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중국 시장에 잘 알려진 ‘카트라이더’, ‘던전 앤 파이터’ 등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으로 2020년 중화권 시장 점유율 높이기파이에 나선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V4’는 판호(게임서비스 허가권)를 받지 못했지만, 대만·홍콩·마카오 등에 우선 게임을 출시하는 방법으로 중국 게이머 포섭에 나섰다. 던전 앤 파이터의 중국 내 인기는 갈수록 하향세인데, 이를 대체할 인기작으로 영향력을 이어간다.
중국 게임 시장은 글로벌 관점에서 중요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분석한 2018년 기준 주요 국가·지역별 게임 수출 비중은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이 46.5%로 가장 높고, 북미(15.9%)·일본(14.2%)·동남아(10.3%)·유럽(6.5%) 순이다.
하지만 넥슨은 과거 판호를 받은 게임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운 게임으로 재단장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 중이다. 넥슨은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시플러스’를 개발해 2013년 중국에 선보였다. 현지 퍼블리싱은 ‘세기천성’이 맡았다. 카트라이더 러시플러스는 PC버전 ‘카트라이더’의 플레이 경험을 모바일 플랫폼에 그대로 재현한 게임이다. 한국에서는 2012년부터 3년쯤 서비스가 됐지만 현재는 중단됐다.
넥슨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카트라이더는 PC와 모바일버전 모두 오랜 시간 사랑받아 인지도가 높다"며 "조작이 쉽고, 그래픽이 아기자기하면서 플레이 시간도 3분에 불과해 가볍게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게이머의 사랑을 받는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은 기존 게임의 인기 하락을 만회할 수 있는 희망이다. 넥슨은 2016년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게임’의 판호를 미리 받아뒀으며, 상반기 중으로 기존 던전 앤 파이터의 게임성과 인기를 계승한 신작을 출시한다. 30일 기준 사전예약자 수는 2700만명에 달하며, 중국 내 서비스를 담당한 텐센트의 목표는 4000만명이다. 이 게임의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작품은 공개된 여러 정보로 볼 때 과거 넥슨이 출시했다가 ‘쓴맛’을 본 모바일게임 ‘던전앤파이터 혼’보다 원작을 더 잘 반영한 게임인 것으로 보인다"며 "원작이 중국 시장에서 워낙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흥행은 보장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넥슨 한 관계자는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과 원작 PC게임 던전 앤 파이터 간 자기잠식(새로 나온 상품이 기존 다른 상품의 시장에 영향을 주는 현상) 효과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요는 기존 PC 게임 시장과 관련이 없는 새로운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 역시 비슷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V4는 출시와 함께 대만과 홍콩 앱 장터에서 호성적을 기록 중이다. 30일 기준으로 대만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는 11위이며, 대만과 홍콩의 애플 앱스토어 매출에서는 8위에 올랐다. 넥슨 측은 "아직 구체적인 시점과 국가는 미정이지만, 향후 다른 나라에도 V4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V4를 개발한 넥슨의 자회사 넷게임즈의 박용현 대표는 "V4는 서버의 경계를 허문 ‘인터 서버’와 플랫폼을 넘나드는 ‘크로스 플레이’ 등 재미를 선사하는 혁신적인 게임이다"며 "세계 이용자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등 가치 있는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