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성장한 OTT(Over The Top, 온라인 콘텐츠) 업계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맹위에 한발 물러나는 모습이다. 세계 각국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과 외출금지 조치를 내렸다. 집에서 지내는 소비자들은 OTT를 찾았지만, 소비자가 한꺼번에 몰려 트래픽(인터넷 사용량)이 크게 늘자 OTT 속도 저하와 서비스 중단 현상이 이어졌다. 업계는 트래픽 조절과 해외 진출 시기 조율 등으로 대응에 나선다.

동영상은 용량이 큰 콘텐츠다. 해상도와 압축률, 코덱(압축 규격)에 따라 다르나 풀 HD 해상도 동영상은 대개 1분에 300MB 이상의 용량을 소비한다. 20분 분량의 풀 HD 해상도 예능 프로그램 동영상을 볼 때 300MB x 20 = 6000MB, 약 6GB의 용량을 소비한다.

업계는 동영상 재생 기본 화질을 낮추는 방법을 선택했다. 동영상 용량을 50%~80%쯤 줄일수 있고, 결과적으로 트래픽을 줄이고 네트워크 대역(전송 통로)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발 트래픽 대란이 OTT 업계 발목을 잡는다. / 차주경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발 트래픽 대란이 OTT 업계 발목을 잡는다. / 차주경 기자
24일(이하 현지시각) 유튜브는 동영상 재생 기본 화질을 ‘표준’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앞서 20일 유튜브는 유럽 연합과 영국, 스위스에 한해 이 정책을 폈으나, 4일만에 한국을 포함한 세계에 적용한 것. 동영상 재생량이 크게 늘어 네트워크 대역을 압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지역에 한해 동영상 재생 기본 화질과 비트 레이트(동영상 데이터 양)을 일시적으로 낮춘다고 24일 밝혔다. 잠재적인 네트워크 대역 정체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디즈니+도 가세한다. 23일 프랑스 정부의 요청에 따라 프랑스 서비스 일정을 연기하는 한편, 먼저 서비스하는 영국에서의 동영상 재생 기본 화질을 낮춘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이 조치로 독일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유럽 시장의 네트워크 대역폭 사용량을 25%쯤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

게임을 온라인 제공하는 소니도 유럽 지역의 서비스 정책을 일시 변경했다. 소니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는 24일, 유럽 지역 소비자가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내려받을 때 대역폭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확대되며 네트워크 통신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한 데 따른 조치이며 게임을 즐기는 데에는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OTT 업계 대표 넷플릭스는 25일 아침 곤혹을 치렀다. 미국, 영국 일부 지역에서 1시간 가량 서비스 지연 현상이 일어난 것. 넷플릭스측은 "미국과 유럽 일부 회원은 오늘 아침 1시간쯤 웹 사이트를 통해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문제를 해결했으며 소비자에게 불편을 끼쳐 사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