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정부가 다양한 기업 지원 정책을 내놓는 가운데 스타트업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얼어붙은 투자에 대출길이 막혀 신산업이 궤명 위기에 놓였다는 주장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은 24일 코로나19 관련 스타트업 실태를 파악하고 정책 과제를 제안하는 보고서를 정부에 건의하고, 이를 공개했다.

./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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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포는 3월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회원사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스타트업 피해 유형을 조사했다. 그 결과 매출 감소(41.5%), 투자 차질(33.0%), 해외 사업 난항(16.0%) 등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포는 가장 심각한 문제로 정부 지원 방안 중 스타트업 사각지대가 넓다는 점을 들었다. 스타트업 투자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에서, 스타트업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어디에도 포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빠져있다는 주장이다.

코스포는 "정부는 3차례에 걸친 코로나19 종합 대책을 내놓고 특별자금 공급 등 지원책을 발표했다"며 "하지만 신생 기업 실정에 맞지 않는 지원 기준과 현장의 업무 마비 등으로 인해 스타트업은 이중고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이어 "스타트업은 성장잠재력을 토대로 투자를 통해 성장하기 때문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업의 최우선 목표가 아니다"라며 "지금의 기업 지원방안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중소기업 지원방안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타트업은 또 근로자 수, 운전자금 규모 등의 측면에서 소상공인 정책자금의 대상이 되기도 어려운 만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지원방안 모두에 배제되고 투자 시장마저 경색돼, 코로나19 상황에서 버텨낼 대안이 부재한 상태라는 설명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한 회원사 대표는 "대출자금 운용기관 창구의 문의 폭증으로 최초 상담을 진행하기조차 쉽지 않았다"며 "상담을 하다보니 우리 기업의 전년도 매출을 고려해 300만원 수준의 대출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작년에 연구개발을 통해 서비스를 구축하고, 핵심 고객과의 계약도 앞두고 있는 상태인데 이런 요소는 대출심사 과정에서 고려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퍼스트펭귄형 창업기업 보증 역시 스타트업 자금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퍼스트펭귄형 창업기업 보증은 신용보증기금에서 운영한다. 대상기업의 목표 매출 성장치 달성과 연동해 보증금액이 집행된다.

코스포는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위기 상황을 고려하는 방침이 수립되지 않아 ‘퍼스트펭귄형 창업기업’은 약정 금액을 지원받지 못하고 자금고갈에 빠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코스포는 ▲금융 및 정책자금 사각지대 해소 ▲벤처투자 심리회복 ▲위기산업 서비스 긴급 공공조달 ▲P2P 등 핀테크 기반 자금 유동 활성화 등 8개의 정책 과제를 정부에 1차 제안했다.

코스포 측은 "코로나19 관련 정부대책에 스타트업이 사각지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각종 사업의 전반적인 점검과 개선이 필요하다"며 "스타트업의 매출 규모, 설립 연도, 대표자 연령, 근로자 수, 과거 폐업 등의 대출 기준요건을 조정해 긴급한 자금의 수혈이 가능하도록 하고, 자금난을 겪는스타트업이 고금리 대출 시장으로 빠지지 않도록 P2P 등 핀테크 기반 자금 유동을 활성화 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