했다. 다시 면마스크 만으로도 충분하다며 갈팡질팡이다. 마스크 공급을 놓고도 대 혼란을 일으켰다. 우왕좌왕하면서 초기에 혼선을 일으키고 불안을 확산시켰다. 더구나 검사능력을 자랑하면서도 빠르게 불어나는 확진자를 감당하지 못해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기도 했다.
IT 강국이라는 나라가 대처하는 방식도 아쉬움을 남긴다. 외국 금융사가 자체 바이러스 감염 분석 모델로 1만명이 피크라고 예측했을 때 걷어찰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접근으로 예측해 대응했어야 한다. 언제까지 얼마나 확진자가 생기고 몇 명이나 치명적으로 희생될지 예측을 가지고 대응도 하고 국민들도 대비해야 할 것 아닌가. 발생하는 대로 발표만 열심히 하고 의료인들의 희생만 요구할 일이 아니다.
최근 몇몇 교수들이 개인적으로 수치예측을 내놓는 것을 보니 아쉽다. 어찌하여 공적 조직의 예측이 없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태풍이 다가오면 설사 틀리더라도 그 진로와 강도를 예측 발표함으로써 피해에 대비하기 마련이다. 4차산업혁명이라고 빅데이터를 강조하며 인공지능연구소도 만들었는데 이런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비록 부족하나마 왜 역할을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역학조사라는 것도 그렇다. 일일이 확진자 대면 구술 조사에 의해 확진 이전의 동선을 파악하다보니 늦어지고 뒷북을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방문한 장소 위주로 발표해 엉뚱한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노출시간과 빈도, 강도를 더 치밀하게 파악하여야 한다.
비상시국답게 통신사들의 협조를 받아 확진자 위치를 추적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확진자들의 이동경로를 지도 위에 표시하면 마치 등고선을 그리듯이 감염구역, 감염위험지역, 청정지역 등으로 표시할 수 있다. 국민이 더욱 효율적으로 경계태세를 갖춰 가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부처 공무원이 집단 감염되기도 하고 회의에서 확진자를 접촉한 복지부 차관까지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며 일상을 거의 셧다운 시키고 전 국민울 가택연금 수준으로 가두면서 TV엔 연일 온갖 회의와 현장 방문 모습이 비춰진다. 그것도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종잡을 수가 없다.
기왕에 대통령부터 일부러라도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 된 사회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이는 기회로 삼으면 그나마 수확이 아닐까 싶다.
재택근무하라고 지시만 할 것이 아니라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온갖 제도와 IT환경을 바꾸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비대면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는 물론 영상회의, 클라우드, 모바일 기반의 채팅, 파일 및 일정공유, 보안 등이 완벽하게 갖춰진 협업툴이 갖춰져야 한다. 재택근무는 단순히 집에 머물게 하는 게 아니라 집이 홈오피스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다.
아울러 원격 진료를 필두로 의료, 교육, 금융, 행정, 유통 등에서 미래로 나가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 규제도 철폐시켜야 한다. 코로나사태 와중에 한시적으로 사회적 실험이라도 해야 한다.
셧다운으로 인해 국민이 입는 피해는 어마하다. 국가는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걱정해야 할 판이고 재난극복을 위하여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여야 하니 재정 또한 악화할 것이다. 짧은 기간 내에 완전 방역을 이룰 수 있다면 모를까, 이 상태로는 지속할 수 없는 것이다.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을 담보로 모험을 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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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이 덜 망가지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감염을 완전히 차단할 수 없을 경우에 대비해 감염이 최소로 유지되며 국민이 일상생활을 유지할 방안도 마련하여야 한다. 그 하나의 길이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얼마 되지도 않는 급여 반납 같은 ‘감성팔이’를 할 것이 아니다. 본인들이 집행하려고 하는 수백조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미래를 준비하는데 더 집중해야 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홍진 워크이노베이션랩 대표는 KT 사장을 지냈으며 40년간 IT분야에서 일한 전문가다. '김홍진의 IT 확대경’ 칼럼으로 그의 독특한 시각과 IT 전문지식을 통해 세상읽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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