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이 최근 인수한 코웨이와 손잡고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7일 서울 구로 지밸리컨벤션에서 열린 제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넷마블은 새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2019년 실물 구독경제 1위 기업인 코웨이를 인수해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넷마블의 인공지능(AI)·블록체인 기술을 가전 렌탈 사업에 접목해 향후 스마트홈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1월, A3 스틸얼라이브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권영식 넷마블 대표의 모습. / 오시영 기자
1월, A3 스틸얼라이브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권영식 넷마블 대표의 모습. / 오시영 기자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를 통해 새 사업에 진출해 사업 안정성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서장원 넷마블 부사장은 2019년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AI과 클라우드 기술, 배송망 발전을 통해 구독경제 비즈니스가 글로벌 핵심 비즈니스로 급부상했다"며 "구독경제는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3년 연속 매출 2조를 기록할 정도로 매출액은 높으나, 지식재산권(IP) 로열티나 모바일게임 스토어 수수료 탓에 영업 이익이 경쟁사에 비해 낮다는 점도 게임 산업으로부터 눈을 돌린 이유로 분석해볼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넷마블의 주력사업인 모바일게임과 코웨이가 큰 시너지 효과를 당장 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주력 사업간 고객층에 교차점이 많지 않으며, 기술과 서비스간 연결고리도 당장 찾기 쉽지 않은 탓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SK 등 기존 대기업도 들어올 정도로 과거보다 구독경제 경쟁이 훨씬 치열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사 기술을 활용해 코웨이와 손잡고 스마트홈 구독경제에서 신사업을 창출한다는 넷마블의 계획은 설득력이 다소 약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구독경제보다 글로벌화에 유리한 차량공유, 숙박공유경제 업종에서도 한국은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인데, 아무리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결합한다고 해도 코웨이가 서비스하는 구독경제가 한국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월 게임산업 대토론회에 참석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의 모습. / 오시영 기자
2월 게임산업 대토론회에 참석한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의 모습. / 오시영 기자
위 학회장은 웅진 코웨이 인수 목적에 대해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2016년 밝힌 ‘2020년까지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를 이루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넷마블의 2019년 매출액은 2조1755억원이고, 같은 기간 코웨이 매출액은 3조189억원이다.

위정현 학회장은 "방 의장은 게임산업에서도 독과점에 가까운 위치를 선점하는 것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넥슨을 인수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 것도 이 탓으로 보인다"며 "넥슨 인수에 실패한 후 게임 시장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누리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 인수에 실패해 국내 정수기·비데 등 렌털 시장을 35%쯤 점유한 코웨이로 눈을 돌렸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넷마블 이전에 코웨이를 소유했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넷마블과 손잡고 넥슨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넷마블 한 관계자는 "코웨이와의 협업 내용을 비롯한 세부사항, 어떤 파트에서 협업할지에 대한 내용은 결정된 것이 아직 없다"며 "2020년말 쯤에 완성하는 신사옥에 코웨이가 입주하는 지 여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넷마블 서울시 구로구에 짓는 신사옥은 넷마블, 코웨이 인원을 모두 수용하고도 남는 규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넷마블 주주총회에서는 제 9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총 3건의 의안을 모두 가결했다.

권영식 대표는 "코로나19 탓에 인해 세계 기업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넷마블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재택근무를 진행해 새 게임 론칭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당사의 사업계획 및 게임 개발에도 지장을 줄 수 있어 시스템적인 준비 및 업무 효율화를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 대표는 "2019년에도 중국이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를 내주지 않았고, 모바일게임 시장 경쟁은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넷마블은 여러 어려운 여건에서도 ‘BTS월드’,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 등 주요 신작을 국내·외 시장에 차질없이 선보여 좋은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또한 "2020년에는 다양한 융합 장르를 개척하고 자체 지식재산권(IP) 기반 게임 개발을 활성화하고, 완성도 높은 웰메이드 게임을 출시해 국내·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