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학업계, 위기를 기회 삼아 온라인 배 갈아타라

입력 2020.03.26 07:00

세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에 휩싸이면서 모든 산업이 어려움애 처했다. 정보통신업계도 매한가지다. 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일 전시회가 속속 취소 혹은 무기한 연기됐다. 소비자의 구매 심리는 바닥에 깔렸고, 시장은 침체 일로를 걷는다. 코로나19가 갈수록 위세를 떨치고 있는 상황이라 매출과 업황 악화가 불 보듯 뻔하다.

디지털 카메라, 교환식 렌즈 제조사를 비롯한 광학 업계 역시 혹독한 나날을 보낸다. 스마트폰과 액션 캠에 노른자 땅을 다 내주고 수년 전부터 판매량과 매출이 급감했다. 신제품 전시회, 도쿄 올림픽 등을 통해 부진과 불황을 벗어날 생각이었지만, 코로나19 감염증 여파로 모든 계획이 꼬이고 말았다.

광학 업계는 난처한 상황이다. 학교 개학과 선물철, 봄 여행철이 모인 성수기 4월을 앞뒀는데, 신제품을 알릴 수단이 거의 모두 사라졌다. 신제품 발표 행사와 출사, 사진 명사의 강연과 전시회 등 오프라인 홍보 활동을 펼칠 수 없게 됐다. 신제품 소비자 대상 사은품 증정 행사를 여는 것이 고작이다.

때로 위기에 빠졌을 때 비로소 새로운 길이 보일 때가 있다. 광학 업계가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이참에 오프라인 일변도가 아닌 새로운 온라인 홍보 활동을 기획할 때다.

광학 업계는 지금까지 필름 카메라 시절에서부터 이어온 ‘오프라인 홍보 활동’에만 집중했다. 제품 발표 행사와 사진 전시회, 명사의 강연과 체험 행사, 홍보 전단 배포 등 대부분을 오프라인에서 실행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새로운 광학 기기의 성능을, 사진의 화질을 알리기 위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홍보 활동이 필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필름 시절에는 이 주장이 진리에 가까웠다.

하지만 소비자가 광학 기기와 사진을 이전과 다른 문화로 즐긴지 오래다. 이들은 필름이 아닌 디지털 파일로, 인화물·액자가 아닌 모니터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본다. 오프라인을 벗어나 온라인으로 간편하고 빠르게 사진을 즐긴다. 그렇다면 광학 기기를 알리고 사진을 전달하는 방법도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과 어울려야 한다.

동영상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실시간 중계’가 좋은 예다. 먼저 동영상은 광학 기기의 성능, 화질을 자랑하기에 가장 알맞은 콘텐츠다. 동영상은 온라인으로 송출할 수 있어 오프라인 행사보다 시공간의 제약도 덜하다. 제작 주제도 가리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MCN과 크리에이터 등 소비자가 가장 많이 알고 선호하고 또 소비하는 콘텐츠가 동영상이다. 광학 업계는 오래 전 ‘방송’이라는 온라인 실시간 중계 시장을 일구고 개척한 경험도 있다. 이쯤 되면, 왜 광학 업계가 온라인 홍보에 소홀했는지 되레 궁금할 지경이다.

광학 업계를 제압한 스마트폰 업계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제품 발표 행사를 실시간 중계했다. 스마트폰 업계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계에 창궐하자 오프라인 발표 행사 대신 실시간 중계를 통해 신제품과 기술을 알렸다. 반면, 오프라인에만 집중해온 광학 업계는 사실상 아무 것도 하지 못하는 지경에 빠졌다.

옛 관행에 안주한 채 배우지 않거나 모험하지 않으면 언젠가 새로운 문물에 자리를 내주고 만다. 변화에 둔감한 광학 업계였기에 수십년간 지켜온 사진과 동영상 시장 주도권을 변화무쌍한 스마트폰에 빼앗겼다. 변하지 않는 명제는 ‘모든 것이 변한다’이다. 위기인 지금이 변화하기 좋은, 아니 반드시 해야할 적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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